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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Oct 21. 2020

너의 행동이 들리기 시작했어

간식 시간 -너와 내가 마주하는 시간

첫째와 둘째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난 후 , 나는 그날의 해야할 집안일들을 하고 밥을 먹는다.

그리고 나 역시도 커피나, 디저트를 먹는 휴식의 시간을 가진다.

그 시간은 하루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아이들은 거진 오후 4시가 되는 시간에 집으로 오는데 이 시간이 오게 되면 나는 초조해지고 아이들이 오기 전에 먹을 간식들을 생각한다.

'오늘은 뭘 먹여야하지?'

'간식을 무엇을 주면 좋아할까?"

라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기다린다.

그리고 아이들이 없는 조용한 집안을 지키며 나는 마지막으로 할 집안일을 하고 , 아이들을 맞이한다.


처음 인덕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때는 내 시간이 생긴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하루종일 아이와 함께 있다보면 , 놀이를 하더라도 이제 무슨 놀이를 해줘야하는지, 아이와 어떻게 무슨 방법으로 놀아줘야하는지 항상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리고 내가 먹는 음식들은 아이 역시 먹고 싶어하기에  먹는 것도 수월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가 어린이집에 적응을 잘 하게 되고, 나는 집에서 그동안 먹고 싶었던 배달 음식들도 주문해서 먹으면서 여유의 시간을 가졌다.

아이를 위해 사는 시간동안, 그 시간은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었다.


아이가 돌아오고 나서 비슷한 시간에 아이에게 간식을 주기 시작하였다.

성장기에 있는 아이이기에 먹는 건 부족하게 먹이지 않으려 나는 내 용돈을 아끼며, 아이의 배를 채워주기 위해 노력했었다.

매번 비슷한 시간에 간식을 주니, 이제는 둘째 역시 같은 패턴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집에 와서는 간식을 달라며

징징대고 나를 쫓아다닌다


이 아이들에게는 집에 와서 엄마가 주는 간식 시간이 가장 기다려지고 행복한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집에 오면 간식을 찾고, 엄마가 주는 간식에 행복해한다.

나 역시도 아이들에게 간식을 주고 먹는 모습을 보면, 흐믓해져서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곤 한다.


하루 중에 간식 먹는 시간

이 시간은 크게 대단하지 않는 시간이다. 그러나 이 시간으로 인해 행복해하는 아이들이 있고 , 그 아이들로 인해  나 역시도 행복해진다. 서로의 얼굴을 가장 많이 보는 시간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살아가면서, 가족들의 얼굴을 제일 먼저 보는 시간은 언제일까?

바로 무언가를 함께 먹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


나의 친할머니나 외할머니는 , 항상 나에게 무언가를 먹이려고 하셨다. 가족들과 함께 있는 시간에는 늘 밥을 먹던지, 간식을 먹는 그런 보통의 시간들을 가졌다.

그런 시간 속에서 대화들을 하고, 서로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요즘에는, 그런 시간들을 얼마나 더 가졌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시간이 아니면, 서로를 생각할 만한 시간이 없음에도 우리는 그 시간들을 마주하는 것에 대해 귀찮음을 느낄 때가 있다.

식사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자유롭게 생활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렇게 시간이 많지 않다.

매일매일이 재미없고, 무의미한 것 같아도  우리의 시간속에는 우리가 모르는 행복한 시간들이 베어있다.

그 시간에 나와 같이 얼굴을 마주할 가족이 있다는 것. 그것 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게 아닐까싶다.나는 아이들을 마주하며, 그 시간속에 나와 아이들이 같이 있음에 행복해한다.


아이를 통해 얻게 되는 생각과, 경험들. 그리고 바람에 움직이는 나무를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내 자신

지금 당장 이렇게 글을 써도 내 통장에 돈은 들어오지 않지만, 글을 쓸 수 있게 된 내 환경들.

손에 가득 가진 건 없어도 , 나는 엄마를 보며 행복해하는 아이들처럼 행복하다.

인생에서 지금의 시간이 , 내가 간식을 먹는 시간처럼 소중하고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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