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우리가 하고 싶고 먹고 싶은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했었어. 너도 내가 쓴 편지를 읽고 네가 하고 싶고 먹고 싶은 것들에 대해 생각을 해봤을지 궁금해지네.
우리가 만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 글을 통해서라도 네가 너를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어
오늘은 어제에 비해 조금 무거운 이야기를 할까 하는데,
바로 내가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눠볼까 해.
먼저 내 이야기를 할게
나는 여태 살아오면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들이 몇 개 정도 있어. 초등학교 무렵에는 나는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피아노를 배운 적이 있었는데, 이론은 이미 다 나갔었고 내가 정말 치고 싶었던 단계로 체르니 100을 뛰어넘어 체르니 40을 배우려는 단계까지 왔었는데 갑자기 이사를 가는 바람에 다니던 피아노 학원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어. 그리고 집안의 가계 사정으로 학원을 더 이상 못 다니게 되었지 피아니스트가 꿈이던 나는 거기서 피아노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
(출처 :네이버 블로그 피아노 이미지)
그때가 아마 첫 번째로 무언가를 포기하던 시기였을 거야
그리고 두 번째로는 중학교 때 특별활동 시간이 있었는데, 거기서 나는 1학년 때 드라이플라워 아트를 하고 있었어. 말린 꽃으로 모양을 만들어 부채를 만들거나, 찻잔, 책갈피 등을 만드는 수업이었는데 나는 이 수업을 정말 좋아했었어.
그래서 2학년이 올라가서도 이 수업을 받아야지 생각했었는데, 그 수업이 없어지고 만 거야.
정말 재미있고 나한테 맞는 직업이 될 수도 있겠다 생각했는데 거기서도 나는 드라이플라워 아트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
( 출처: 이글루스 홈페이지 )
그렇게 좋아하는 것들을 포기하게 되니까 좀 허망감 같은 게 찾아오더라
그렇게 피아노도, 드라이플라워도 포기하게 되고 마지막 남은 건 작가라는 꿈이었어
책을 정말 좋아하고, 쓰는 것도 좋아하는 나였기에 사람들에게 좋은 글을 쓰고 싶은 마음에 고등학교 졸업할 무렵까지도 나는 작가가 되고 싶었지. 그런데 부모님의 반대로 그 꿈조차 접게 돼버린 거야.
작가 같은 건 돈도 못 벌고, 희망이 안 보인다면서 다른 직업을 갖기를 원하셨지.
그런데 나도 그 말에 대꾸할 수 없는 말이 없어서, 너무나 당연한 말이었기에 넉넉하고 풍족하게 사는 집안이 아니었기에 동의를 하고 포기를 했어.
(출처: 참여와 혁신 홈페이지)
그렇게 나는 포기를 하게 되었지. 하고 싶은 것들을 포기를 하게 되니까 정말 웃긴 건 내가 왜 살아가는지 이유를 모르겠는 거야. 무엇을 더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자신감도 줄어들고
뭔가 글을 써서 공모전 같은데 내려고 해도 글을 잘 모르는 내가 쓸 수나 있을까 라는 생각에 나는 엄두도 못 냈었어.
시간이 점차 지나고 나는 부모님께서 자격증을 따 보라는 말씀에, 간호학원을 다니게 되었고 1년간의 시간 끝에 자격증을 따고 일을 하게 되었어. 그리고 아무런 꿈 없이 지내오다가 다른 지역으로 오게 되었고 거기서 전혀 내가 할 수 없었던 일을 시작하게 되었지
정말 신기하지. 그런데 내가 꿈도 꿔보지 못한 일에서 엄청 잘하게 된 거야. 당시에 교육팀장님이 후배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내 이야기를 할 만큼 그렇게 나는 내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영역에서 잘하게 된 거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어. 좋아하는 일들을 포기하고 나서 새로운 일을 했더니 두각을 보였는데 그래서 나는 혹시 그게 내 적성과 맞지 않을까 생각은 해봤는데 그건 살기 위해 , 돈을 벌기 위해 다녔기 때문에 내가 잘할 수밖에 없었던 거야. 내가 꿈꿔오던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마냥 행복할 수는 없었던 것 같아.
나는 여태 살아오면서 그렇게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뭔가를 도전해야지 라는 의욕이 없었고 정말 좋아하지 않은 일들이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은 것 같다고 느꼈지
그래서 나는 너의 이야기도 궁금하더라.
너는 여태 살아오면서 무엇을 포기하면서 살았는지, 그 포기하고 살았던 것들은 단순한 일이 아닌 네가 정말 바라고 원하는 일은 아니었는지 말이야.
성공과 실패를 하기 전에 포기를 한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야. 그래서 나도 이제는 조금 더 내가 포기했던 일들에 대해 다가가려고 해. 원했던 작가 일에 느린 걸음이지만 한 발걸음씩 다가가고 싶고 너 역시도 말이야네가 잘하는 일이 있고, 좋아하는 일이 있겠지만 네가 포기했던 일들을 내가 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떠올려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
단지 내가 바라는 건 그것뿐이야.
다른 사람 시선, 생각, 눈치 아무런 생각 없이 이 우주에 너만 있다고 생각하고 네가 포기했던 일들 중에서 한 가지만이라도 끄집어내서 다시 도전해보는 것 말이야.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의미 있는 도전이 아닐까 싶어.
(출처: 다음 우주 이미지 )
너의 삶은 어땠을까?
수많은 성공과 실패와 포기를 겪으면서 성장해왔을 너라는 사람이 어떤 감정과 생각을 가졌는지 궁금하다.
너도 나에게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너에게 쓰는 편지는 총 30일이라는 시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쓰겠지만, 내가 쓴 글이 너에 마음에 닿길 바라고 있어. 그리고 널 위해 널 생각하는 시간도 가졌으면 해.
오늘은 조금 무거운 이야기였지?
내일은 조금 밝은 내용에 관한 이야기들을 너에게 말해줄 거야.
그 시간까지 잘 보내고, 어제의 시간보다 오늘 더, 오늘의 시간보다 내일 더 행복하길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