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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Nov 29. 2020

작은 것에 연연해 하는 (상처받는)
​너에게

제10장. 내가 원망하고 슬펐던 나의 불행 떠올리기


"안녕"

오늘 하루는 어떤 하루였었니? 오늘이 지나고 나면 다시 평일이 되는 날이네.

오늘은 바로 2020년 11월 29일이니까 말이야.

네가 살고 있는 지금의 날은 어떻니?

오늘 하루도 잘 살아왔는지 궁금해지네.

이상하게 말이야. 너에게 편지를 쓰는 건 널 위해 쓰는 이유도 있었는데 어느 시점부터는 날 위한 편지도 되고 있었어. 과거의 나를, 미래의 나를 떠올리면서 나 역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더라.

누군가에게 위로를 해준다는 것은, 그 사람뿐만 아니라 그 글을 쓰는 당사자에게도 위로가 되는 것 같아.




이 노을처럼 말이야.

세상은 저렇게 멋진 풍경을 단 한 푼의 돈을 받지 않고 우리들에게 보여주면서 우리를 마음속으로 위로와 응원을 해주고 있어. 참 멋진 존재야.


오늘의 이야기는 말이야. 내가 원망하고 슬펐던 나의 불행을 떠올리는 시간을 가질 거야.

나는 지금 이 시간들보다 과거의 시간들이 불행할 때가 있었어.

바로 내 친동생이 아픈 순간이었지.

뛰어노는 것도 좋아하고, 활발했던 동생이 성인이 되고 그렇게 나와 떨어져서 지내다가 어느 날 심장에 문제가 있는 진단을 받게 돼.


수술을 받지 않으면 5년 이내에 사망할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어.

그동안 왜 몰랐을까 하는 자책감도 있었고, 나도 내 인생만을 보고 달려왔구나 가족은 안중에도 없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하루하루 계속 울었던 것 같아.

만약 동생이 잘못되면 나는 어떻게 살지 라는 생각과, 수술을 받는다 하더라도 수술이 잘못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이 들었어.

동생의 심장이 이상하다는 소견을 동네 의원에서 들었을 때는 별 이상 없겠지라는 마음이었는데 서울에 큰 종합 병원에 동생과 같이 간 엄마의 말을 듣고 나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어.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는 못했으니까 말이야.


그래서 일하는 도중에도 동생 생각이 나서 울고, 동생이 없는 세상을 마주할 자신도 없었지.

그리고 동생은 몇 주 뒤에 수술을 받게 되었고 나는 충주에서 서울로 다시 서울에서 충주로 왔다 갔다 하면서 동생 병원을 다녔어. 그때 사실 힘들기도 했지만 그렇게 다니는 동안에는 동생이 살아있다는 기쁨이 더 컸었던 것 같아. 사실 지금 그 순간을 떠올리면 나에게는 불행했던 순간이야.

타임머신을 타고 간다고 해도 그 구간만큼은 뛰어넘고 싶고 가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지.


                                  ( 출처 :행복한 목사 홈페이지)



그리고 그런 시간들 말고도 더 과거로 간다면 조금은 불행했던 중학교 때의 시절들이겠지.

집이 가난했고 교통비마저 없어서 걸어 다녀야 했던 그런 시간들,

나에게는 그 시간들은 원망했으며 불행했던 시간들이었어.

하지만 태어나서 지금까지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은 많다고 생각해왔고, 이겨 내자고 생각해왔어

그렇다 보니 지금까지 살 수 있었던 것 같아.

그냥 나에게는 그런 마음이 있었으니까 말이야

여기서 포기하면, 여기서 마무리하게 되면 끝에는 뭐가 있을지 모르는데 그 끝을 보지도 못할까 봐

꾸역꾸역 참아가며 살아왔던 것 같아.


하지만 지금은 과거의 나를 떠올릴 수 있으니 행복하다고 생각해.

지금의 나는 충분히 만족하고 있어.


이 편지를 읽고 있는 너는 어땠었니?

과거에서 가장 원망스럽고 불행했던 순간들은 언제였는지 궁금해.

가장 최근인지, 가장 과거인지, 아니면 지금 그 순간들 속에서 헤매고 있는 건 아닌지 말이야.

너에게도 힘든 순간들이 있었겠지만 이제는 그 과거들을 마음속으로 나에게 말하고 그 고통으로부터 벗어났으면 좋겠어


우리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으며, 이제는 그만 아파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

너를 괴롭히는 그 시간들에서 벗어나면 훨씬 앞으로의 삶이 행복해질 거야.

그리고 내가 바라는 건 네가 과거의 순간들 보다는 지금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것.

나는 그걸 바라고 있어.

그러니 마음속으로 한번 생각해봐. 미련한 나처럼 꾸역꾸역 참아내지 말고 마음속에 있는 원망과 불행들을 떠올려서 밖으로 끄집어내는 거야. 글로 써도 좋아.

그러고 나서 그것들을 쓰레기통으로 훅 던져놓는 거지. 이젠 너네들과 볼일 없다 하면서 말이야.

그러면 마음이 개운해지지 않을까 싶네.



매번 글을 쓰지만, 편지의 내용이 참 길다.

나는 왜 이렇게 너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은 걸까?

이제 거의 10일간의 편지를 썼는데 앞으로 20일의 시간이 지나면 너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은 종료가 될 거야.

그때까지 우리 마음속으로 많은 대화들을 하자.

나도 너의 말을 들어줄 테니.


네가 사는 그곳의 세상은 나보다는 훨씬 행복한 세상이길 바라며.

오늘도 그럼

"안녕"


https://youtu.be/imGaOIm5 HOk

( 생각하는 동안의 시간들을 도와줄거야)

이루마의 kiss the rain

 출처: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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