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행동이 들리기 시작했어

걸림돌

by 써인

결혼을 하고, 첫째 아이를 낳고 나서는 우울증 아닌 우울증이 찾아와 힘들기도 했었다

아이는 너무 예뻤지만 아이로 인해서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이 점점 생겨났었고 , 어디를 가고 싶어도

무엇을 사러 나가려고 해도 아이가 내 발목을 잡았다

심지어 밥을 먹기 위해서는 아이가 잘 때나 아이가 밥을 먼저 먹고 난 이후에야 나는 밥 한술을 뜰 수 있었다

어느날은, 아이에게 아침 이유식을 주고 아직 뒤집기를 하지 않을 때라 안방에 침대에서 재웠었는데

그때 전신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나는 아직 잊혀지지않는다


배가 고파 과자를 먹고 있었고 , 머리는 엉망이었고 옷도 역시 엉망이었다

시간은 9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아이가 자야 밥을 먹을 수 있어서 먹지 못했었다

그런 모습들이 내 눈동자에 사진처럼 찍혀 , 마음이 아려왔고 그날 아침부터 울었었던 것 같다


출산을 하고 우울증이 안오면 좋겠지만 , 여자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 내가 왠지 사회에 더이상 필요없는 사람처럼 느껴지고 낙오자 처럼 느껴져서 마음속에 불만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남편과 대화를 하더라도 대화 내용은 아이가 주로 나오며, 남편이 직장 이야기를 할 때는 나는 거의 할 얘기가 없었다. 주제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였다

그래서 나는 지역 맘 카페에 이야기를 보고, 뉴스를 보고 , 여러 이야기들을 보았다

내가 사회에 뒤쳐지는 것 같은 느낌은 60대가 넘어 회사를 정년퇴직하는 것과 비슷한 감정과 비슷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렇다 보니, 내게 사랑스러운 첫째 아이는 어느새 나에게 걸림돌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거기다가 점점 커가면서 발달 과정이 느리다 보니 , 나는 늘 마음을 졸여야 했고, 10개월이 넘어서도 혼자 앉지 못하는 아이를 보며 설마 이대로 걷지 못하는 건 아니겠지? 라는 생각 까지 들었다

그래서 지역 대학병원에 가서 일주일에 1번에서 2번 재활 치료를 받았고 그 기간은 거의 일년의 세월이었다


병원 물리치료실에서 환자로 계시는 어르신들을 만나면

"아이고 애기가 어디가 아파서 왔어 "

"치료 열심히 받아야지 "

"어디가 문제여서 왔어요?" 이런 말들을 수도 없이 들었다 . 그럴 때 나는 창피한 마음도 있었고 , 내 아이는

정상인데 발달이 조금 느리다 보니 오게 되었다고 , 내 아이는 조금 느릴 뿐이라고 여러 사람들에게 말했었다

이렇게 말하는 나의 마음은 다른 사람에게 내 자식이 이상하게 보이고 싶지 않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었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 나의 우울증은 많이 호전이 되었고 아이가 조금씩 걷고 뛰기 시작했을 때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놓을 수 있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태 아이가 내 걸림돌이라고, 내가 결혼을 안했더라면 , 아이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지금 어떠한 삶을 살고 있을까? 내가 충주라는 도시를 오지 않았더라면

혼자로서 조금은 외로웠겠지만 그래도 마음에 이런 걱정은 하지않았을텐데

이런 생각을 한달에 몇 번이고 했었지만, 지금 돌이켜서 생각해보면 내게 아이가 있음으로 해서 걸림돌이 아니었고 어쩌면 내가 아이에게 걸림돌이 되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아이가 커가면서 아이는 부모에게 단지 원하는 건 자기를 향한 부모의 사랑과 관심이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가 커가면서 조금 더 다른 아이들보다 잘하기를 원하고 , 내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던지

유치원을 가던지, 혼자서도 척척 잘해내고 선생님에게 이쁨을 받는 아이가 되기를 원한다.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이면, 한글을 잘하는 아이가 부러워지고 , 중학생이 되면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되기를

원한다. 친구와의 사이는 원만해야 하며 , 고등학교 들어가서는 좋은 대학교에 가야하니 성적이 좋은 아이가

되기를 원한다.



부모는 왜 이렇게 자식에게 원하는게 많은걸까?

나도 하마터뻔 그런 부모가 될 뻔했지만 아이의 느린 성장으로 인해 , 그런 마음들을 고치게 되었고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보려고 한다.

아이의 눈은 부모를 향해 있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의 주변 환경에 관심을 쏟고 있다.

지금의 첫째 아이는 발달이 점차 좋아지고 있어서 나에게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

단지, 이런 행동들이면 부모에게 자식은 충분하다


자식에게 많은 걸 바라지않고, 자식이 내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는다고 해서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자체가

자식에게는 그게 바로 걸림돌이라는 걸 그리고 , 아이의 성장은 아름답고 놀라운 것이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해도 나는 그 발달과정을 기쁘게 바라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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