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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Nov 05. 2020

너의 행동이 들리기 시작했어

아이가 나에게로 다가왔다

지금의 나는 4살이 된 첫째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17개월 두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둘 다 아들이다 보니 활동량도 많고, 아이가 한 명이었을 때보다 챙겨줘야 하는 것도 더 많다 보니 아침저녁으로 정신이 없고

잠은 항상 부족하다.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낮잠을 자려해도, 집안일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보내면 낮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은 불과 한 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이었다. 그 짧은 시간에 자는 것보다 차라리 집안일을 하나라도 더 해놓자 라는 마음에 나는 낮잠을 포기할 때가 많다. 사실 글을 쓰고 있는 오늘도 4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했다


첫째인 인덕이가 점점 크다 보니 아이가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고 본인의 의견을 주장하기 시작하는데 이로 인해 자동차를 타러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동안에도 힘들 때가 많다.

주차장은 정말 위험하고, 자동차의 본넷에 가려지는 그 조그마한 키에 혼자 걷겠다고 내 손을 뿌리치고 뛰려는 아이를 보려면 마음속에서 울화통이 치밀고 마음은 늘 불안했다.

차가 갑자기 튀어나오면 어떡하지?

아이가 다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날 언제나 괴롭혔다.

혼자 일 때가 편했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과거에는 내 옆에 없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힘든 지금이 나는 훨씬 좋았다.

그만큼 나에게 두 아이는 소중했다. 아마 반지의 제왕을 본 사람들이 있다면 엄마들에게 아이들이란 늘 절대반지 같은 잃어버리고 싶지 않고 나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그런 존재라고 말하고 싶다.


아이가 점점 표현하는 능력이 생기니 , 별일이 아닌 일에도 사실 내가 보기에는 별일 아닌 것 같지만 아이에게는 어쩌면 큰일 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작은 일에도 짜증을 내고 ,

"인덕아 "라고 부르면 손을 뻗어서 내 얼굴을 밀어냈다. 그런 행동들은 처음에는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래 내가 자주 혼냈으니까 얘가 이러겠지'라는 마음에 더 잘해줘야지, 훈육하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되겠다고 마음먹고 친절하고 상냥한 엄마의 모습으로 다가갔지만 내게 돌아오는 건 내 얼굴을 밀어내는 아이의 모습이었다.


그러다 보니 그런 모습들이 내 마음속에 켜켜이 쌓였고 솔직하게 말하면 서운하고 슬펐다.

어느 날은 아침에 등원을 준비하는 도중에 아이가 나에게 짜증을 내고 자기에게 오지 말라는 식으로 거부하는 모습에 안방에 들어가 마음을 추스르려고 앉아있는데 울음이 밀물처럼 몰려왔다.

눈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하고, 나는 왜 이렇게 힘들게 살까? 모든 것이 우울하다 라는 생각에

조용히 울고 있는데 갑자기 아이들이 안방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처량하게 울고 있는 나를 보고 눈치를 살피기 시작하더니 큰 아이는 나에게 웃음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형의 모습을 보고 둘째 아이도 날 보며 웃기 시작했다.

그 귀여운 모습에 눈물이 쏙 들어갔고 나도 아이들을 보며 같이 웃었다

아마 우는 엄마를 보고 달래주러 둘 다 나에게 온 것 같았다.


나는 육아를 하면서 마음이 늘 약해질 때마다 마음을 붙잡고 나는 강해지려고 했다.

내가 나 스스로 강해져야지 마음을 먹고, 강해진 줄 알았는데 사실은 나에게 다가와주는 아이들이 옆에 있어주었기 때문에 나는 강해지고 있었다.

육아는 정말 힘든 일 중에 속한다. 지금의 나는 육아를 하고 있는 엄마의 길을 걸어가고 있지만 어느 순간은

나에게도 자유시간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그런 마음도 있다.

아이들이 다 크고 나면 나는 정말 쓸쓸하겠지?라는 그런 생각. 그래서 그런 생각에 오늘도 내일도 아이들에게

더 다정하고 편안한, 친구 같은 엄마가 되어주려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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