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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Dec 03. 2020

작은 것에 연연해 하는 (상처 받는) 너에게

제12장. 고마웠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먼저 인사드립니다. 벌써 어느덧 12장까지 쓰는 날이 왔네요. 한 달 동안 쓰는 편지 형식에 글이지만, 라이킷과 제 글을 읽으시고 구독을 눌러주신 분들과 소중한 시간을 내어서 댓글을 달아주신 모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드립니다. 텐션 다시 되찾아서 힘내겠습니다. 혼자가 아니라고 말씀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해요:)



"안녕"

오늘도 잘 보냈니?

너에게 편지를 쓰는 게 일주일이 지나 어느덧 12일째를 맞이하는 날이 왔어

그동안 내가 쓴 편지를 잘 읽었는지, 도움은 되었는지 궁금하다.

전에 쓴 편지 내용에서는 너만 우울한 게 아닐 거야 라는 내용으로 편지를 썼었어. 그 내용을 쓰면서 쓰는 나에게도 위로가 되었고 네가 해준 말들로 인해 나는 힘을 다시 내게 되었어

정말 감사하게도 위로를 하려고 쓴 편지인데 내가 도리어 위로를 받았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이 문장 하나를 선물로 주고 싶어서 말이야.

편지를 끝내는 마지막 날이 되면, 나도 많은 걸 배우고 너에게 많은 말들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아.

글을 쓰게 해 준 이 시간과 모든 것들에 감사함을 느껴.


오늘은 말이야. 조금 밝은 내용에 대해서 말해보려고 해.

바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고마웠던 사람들을 떠올려보자는 내용이야.

먼저 내 이야기를 해보자면, 나는 어렸을 적 유치원에 다닐 때 아마 그때가 5살인지 6살인지 모르겠지만 하원을

혼자 하는 날이 있었어.


초등학생 1학년이 혼자 다니는 것도 신기한 일이지만, 나는 유치원 때부터 혼자 다녔으니 지금 같은 시기에는

나도 내가 좀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마 뭘 모르고 자라왔기 때문에 용감한 거였겠지만 말이야.


그런데 나는 혼자 다녔지만, 그때 당시에 내가 살던 집은 연립이었어

연립에는 공용으로 쓰는 마당이 있었고 등나무도 있었던 걸로 기억해. 꽤 연립 단지가 컸었는데 유치원에서 하원을 하고 오는 길이면 나는 그 쓰레기를 버리는 공간에 고양이들이 모여서 있는 게 너무 무서웠어

날카로운 눈초리로 날 쳐다보고 갑자기 쏜살같이 지나가고 나타나고 그러니 어린 마음에는 마당을 통해 집으로 들어가는 길이 너무 무서웠던 거야.

고양이가 날 물까 봐 그렇게 무서웠는지까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고양이는 물지 않는데 어렸기 때문에 단순하게 무서웠던 것 같아.


        (출처:우뚝이 파라과이 희망제작소)

그래서 혼자는 도저히 걸어서 들어갈 수가 없어서, 집 근처에 있던 참기름집 하시는 주인아주머니 댁에 들어가서 집에 가는데 고양이들이 많아서 무서우니 같이 가주시면 안 되겠냐고 부탁했지

그렇게 그분은 그 부탁을 거절하지 않으시고 가게를 비우면서까지 나를 계속 데려다주셨어

그렇다 보니 예전에 내가 살던 동네를 다시 찾았을 때 참기름집 아주머니를 어른이 돼서 다시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일을 회상하시면서 "전에 네가 나한테 부탁했었지 집에 좀 같이 가달라고 그때 일이 아직도 기억이 나네 "라고 웃으시면서 말하시던 일이 생각이 나.


지금 생각해도 그분은 나에게 정말 감사한 분이셔. 그리고 시간을 좀 위로 올라가 본다면 중학교 때 현장학습비를 대신 내주신 1학년 담임 선생님과, 맛있는 식사를 다른 아이들 몰래 사주신 2학년 담임 선생님

그리고 고등학교 때로 올라온다면 반 아이들에게 늘 맛있는 간식과 식사를 사주신 통이 크셨던 고 3 때 담임 선생님, 그리고 20살 무렵부터 직장 생활을 했었는데 항상 나에게 "윤아"라고 부르시며 내가 그만둘 때까지

챙겨주셨던 실장님,


충주라는 곳에 와서 거진 4년 넘게 일한 곳이 있었는데 한 달을 다 채우지 못하고 그만두게 되었는데도 한 달 월급을 고스란히 주신 병원 원장님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몇 달 전 나도 일을 하고 있을 때, 계약이 없었던 나에게 자동차 보험 계약이라는 선물을 주신  뒤에서 알게 모르게 챙겨주신 직장 상사분, 나를 많이 챙겨주었던 동기들, 택시를 타고 다니면 말을 친절하게 건네주시는 택시 기사님

아파트 청소를 하시는 분이신데 날 보면 항상 먼저 정말 할머니처럼 인사해주시는 분들


세상에 생각보다 너무 많아서 간추리고 간추린 건데도 정말 많구나 싶어.

이렇게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빚을 지고 살아왔던 거야.

그러니 얼마나 내 인생은 도움을 많이 받은 인생인지. 하찮고 보잘것없는 인생이 아니구나 싶어.


아마 너 역시도 내 글을 읽고 떠올려본다면 분명 많을 거야.

열 손가락으로 세어보다 보면 고마웠던 사람들이 계속 생각이 나는 마법에 걸리겠지.

그만큼 너 역시도 인생을 헛되이 살지 않았으며 열심히 살았다는, 소중한 인생이라는 증거가 되지 않을까 싶어.


어때?

너도 생각을 하면서 웃고 있지는 않니?

정말 일분일초가 감사한 세상이지. 살기 힘든 세상인 반면에 좋은 사람들이 있는 세상이니까 말이야.


그런데 아직 끝이 아닐 거야.

앞으로 너의 인생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널 도와줄 것이며, 네가 고마워하는 사람은 앞으로 더 늘어나게 되겠지. 그러니 너도 누군가 도움을 요청하면 도와주는 그런 멋진 사람이 되길 바랄게.

오늘은 웃으면서 자길 바라고.

내일 역시도 찾아올게


그럼 이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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