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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Dec 06. 2020

작은 것에 연연해 하는(상처받는)너에게

제 13장. 기억의 한편을 잃어버리기

"안녕"

저번에 보낸 편지는 잘 읽었니?

저번에 쓴 내용은 살아가면서 고마웠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어. 너도 살면서 고마웠던 사람들에 대해 떠올려봤는지 궁금해져.

사실, 누군가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신세를 지는 건 그래도 살기 힘든 세상에서 누군가가 나를 도와준다는 기쁨과 살기 힘들다고 생각 했었는데 , 고마움을 느끼는 일은 세상은 생각보다 살만하다는 원동력을 가지게 해 주니 종종 너에게도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고 너 역시도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기를 바랄게


                                   ( 출처: 폰테마샵 무료이미지 )


오늘 너에게 해줄 주제는 말이야.

바로 기억의 한편을 읽어버리기 란 내용이야.

살면서 내가 원하지 않아도 혹은 원하더라도 기억은 단면적으로 뇌에 남아서 원하지 않은 상황일 때 우리를 괴롭히는 경우도 있으며, 너무 많은 생각들로 인해 갈 길을 잃을 때가 있어.

나의 경우에도 어떤 생각을 하다가, 거기에 꼬리를 꼬리를 무는 파편들의 조각들로 인해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경우도 있더라. 그렇게 생각을 하다가 보면 내가 원래 하려던 행동과 말을 잊어버릴 때가 있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조차 생각이 나지 않았어.



사람은 살아가면서 어떤 것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사진으로 남겨 두는 경우와 글로 써두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기억을 간직하기 위해 노력을 하면서도 기억을 버리는 것에 대한 노력은 하지 않아.

그것이 좋은 기억이던 나쁜 기억이던 마음속에 남아 살아가면서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머릿속으로 꽁꽁 모든 기억들을 밧줄로 묶어두지.

하지만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어. 그래서 기억을 버리는 습관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나쁜 기억 같은 경우에는 저번에 내가 말했던 대로 글로 써둔 종이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방법을 알려주었는데 좋은 기억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좋았던 기억 역시 마음속에 보관해두지 말고 그 기억들이 아무리 좋았던 기억일지라도 날 괴롭힌다면 버리자라는 결론을 세웠어.


아마 내 말이 조금 갸우뚱할 수도 있을 거야.

그런데 말이야. 좋았던 기억들이 때로는 나를 괴롭히는 상황이 와.

두 가지 예를 들어줄게.


항상 별 볼일 없이 살던 사람이 어느 날 복권 1등에 당첨이 되었어. 그 사람에게는 좋지 않은 기억들만 있어서

삶을 비관하면서 살다가 복권 1등에 당첨이 되었고 그 사람은 이제야 내 인생이 풀리는구나 싶었어

그래서 그 돈들을 흥청망청 쓰게 되어버리고 복권 1등이었던 자기 자신은 없어지고 돈을 다 쓰게 된 어느 어리석은 남자로만 남게 된 거야. 그리고 그는 다시 생각하지.

"복권을 다시 사자"

그렇게 그는 일도 건성건성으로 하지 않으며 일확천금의 돈을 생각하지만 그는 복권이 당첨되었던 좋았던 기억만 떠올리며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돼버려.


그리고 다른 예를 들자면, 어느 회사에 임원으로 있었던 사람이 정년퇴직할 때가 되어서 집에 있는데

그 사람은 집에 있는 시간보다 회사에서 일했던, 본인의 빛이 났던 시간들을 늘 떠올리게 돼.

그리고 그 좋으며 빛났던 순간들의 기억으로 인해 퇴직 후에도 홀가분하게 쉬지 못하고 과거에는 열심히 살았고 나름대로 행복한 사람이었지만 은퇴 후 본인은 보잘것없다고 생각하지.

그리고 쏟아져오는 우울과 상실감으로 인해 하루하루를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거야.


그래서 이 두 가지 예를 들면 , 때로는 날 행복하게 만들었던 기억들이 어느 순간 나를 힘들게 할 수 도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기억으로 인해 큰 상실감을 얻을 수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

그래서 좋았던 기억들 역시 머릿속에 남아서 과부하가 걸려, 때로는 인생에 오류라는 결과가 생겨

그것들이 나를 괴롭힌다면, 현재 삶을 우울하게 만든다면 그 기억을 버리고 새로운 기억을 심어두는 건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들어.


물론, 행복하고 좋았던 기억은 버리기 힘들게 분명하니 안 좋았던 나쁜 기억들처럼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과 기억들을 글을 써두어서 파일에 기억 스크랩을 하거나 내가 가장 많이 보는 핸드폰 화면 메모장에 넌지시 던져두는 것처럼 써놓는 거야. 그리고 머릿속을 조금은 가볍게 한 뒤,

앞으로의 행복한 시간들을 다시 차곡차곡 모아두는 거야.

그러다가 용량이 다 차면 , 위에 행동을 다시 하고 그 좋았던 기억들만을 추억하면서 현재의 삶이 불행하다고 느낄 때는 과감하게 버리는 거지.


조금은 무식한 방법일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의 너와 나, 우리는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는 존재들이니까 말이야.

그러니 어떤 기억들이 널 힘들게 한다면 그 기억이 아무리 행복했던 기억일지라도 마음속에서 놔주라고 말해주고 싶어.


오늘도 편지가 참 길었네.

오늘의 내 편지를 읽고 너는 어떤 생각을 갖게 될지 궁금해져.

하지만, 모든 편지에서도 마찬가지로 가장 말하고 싶은 건 너는 꼭 너의 행복을 찾게 내가 도와줄 거라는 거야.

앞으로의 쓸 편지들도 너에게 도움과 위안이 되기를 바라며 이만 줄일게.


"안녕"


-내일의 너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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