디즈니 이야기를 꾸준히 쓰려고 했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작심삼일의 법칙이 작용해버렸다.
새해가 되었으니, 다시 책을 이어서 써보려고 한다.
그때그때 생각나는 에피소드를 쓸 예정으로, 순서는 뒤죽박죽일 수 있다.
디즈니월드 인턴을 하기 위해 미국에 가기 전 영어 이름을 하나 만들었다.
내 이름은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My name is Kelly.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냥 이 이름이 마음에 들었다.
디즈니월드에서 일을 할 때 꼭 필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이름표이다. 파크에서 이름표 없이는 일을 할 수 없다.(디즈니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4 keys 중 show에 해당한다.) 만약에 내가 이름표를 깜빡하고 가지고 오지 않은 날은 백스테이지에 예비용으로 있는 이름표들 중 하나를 착용하고 일을 해야 한다. 그래서 그날은 내 이름이 아닌 Jane이나 Susan 같은 다른 이름의 이름표를 착용하고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이름표 신청을 Kelly로 했던 것 같은데, 이름표를 받아보니 내 본명인 효정으로 나와있었다. 이름표 신청을 다시 할 수 있었지만, 이왕 이렇게 나온 거 내 본명을 써야겠다는 생각에, 인턴 하는 내내 HYOJEONG이라고 적힌 이름표를 착용했다. 그런데 역시나 이 이름은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이었다. 중국인 코워커 양기는 나를 '효우쩌응'이라고 불렀는데 효우는 4성 쩌응은 3성으로 성조를 넣어서 불렀던 것 같다. 미국인 등 다른 코워커들은 내 이름을 부르기 어려워해서 내가 "You can call me Kelly"라고 하면 다 나를 켈리로 불렀다. 그런데 딱 한 명, 미국인 코워커인 브리앤은 나를 항상 내 본명으로 불렀는데 발음은 '히야오 지앙'에 가까웠지만, 다른 사람들은 발음하기를 포기한 내 본명을 불러주는 게 고마웠다.
하루는 파크에서 일하는데 귀여운 여자 꼬마 아이가 내 이름표를 보더니 "What is your name?"이라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효정"이라고 대답했더니 그 친구는 "Your name is like hot dog"라고 했다. 그런데 그 말이 터무니없는 말이 아닌 게 내 이름을 말할 때 인토네이션이 핫도그랑 비슷하다.
어떤 트레이너는 내 이름을 듣더니 음 그냥 너 Hi인가 Hello인가 무튼 H로 시작하는 단어를 말하더니 그걸로 불러도 되냐고 물어봤다. 모든 요일마다 "Happy Monday" 이런 식으로 인사를 하고 다니는 사람이었는데 목요일에는 "Happy Thursday!"를 외치고 다니니까 어떤 사람은 "Today is not my birthday"라고 했다. 언뜻 들으면 Thursday와 Birthday 발음이 비슷하긴 하다.
또 어떤 여자 코워커는 내 이름을 듣더니 호우쩡? 이런 식으로 발음을 하더니 그냥 'Ho'로 불러도 되냐고 해서 안된다고 했다. 어떤 의미에서의 Ho를 말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안 좋은 의미가 있는 단어이기 때문에 No를 외쳤다. 그 친구는 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한 좋은 애였기 때문에 나쁜 의미로 그런 것은 아니였을 것이다.
그리고 푸에르토리코에서 온 호세는 날 보면 항상 "Hola Kelly"라고 반갑게 인사를 했었다. 그런데 나는 이게 뭔가 한 단어처럼 마음에 들어서 가끔 올라켈리라는 아이디를 사용한다. 나중에 올라켈리로 사업자도 내고 싶다.
그리고 요즘은 켈리라는 이름을 스타벅스 별명으로 사용을 하고, 디즈니월드 인턴을 같이 다녀온 같은 학교 오빠는 혹시 내 본명을 모르나 의심될 정도로 인턴 이후에도 나를 계속 켈리라고 불렀다.
TMI로 우리 언니는 스텔라, 나는 켈리, 우리 동생은 데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