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생각나는 이야기를 간단하게 적어보려고 한다.
(이전 이야기와 시간 흐름이 전혀 맞지 않다... 갑자기 퀀텀 점프)
나는 한국에서 회사에 다니고,
남동생이 디즈니월드에서 인턴을 하던 때의 이야기이다.
디즈니월드에 가고 싶어서 휴가를 내고
직항이 없는 머나먼 그곳 올랜도로 날아갔다.
당시 동생은 올스타뮤직 리조트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숙소는 전일정 모두 올스타뮤직으로 예약했다.
올스타뮤직 리조트(손엔 무한리필 컵과 매직밴드)도착한 당일 리조트 방에서 동생은 나에게 바리깡과 가위를 주며 머리를 잘라달라고 했다. 자르기 전에 유튜브 보고 어떻게 자르는지 숙지하라고 동생이 누누이 말했지만, 난 사실 내 감을 믿기로 하고 영상을 보지 않았다.
멋진 헤어스타일을 만들어주겠다는 생각으로 먼저 바리깡을 들었다. 참고로 나는 누군가의 머리를 잘라주는 게 난생처음이었다.(내가 디즈니에서 일할 때 하루는 앞머리를 손수 자르고 갔더니, 풍성한 곱슬머리 스타일의 코워커가 '네가 직접 머리 자른 거니? 내 머리도 잘라줄 수 있니?'라고 해서 '내가 남의 머리는 잘라본 적이 없어서 하하하'라고 답변했던 적이 생각난다.)
목 윗부분부터 바리깡을 들이댔다. 오 신기하다. 머리가 깎인다.
그런데... 아 큰일 났다. 너무 짧게 깎았다. 내가 봐도 너무 웃겼다. 동생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혼자 큭큭대고 있었는데, 동생이 갑자기 나를 믿지 못하겠다며 중간 점검을 하겠다고 거울을 보더니...
삼묵법을 만들어놨다고 하며 소리를 지르고 바닥을 쾅쾅 치고 난리가 났다. 난 이러다 신고 들어올까 봐 조마조마했다.(참고로 우리 동생은 머리스타일에 진심이다. 삼묵법 머리스타일은 인터넷에 검색하면 바로 나온다.) 동생은 심각한데 난 너무 웃겨서 웃음 참느라 힘들었다.
그런데 이미 깎은 것을 어찌하겠는가...
그래서 가위로 마무리하려고 가위질을 싹둑싹둑 하는데
아뿔싸... 귀 윗부분 살을 조금 잘라버렸다. 피가 난다.
동생한테 너무 미안하고, 소름끼칠 정도로 무섭기도 한데, 이 상황이 너무 웃기다.
난 또 터져 나오는 웃음을 힘겹게 참으며 동생에게 연신 미안하다고 했다.
그 이후로 동생은 우버를 타고 올랜도 다운타운에 있는 한인 미용실을 다녔다는 이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