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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Oct 22. 2020

너의 행동이 들리기 시작했어

우리는 달라져야 한다

오늘은 두 아이의 어린이집 상담이 있는 날이었다. 어린이집 선생님과 상담을 할 때면 나는 괜스레 마음이 불편해지고, 내가 죄인이 된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이러한 감정을 지니는게, 선생님들이 딱딱하고 불친절해서 그런건 아니고, 아이가 발달이 느리다보니

내가 뭔가 굉장히 잘못 키우고 있는 그런 감정들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상담을 하게 되는 날이 가까이 오면, 무슨 말을 해야할까? 아이가 또래에 비해서 너무 쳐진다는 말을 들으면 어떡하지? 상급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고 오라고 하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들이 앞섰다.


나는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주는 것을 좋아하고, 주변에 사람들을 잘 챙기는 편인데 인덕이, 현덕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도 무슨 날이 되면 아이들의 간식과 선생님들의 간식거리를 챙겨주었었다.

내 아이를 잘 봐달라는 그런 마음도 있었지만, 사실 마음 한편으로는 우리 아이를 봐주고 있는 선생님과 원장님에 대한 감사였다.

지금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은 동네에서도 규모가 좀 있는 어린이집있는데, 이번에 일이 너무 잘 풀려 국공립 전환이 된다고 하였다.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잘된 일이었다.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원장님과, 내 아이를 정상적인 또래 아이들과 차별하지 않는 선생님들

나는 너무나 감사했다.

상담을 받으러 가기 위해 집에서 어린이집으로 걸어가는 동안은 십 여분의 시간이 걸렸는데, 그 동안에 많은 생각들을 했다.

인덕이가 어린이집을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내년이면 벌써 5살인데 다른 아이 같았으면 유치원을 보냈을텐데

하지만 나와 인덕이에게는 유치원이란 곳은 쉽게 보낼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었다.

누군가에는 대기를 걸고 기다리면, 갈 수 있는 곳이었지만 자조능력이 조금은 부족한 인덕이에게는 유치원이란 곳은 아직 가기 힘든 그런 곳이었다.

그래서 나는 항상 마음에 짐을 내려놓을 수 가 없었다. 아이의 발달이 조금씩 느릴 때마다 나로 인해서 그런 것 같았고, 무엇이 원인일까? 늘 그런 마음 속에서 나는 어둡게 살아왔었다.


도착 후, 둘째 아이 상담을 먼저 하고 난 후 둘째도 느리긴 하지만 적응을 굉장히 잘하고 있으며, 특별하게 문제가 되는 상황은 없다는 말을 듣고 안심했다. 사실 둘째인 현덕이가 형보다는 발달이 조금은 낫기에 나는 안심했다. 그리고 20여분의 상담이 끝난 후, 인덕이 선생님과 상담을 했다.

선생님과 대화를 하면서, 더 궁금하고 걱정되는건 없으신지 물어보셨다.

나는 또래 친구들과의 교류와 놀이를 인덕이가 잘 하는지 여쭤봤다. 언어가 나오지 않으니 분명 친구들과 놀이를 하는데 있어서 문제가 있을거란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우리 아이가 못 어울려 놀지 않을까 그런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인덕이는 반에서 은준이란 아이와 정말 친하게 잘 놀고, 다른 친구들과도 잘 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더 대화를 이어 가던중,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발달이 느리면 어떻고, 빠르면 어때요 .빠르다고 다 잘하는 건 아니고 인덕이를 봐서는 많이 좋아졌어요 5세반 가서도 많이 좋아질 것 같아요 어머님"

이런 말 한마디에 나는 그동안의 나의 마음이 치유가 되었다.

그리고 그 말로 나는 인덕이를 걱정하는 일은 조금은 접어둬야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다른 글을 보니, 발달이 느린 아이를 가진 엄마가 선생님과 상담을 하던 중, 아이로 인해 너무 힘이 든다며

이 아이는 특별활동에도 잘 적응을 하지 못한다고, 외부활동을 보내는 것도 좀 힘이 든다고 적나라하게 말을 해서 상처를 받았다는 글을 보았다.

나는 그 글을 보고, 한편으로는 선생님이 이해가 되기도 했고 속상했을 엄마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다.


어떻게 보면 , 설리번 같은 선생님은 만나기 힘들기 때문에 우리 같은 부모가 어린이집이던지 , 유치원이던지

선생님들에게 많은 기대를 하는 건 나는 실례라고 생각했다.

단지, 바람은 우리 아이가 적어도 느린 발달로 인해 미움은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 뿐이었다.


그런데 그런 걱정과 마음들을 인덕이의 담임 선생님은 이해를 해주었고,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해주셨다.

그리고 한가지 내가 드는 생각은,' 이제는 그만 우리 아이를 믿자 ' 이 생각을 했다.

내가 아이를 걱정하는게 오히려 아이에게 세상에 다가가는 작은 벽을 만들어주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러한 생각은 내 아이를 움츠려들게 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부터 변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다


장애와 발달지연. 아이들의 기타 다른 성장문제는 아이들과 부모의 잘못이 아니다.

우리는 강해져야만 한다. 그리고 눈치보지 말아야한다.

세상의 시선속에 우리가 강해져야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다. 본인이 먼저 아이를 판단하고 결정지어버리면

아이의 성장은 딱 거기까지만 성장할 수 있다. 정상적인 아이들이나,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나

가능성은 늘 무한히 열려있다.

그리고 그들의 부모. 사회는 아이들을 그 가능성을 열여주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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