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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Oct 22. 2020

너의 행동이 들리기 시작했어

사진 찍는 신랑

오늘은 그동안 아이들에 대한 , 나에 대한 이야기를 써왔다면 오늘은 신랑에 대한 글을 쓰려고 한다.

나는 지금의 신랑을 직장에서 만났다. 두번의 헤어짐을 겪고 나서, 우리는 단단해졌고 그 계기로 4년간의

연애를 하고 나서 결혼을 하게 되었다.신랑을 내가 좋아하게 된 이유는 책임감이 있고, 또래와는 다르게 생각이 깊었으며, 하고싶은 일이 있으면 끝까지 해내고야 마는 그런 성격이었다.

나도 독하다고 생각했는데, 신랑은 나보다 더 독한 사람이었다.

여담이지만 , 담배끊는 것과 다이어트를 하면, 가장 독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렇게 남보다는 다른 신랑을 만나면서, 신랑은 나의 기죽어있던 자존감을 높이는데 일등공신이 되어준 사람이었고 끊임없이 '예쁘다' 라는 말을 해준 사람이었다.

염색을 해도 바로 알아봐주고, 머리를 조금 잘라도 금방 눈치채는 그런 사람이었다.

이런 신랑을 만나면서 결혼하기까지 서로 안싸웠다면 거짓말일것이다. 우리는 다른 커플들 보다는 덜 싸웠지만 그래도 아예 안싸우지는 않았다. 서로의 성격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의견충돌이 있었다.

지금은 결혼한지 5년차가 되어가는데, 우리는 서로에 대한 설레임은 연애 때보다 식었을지는 몰라도 사랑하는 그 마음 하나는 연애 때처럼 여전하다.


신랑은 결혼하고 나서 가장이라는 책임때문인지 , 돈을 벌 여러가지를 찾기 시작했다. 본업이 있어도 다른 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그런 일 말이다.가장이기 때문에 가족들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노력을 했다.

어느날은 , 둘이서 술 한잔을 하는데 그런 말을 했다.

"내가 결혼하기 전에 돈을 조금 더 열심히 모았다면 지금은 어땠을까?" 라는 말이었다.

나는 잠시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서 그에게 말했다.

"그래도 많이 모았잖아. 지금은 애들 때문에 우리한테 쓰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자기가 그 때 자신을 위해 돈을 쓴게 잘한 일이 아니었을까? 그때도 아꼈다면 자기를 위한 시간은 없었을거야 "라고 말했다.

그 말 한마디로 인해, 신랑은 나에게 고마워했다.

사실 그에게 연애 때처럼 잘보이려고 하는 말은 아니었다. 그건 진심이었다. 마음에 부담감이 참 심할텐데, 뭐든지 찾아서 하려는 그가 대단하면서도, 자랑스러웠다.


지금은 사진을 찍는 일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 남들이 찍은 사진을 보며 공부를 하고 0튜브를 보며 사진 기술을 배운다. 이러한 그를 보면 취미를 갖고 있는 그가 정말 잘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아이들의 사진을 찍고 , 편집을 하고 , 칭찬을 받고 싶어하는 아이처럼 나에게 사진을 보낸다.

그 중에서는 초보사진 작가의 티가 나는 사진들도 더러 있지만 그래도 나날이 실력은 늘어나고 있다.


나는 사실 어디가서든, 사진 찍는걸 즐기는 편이 아니다.

워낙에 통통한 몸매에 자신이 없었던 나는, 누가 날 찍어주는 것도 부끄러웠고 포즈를 취하는 것도 부끄러웠다.

그리고 사진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 그런데 여행지에 가서 신랑이 찍어놓은 사진들을 볼 때면 오로지 그 때는

그 시간을 추억할 수 있고 , 그 공간의 감정들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그리움은 사진으로나마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신랑 덕분이었다.

만약, 사진을 찍지 않았더라면 그 곳은 희미한 기억으로 내 머리에 남아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나와는 다른 취미를 가진 그는 나에게 보이지 않는 아련함과, 추억을 선물하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사랑의 감정까지 들어있었다.

그리고 그는 현재까지도 날 최고의 모델로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자기는 참 예뻐" 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내 삶의 하이라이트를 멋지게 찍어주기 위해 , 나의 신랑은 오늘도 셔터를 누른다.



(사진을 좋아하는 그가 찍은 사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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