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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Nov 25. 2020

작은 것에도 연연해하는 (상처받는) 너에게

제7장. 20살의 너를 돌아보며

"안녕"

오늘 하루도 잘 지냈니?

나는 오늘 하루는 조금 바쁘게 보냈어. 좋은 영화도 보고 서점에도 갔지.

원래 서점이란 곳은 조용해야지 맞는 법인데, 오늘 유난히 학생들이 많더라. 그것도 중학생들이.

동네에서는 그래도 나름 큰 서점이라 굳이 뭘 읽어야 되겠다고 마음먹거나 꼭 사고 싶은 책 이런 건 없었는데

책을 보다 보니 사고 싶고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서 더 이상 이 곳에 오래 있다가는 내가 맨 처음에

고르던 책은 못 읽겠다.라는 생각과 처음에 고르던 책에게 미안해지는 마음에 20여분 넘게 있다가 그곳을 나왔어. 총 2권의 책을 샀는데 그렇게 샀는데도 아쉬움이 좀 있더라.


책을 고르면서 학생들의 대화를 들었는데 , 대화 내용을 들어보니 학교에서 무슨 수업 대신 온 것 같더라고,

아이들의 수가 정말 많았으니까 말이야

담임 선생님으로 보이는 분은 아이들에게 책을 사주기 위해 오셨는지, 한 아이가 이건 만 오천 원이 넘는 책인데

읽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선생님은 괜찮다며 예산보다 조금 넘게 나오더라도 내가 내면 되지 라는 이런 식으로

제자들에게 책을 선물하고 싶어 하는 분이셨어.



(출처: 네이버 이미지 장소: 충주 책이 있는 글터 서점)

 

그분을 보고 나니 정말 멋있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

아무튼 오늘의 나는 조금 바쁘게 보냈지.

너는 어땠니?


오늘이 벌써 너에게 편지를 보낸 지 일주일이 되는 날이야.

시간이란 건 정말 금방 가지.

이제 3주라는 시간이 남았는데 그 남은 시간 동안 너에게 편지를 계속 쓸 거야.

오늘은 말이야. 너에게 말하고 싶은 주제는 20살의 너를 돌아보며 라는 주제야.


                                           (  출처: 다음 뮤즈 가든)



인생에서 20살이라는 시점은 10대에서 벗어나 무언가를 스스로 하는 시기 이기도 하고, 대학교에 들어가는 시기이기도 해. 누군가는 돈을 벌려고 노력을 하는 나이일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꿈을 꾸려는 시기일 수도 있지. 네가 너의 20살을 다시 떠올리는 동안 나의 20살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게.


내가 20살이 되었을 무렵에는, 20살이라는 그 단어 자체만으로도 내가 그 나이라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시기였던 것 같아. 술집도 마음대로 드나들 수도 있는 나이이며, 어른이 되었다는 자신감에 우쭐대고 싶어 하는

나이이니까 말이야. 나는 이 나이에 원하지 않는 전문학교에 들어가서 스타일 리스트라는 일을 배웠지만 그건 정말 나와 맞지 않은 학과였어.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잘할까 이런 마음보다는 어떻게 하면 휴학을 낼 수 있을까 그런 마음이었지. 아직 나에게는 시간이 많다고 생각했으니까 말이야.


그래서 학교는 다니다가 이건 정말 아니다 싶어 휴학계를 내게 되고, 나는 자격증을 따서 직장에 들어가게 되었어.

그렇게 다른 친구들보다는 사회생활을 빨리 시작했지. 근데 신기한 건


"돈을 버는 일을 하다 보니, 이 돈이라는 것 자체가 재미있고 벌고 쓰는 게 참 좋더라  내가 원래 하고 싶었던 꿈을 잊을 만큼 말이야. "


                                        ( 출처: 다음 검색 이미지)



그래서 나는 내가 선택을 잘했다고 생각하고 몇 년 동안을 일을 하면서 지내왔는데 돈을 벌고 돈을 쓰고 그러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고 생각하면서, 살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된다 마음을 굳게 먹으면서 일을 했었어.


어느 순간은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는데 그만두게 되니까 그냥 마음 자체가 조급해지는 거야. 아무 이유 없이. 이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 내 생활에 지장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드니까 다른 건 생각을 못하게 되더라.


그러다 보니 , 나는 거의 한두 달씩만 쉬고 일을 꾸준히 해왔던 것 같아. 그렇다 보니 20살이라는 20대라는 시절을 제대로 즐기지도 여행도 못 다닌 채 그렇게 살아왔었어.

남들은 20살에 풋풋한 사랑도 하고, 캠퍼스 커플도 되어보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시기이지만 나는 그저 일만을 해올뿐이었지.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


나 말고 다른 너도 20살을 제대로 보내본 적이 없지 않을까? 이런 생각 말이야.

항상 내가 패배자 같고, 남들보다 부족한 것 같고 내 인생은 꼬였다 이 모든 건 내 책임과 내 환경 탓이다 라고

생각을 해왔는데 다른 사람들을 보다 보면 나만 불행하고 나만 우울한 게 아니구나, 나만 잘못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지금은 잊히고, 남들에게 빼앗긴, 소중한 20살의 날들을 추억해보기 위해 오늘의 주제를 이걸로 정해봤어.

너의 20살의 기억은 어땠니?


행복했었니?

아니면 힘들었었니?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못할 만큼 아프지는 않았니?


좋은 기억이던지, 나쁜 기억이던지 마음속에 감쳐두고 있는 것보다는 꺼내놓으면 마음 한편에 여유가 생겨

그 자리에는 따스한 햇빛도 살랑거리는 바람도 들어갈 수 있을 거야.

과거를 추억하는 건, 앞으로의 미래를 준비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들리고 보이지는 않겠지만, 나에게도 너의 20살의 기억들을 말해줬으면 좋겠어.

물론, 생각만 해도 좋아.

내가 원하는 건 네가 너를 위해 하루에 십 분만이라도 너밖에 모르는 욕심쟁이가 되길 바라니까 말이야.


오늘은 20살의 너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 이런 주제를 가지고 말했는데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해.

내일도 오늘과는 다른 주제를 가지고 다시 찾아올 거야.

오늘도 열심히 살아줘서 고마워. 내일 또 보자


"안녕"


ttps://youtu.be/EtXJHwX3ryU

                              (출처: 유튜브 김동률: 기억의 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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