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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Nov 22. 2020

작은 것에도 연연해하는 (상처 받는) 너에게

제4장. 내가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들

"안녕"

오늘도 어제와 비슷한 시간에 찾아왔어.

조금 늦었지?

어제는 우리가 하고 싶고 먹고 싶은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했었어. 너도 내가 쓴 편지를 읽고 네가 하고 싶고 먹고 싶은 것들에 대해 생각을 해봤을지 궁금해지네.

우리가 만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 글을 통해서라도 네가 너를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어


오늘은 어제에 비해 조금 무거운 이야기를 할까 하는데,

바로 내가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눠볼까 해.

먼저 내 이야기를 할게


나는 여태 살아오면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들이 몇 개 정도 있어. 초등학교 무렵에는 나는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피아노를 배운 적이 있었는데, 이론은 이미 다 나갔었고  내가 정말 치고 싶었던 단계로 체르니 100을 뛰어넘어 체르니 40을 배우려는 단계까지 왔었는데 갑자기 이사를 가는 바람에 다니던 피아노 학원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어. 그리고 집안의 가계 사정으로 학원을 더 이상 못 다니게 되었지 피아니스트가 꿈이던 나는 거기서 피아노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


                     (출처 :네이버 블로그 피아노 이미지)


그때가 아마 첫 번째로 무언가를 포기하던 시기였을 거야

그리고 두 번째로는 중학교 때 특별활동 시간이 있었는데, 거기서 나는 1학년 때 드라이플라워 아트를 하고 있었어. 말린 꽃으로 모양을 만들어 부채를 만들거나, 찻잔, 책갈피 등을 만드는 수업이었는데 나는 이 수업을 정말 좋아했었어.

그래서 2학년이 올라가서도 이 수업을 받아야지 생각했었는데, 그 수업이 없어지고 만 거야.

정말 재미있고 나한테 맞는 직업이 될 수도 있겠다 생각했는데 거기서도 나는 드라이플라워 아트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


                                            ( 출처: 이글루스 홈페이지 )

     그렇게 좋아하는 것들을 포기하게 되니까 좀 허망감 같은 게 찾아오더라


그렇게 피아노도, 드라이플라워도 포기하게 되고 마지막 남은 건 작가라는 꿈이었어

책을 정말 좋아하고, 쓰는 것도 좋아하는 나였기에 사람들에게 좋은 글을 쓰고 싶은 마음에 고등학교 졸업할 무렵까지도 나는 작가가 되고 싶었지. 그런데 부모님의 반대로 그 꿈조차 접게 돼버린 거야.

작가 같은 건 돈도 못 벌고, 희망이 안 보인다면서 다른 직업을 갖기를 원하셨지.

그런데 나도 그 말에 대꾸할 수 없는 말이 없어서, 너무나 당연한 말이었기에 넉넉하고 풍족하게 사는 집안이 아니었기에 동의를 하고 포기를 했어.




                                            (출처: 참여와 혁신 홈페이지)


그렇게 나는 포기를 하게 되었지. 하고 싶은 것들을 포기를 하게 되니까 정말 웃긴 건 내가 왜 살아가는지 이유를 모르겠는 거야. 무엇을 더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자신감도 줄어들고

뭔가 글을 써서 공모전 같은데 내려고 해도 글을 잘 모르는 내가 쓸 수나 있을까 라는 생각에 나는 엄두도 못 냈었어.


시간이 점차 지나고 나는 부모님께서 자격증을 따 보라는 말씀에, 간호학원을 다니게 되었고 1년간의 시간 끝에 자격증을 따고 일을 하게 되었어. 그리고 아무런 꿈 없이 지내오다가 다른 지역으로 오게 되었고 거기서 전혀 내가 할 수 없었던 일을 시작하게 되었지

정말 신기하지. 그런데 내가 꿈도 꿔보지 못한 일에서 엄청 잘하게 된 거야. 당시에 교육팀장님이 후배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내 이야기를 할 만큼 그렇게 나는 내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영역에서 잘하게 된 거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어. 좋아하는 일들을 포기하고 나서 새로운 일을 했더니 두각을 보였는데 그래서 나는 혹시 그게 내 적성과 맞지 않을까 생각은 해봤는데 그건 살기 위해 , 돈을 벌기 위해 다녔기 때문에 내가 잘할 수밖에 없었던 거야. 내가 꿈꿔오던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마냥 행복할 수는 없었던 것 같아.


나는 여태 살아오면서 그렇게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뭔가를 도전해야지 라는 의욕이 없었고 정말 좋아하지 않은 일들이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은 것 같다고 느꼈지


그래서 나는 너의 이야기도 궁금하더라.

너는 여태 살아오면서 무엇을 포기하면서 살았는지, 그 포기하고 살았던 것들은 단순한 일이 아닌 네가 정말 바라고 원하는 일은 아니었는지 말이야.

성공과 실패를 하기 전에 포기를 한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야. 그래서 나도 이제는 조금 더 내가 포기했던 일들에 대해 다가가려고 해. 원했던 작가 일에 느린 걸음이지만 한 발걸음씩 다가가고 싶고 너 역시도 말이야 네가 잘하는 일이 있고, 좋아하는 일이 있겠지만 네가 포기했던 일들을 내가 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떠올려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


단지 내가 바라는 건 그것뿐이야.

다른 사람 시선, 생각, 눈치 아무런 생각 없이 이 우주에 너만 있다고 생각하고 네가 포기했던 일들 중에서 한 가지만이라도 끄집어내서 다시 도전해보는 것 말이야.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의미 있는 도전이 아닐까 싶어.


                                            (출처: 다음 우주 이미지 )


너의 삶은 어땠을까?

수많은 성공과 실패와 포기를 겪으면서 성장해왔을 너라는 사람이 어떤 감정과 생각을 가졌는지 궁금하다.

너도 나에게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너에게 쓰는 편지는 총 30일이라는 시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쓰겠지만, 내가 쓴 글이 너에 마음에 닿길 바라고 있어. 그리고 널 위해 널 생각하는 시간도 가졌으면 해.

오늘은 조금 무거운 이야기였지?

내일은 조금 밝은 내용에 관한 이야기들을 너에게 말해줄 거야.

그 시간까지 잘 보내고, 어제의 시간보다 오늘 더, 오늘의 시간보다 내일 더 행복하길 바랄게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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