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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Dec 03. 2020

꿈은 있지만 이루지는 않으려고요

꼭 이루진 않아도 돼요

어린 시절부터 모든 사람에게는 장래희망이라는 것이 마음속에 심어지는 때가 있다. 그 장래희망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닐 때부터 따라다니며 , 20살이 되는 무렵까지 장래희망은 꼬리표처럼 쫓아다닌다.

나 역시도 유치원을 다닐 때는 유치원 선생님이, 피아노 학원을 다닐 때는 피아노 학원 선생님이, 정말 멋진 드라마를 볼 때면 드라마를 쓰는 방송작가가, 환상적인 이미지 사진을 볼 때면 일러스트레이터가 한 번은 되어보는 게 꿈이었었다.


그런데 그 꿈들에게서 멀어진 것은, 생각보다 그 꿈을 이루려고 하다 보면 현실에 놓인 벽과 충돌하는 면도 있었으며 오로지 내 주관이 아닌, 부모님의 말 한마디로 그 꿈이 무산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 출처 : 미동 홈페이지)


장래희망이란 게 내가 하고 싶은 직업이기도 하지만, 다르게 얘기하자면 내가 되고 싶은 꿈이기도 했으니

방송에서 나오는 수많은 꿈을 이룬 사람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구나 싶었고, 그 꿈에 한 발걸음도 다가가지 못하는 나를 돌이켜서 생각을 해볼 때면 한심해 보였다. 인생을 살아가고 있지만 단순하게 꿈을 이루는 길에 가지 못한다는 것 하나만으로 나의 모든 시간들이 부정을 당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막연하게 그런 생각도 해봤다. 한 번이라도 시도해보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학원을 다닐까 생각도 해봤지만 이 면에서는 금전적인 면들이 그리고 방송작가가 되고 싶어

한국방송작가 아카데미를 들어갔지만 혹시나 그 뒤에 닥칠 안보일 내 미래들이 걱정이 되어 나는 그렇게 내 꿈에 향해가는 일조차 내 성격답게 조심스러웠고 내성적이었다.

그렇다 보니  만약 그곳을 끝까지 다녔다면 지금의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요즘에는 코로나로 인해 누구나 먹고사는 게 힘든 시대가 되었다. 특히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돈을 벌 아르바이트 자리조차 힘들어졌고 학자금 대출로 인해 하루에 밥 한 끼 먹기도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있으며 , 분명 본인의 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꿈에서 점점 더 멀어지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세상은 살기 좋아져야 하는데 가면 갈수록 살기 어려워지고 꿈을 이루려고 하면

그까짓 꿈 이뤄서 뭐하냐고 그냥 되는 대로 살라는 식으로 세상은 여러 사람들의 인생을 좌지우지한다.


나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하고 싶은 꿈을 못 이뤘지만 누군가 내게 꿈을 이루려고 하는데 너무 힘들다고 말을 하면 조금만 버텨보라고 시도는 해보라고 그렇게 성인군자처럼 말을 하면서 지내왔었다.

그런데 어느 날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태어나서 20살이 되는 시간 동안 장래희망이라는 것은 누가 심어주었는지,

꿈을 이루라고는 하지만, 그 꿈으로 인해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의 차이를 만들어 놓고 한 사람의 인생을 실패자로 몰아넣지는 않은지, 그 꿈이라는 게 하고 싶은 직업이라는 게 정말 살아가면서 중요한 일인지 라는 의문이 들었다.

태어난 것도 선택해서 태어난 게 아님에도 우리는 살아가고 있고, 분명 원래 하고 싶은 일이 아니지만

본인이 선택한 직장을 통해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인해 행복이 있는데도 이러한 인생 또한 실패로 봐야 하는지

대기업에 다니면 성공한 삶이고 중소기업에 다니면 그렇고 그런 삶인 건지, 세상이 만들어 놓은 잣대는 분명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꿈은 굳이 이루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만약 어렸을 적부터 단순하게 나중에 "너의 꿈은 뭐니 "라고 물어보는 것보다

"너는 커서 무엇을 배우고 싶니? "
"너는 성인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뭐니?"

"네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는 무엇이니"라고 물어본다면 대답을 즐겁게 할 아이들은 많을 것이다.


그저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1순위나 2순위로 뽑아가며 얘기하지 않을 것이고, 성인이 되어서도

하고 싶었던 꿈과 멀어지는 현실에서 죄책감을 느끼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인생이 재미없는 일도 없을 것이며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는 일 조차도 줄어들 것이란 생각이 든다.


꿈과 장래희망, 하고 싶었던 직업,

그것을 못 이뤘다고 해서 자아비판과 성찰,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에서 벗어났어도 주어진 내 인생 안에서 하고 싶은 목표가 있고 내 삶에서 가장 평범한 일을 하면서 행복하다면 그 인생은 성공한 삶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나는 누군가 내게 다시 물어온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효정 씨는 꿈이 뭐였어요?"


"저요? 저 어제 꿈꾼 건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무슨 꿈 꿨는지 기억이 안 나요.

아 근데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거 있어요. 꿈이라는 게 그렇게 중요한가요? 그냥 살아가면 열심히 살아가면 그걸로 된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전 예전부터 꿈은 있지만 이루지는 않으려고요. 저에겐 제 아이들과 신랑과 함께 살아갈 목표가 있으며 그 인생만 죽어라 열심히 살 생각이에요 좋아하는 것들을 눈치 보지 않고 하면서 말이죠 제가 하고 싶었던 꿈은 제 취미로 만들 생각이에요. 그러면 분명 자유로운 삶이 될테니까 "


이렇게 말이다.

그러니, 우리들은 더 이상 꿈을 좇을 필요도 성공한 사람들을 보며 부러워할 필요도,

본인의 인생 속에서 가장 빛나고 있는 본인 자신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꿈보다는 자신이 행복해하는 소박하고 평범한 일들을 하루라도 더 많이 하라고 말하고 싶다.


(글을 읽으시는 동안 오해는 없으시길 바라며  꿈을 포기해야했던 수많은 청춘들을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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