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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Nov 29. 2020

현실 세계에서도 뽀로로의 포비는 있다

포비의 소중한 가치

대한민국에서 뽀로로를 아냐고 누군가 말을 건넨다면 그 뽀로로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는 사람이 적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안경의 중요성이란 짤에서도 뽀로로는 등장해왔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뽀로로는 아이들 만화 중에서도 어른들이 쉽게 알만한 만화이며, 1세에서 3세 정도의 아이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만화이다.

                             ( 출처: 미세스 올리브 홈페이지)


나도 아이를 키우다 보니 어느새 뽀로로 만화를 보여주게 되었고, 오늘 글을 쓰게 될 내용에서는 뽀로로 , 그중에서도 포비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

포비는 뽀로로에서 나오는 제일 덩치가 큰 백곰이다.

등장인물 중 포비의 설명은 이렇다.


 (출처: 실상에서 찾는 감성 홈페이지)


포비 역
 몸집만 커다란 5살 난 꼬마 백곰.  큰 코와 언제나 빙그레 웃음 짓는 표정이 트레이드 마크. 집안을 깨끗하게 청소하거나 책을 읽는 것, 또 음악을 아주 좋아하는 섬세하고 낭만적인 포비는 친구들의 부탁에 항상 친절히 도와주고, 귀찮은 일도 묵묵하게 해내는 믿음직한 맏형 같은 친구이다.
출처 : 공식 홈


뽀로로는 시즌별로 나뉜 만화이다.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내용은 간단하며 이해가 쉽도록 만들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른인 내가 봐도 뽀로로에서 나오는 주제들은 성인이 보기에도 좋은 주제들이 많다.

친구들처럼 먹고 싶고 자고 싶은 로봇이 아닌 존재로 살고 싶어 하는 에디가 만든 로봇인 로디의 이야기도 나오며, 가장 어린 나이로 자기보다 각자 한 가지씩 잘하는 것이 있는 친구들을 부러워해 어느 날 요정을 만나 어떤 친구의 삶으로 살고 싶은지 크롱에게 물어보는 이야기도 나온다.

결국엔, 모두 본인의 삶으로 돌아가지만 만화의 구성과 내용은 뛰어나다. 하지만 뽀로로 중에 나오는 친구 한 명인 해리는 남에게 배려를 하는 것 같으면서도 이기적이며,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려는 밉상에 가깝다.


( 출처 : 윤앤언 알리미 홈페이지)



그리고 해리는 남쪽 섬에서 살다가 온 친구인데 뽀로로가 살고 있는 섬으로 들어오게 되고, 해리는 포비의 집에 얹혀살게 된다. 당장 잘 곳이 없으니 포비의 집 그리고 포비의 배에서 잠을 자다가 포비가 잠에서 깨서 일어나는 바람에 바닥에 떨어지기도 하고, 그 떨어진 상황에서도 해리는 포비에게 화를 낸다.

어쩌면 얹혀사는 사람이 잠시 살고 있는 집에서 집주인에게 밥이 이게 뭐냐며, 집 인테리어는 마음에 안 든다며 성화를 내는 모습과 비슷하다.


그렇게 이기적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아이들 만화이기에 암을 유발하는 장면까지는 나오지 않고, 해리 가포 비를 배려하는 모습도 물론 나온다. 그런데 나는 해리가 포비에게 감정이 상할만한 행동을 해리가 했음에도 불구하고 싫다는 의사표현을 한 번도 못하는 포비를 보면서 우리 사회에서도 수많은 포비들이 있지는 않을까 생각을 해봤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바보같이 순종적이고, 어떤 문제가 일어났을 경우 본인의 탓으로 여기거나 분명 불합리한 상황인데도 말을 못 하는 그런 포비들 말이다.

나 역시도 예전에 편의점 오전 아르바이트를 할 때의 일이었는데, 보통은 편의점에서 파는 종이컵 같은 것에 든 커피들은 뜨거운 물을 부어야 한다. 하지만 그 전에는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계산을 하는 것!

하지만 가장 단순하고 명확한 상식임에도 계산을 하지 않고 뜨거운 물을 부은 후, 나에게 그 뜨거운 물이 든 종이컵을 계산하라고 주신 아주 친절하신 그분 덕분에 나는 그날 손등과 손가락 부분을 데었다.

친절하다고 말하는 건, 반어법이다.

적반하장으로 그분은 내가 물이 있는지 모르고 계산하면서 물이 쏟아지자, 나에게 그 물을 쏟으면 어쩌냐고 화를 내셨다. 아마 지금 같으면 그분에게 뭐라고 했겠지만 그날따라 나는 그저 죄송하다고 말을 건넨 뒤, 사장님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고 말을 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날은 그렇게 넘어갔다. 어차피 찾을 수도 없는 사람이었다. 이 일은 나의 21살 무렵의 일이다.



나에게도 포비와 같은 면이 있었다. 뭔가 정말 화가 나고 화를 내야만 하는 상황인데 그 상황을 억지로 내가 참으면서 넘어가는 날도 있었으며, 아주 가끔씩은 해리보다 더한 사람들이 나타나서 시련을 주는 경우와, 뉴스 기사를 보다 보면 접하는 억울한 기사들의 주인공들, 그리고 현재를 살고 있는 약빠르고 이기주의의 극을 달리는 사람들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들을 보면, 세상에는 수많은 포비들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그저 허허 웃으며 넘어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속앓이를 하며 넘어가는 경우와,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해대는 직장 상사 덕분에 직장에서의 삶이 쓴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뒤에서 하는 험담으로 인해 마음이 상한 사람들과 무분별한 악플들로 인해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은 연예인들의 삶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은,해리와 비슷한  그들은 본인 인생에서 자신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을 깔보겠지만 수많은 포비들의 인생에서는 그저 그 사람들은 단순 조연일 뿐이라는 걸 말해주고 싶다.

아무리 거지 같은 상황에서도 나아갈 문은 있으며, 뽀로로에 나오는 만화에서도 늘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그러니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착한 포비들에게 본인을 자책을 하는 것보다, 굳이 본인의 성격을 고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내가 살기 편한 대로 내 성격을 바꾸면서, 많고 많은 해리들에게 한방 먹일 수 있는 무언가를 마음에 지니고 살았으면 좋겠다. 굴복하지 않고 말이다.


그리고 포비들이 있기에 세상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도, 해리 같은 정치인들이 있다고 해도 포비 같은 국민들로 인해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남아있다는 것도 마지막으로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앞으로도 그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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