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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Dec 12. 2020

잘 쓰인 글은 카타르시스를 남긴다

배출함으로써 얻어지는 효과

보통 카타르시스라는 말의 정의는 이렇다.


카타르시스 [catharsis] 

비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비참한 운명을 보고 간접 경험을 함으로써, 자신의 두려움과 슬픔이 해소되고 마음이 깨끗해지는 일형 태 분석 [{그리스어} catharsis] 


무언가 연극을 보거나, 영화를 보거나 비극적인 내용의 나오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간접적으로서 경험함으로써, 눈물을 흘려 배출함에 따라 마음이 깨끗하게 정화되는 효과를 말한다.

나는 여기서 문득 생각이 들었다.

작가에게는 남이 쓴 글을 보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겠지만, 본인이 정말 생각하기에도 좋은 글을 썼다고 느끼고 , 그 글로 인해 다른 이들에 만족과 공감을 얻는 반응을 본다면 그것이 비극적이지는 않더라도

일종의 카타르시스 효과처럼 마음이 개운해지는 효과를 얻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처:픽스 베이)


나는 요새 휴직과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갔을 때 글을 쓰게 되는 시간이 생겼다가 지금은 코로나로 인한 단계 격상으로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마음 놓고 보내지를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 누릴 수 있었던 몇 시간의 자유시간도 내게는 없어졌으며 온종일 두 아이들과 함께 있어야 한다. 세 번의 식사를 챙겨준 후, 두 번의 간식을 더 챙겨준다.

물론 나는 대충 끼니를 먹는다. 밥도 대충 먹는 마당에 글을 쓰는 시간이란 건 내게 사치를 부리는 일이 돼버렸다. 그렇다 보니 무언가 글을 쓰게 되는 기초공사인 영감이 떠올랐을 때 나는 그것을 내가 자주 쓰는 카톡 대화창에 메모를 해놓는다.

그 메모는 차곡차곡 모아져서 다음날 이야기를 쓸 기초적인 바탕이 된다.



그렇게 기초 공사로 쓰일 영감들을 저장을 해 둔 뒤, 아이들이 자는 늦은 오후이거나 아니면 자정에 경우에

글을 쓴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컴퓨터 의자에 앉아 글을 쓰려고 자판을 두드리다 보면 아이들이 놀다가 다칠까 불안했던 마음들이 눈 녹듯이 사르르 없어진다.

그리고 글을 쓰기 위해 지브리 ost 음악을 켜놓고 글을 쓴다. 사실 나는 글을 잘 쓰는 작가는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글을 대충 쓰는 작가도 아니다. 하지만 자신 있게 한 가지 말하고 싶다면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행복한 일 하나가 글을 쓰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왕에 글을 쓰게 된 김에 많은 글들을 남겨두려고 한다.




그렇게 글을 쓰다 보면 중간에 막힐 때도 있고 , 이야기가 산으로 흘러가는 경우도 있다.

나는 이것에 대해 쓰려고 했는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것저것이 다 나온다. 그래서 글을 쓰다가 보면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 내가 진짜 하려던 주제는 뭘까?라는 생각에 잠시 글을 쓰는 것을 멈추고 처음부터 아래까지 글을 쓴 내용들을 훑어본다. 그리고 글에서 맞지 않는 내용은 과감하게 블록을 씌어서 삭제를 한다.

머릿속에서 나온 문장들이라 정말 아깝고 아쉽기는 하지만 한 가지 글을 쓸 때는 내용이 중구난방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예전 초등학교 수업 때 글짓기 수업을 하면서 배웠기에 정신이 산만해질 만한 글은 되도록이면 쓰지 않으려고 한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라는 속담이 이런 내용에도 맞지 않을까 싶다.



글에는 너무나 많은 사공 같은 주제들이 나오면 이야기들이 정신이 없어지며, 그 사공들로 인해 내가 하려던 이야기가 색채가 옅어지기 때문에 나는 내 안에 있는 사공 한 사람만을 가지고 글을 쓰는 노 젓는 일을 하려고 한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글을 쓰다가 중간까지 이어져서 오고 결말까지 간다.

그리고 끝 내용까지 다 쓰게 되면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후, 나는 내 글을 점검한다.

이만하면 됐다, 이 정도면 괜찮은 것 같아 라는 생각이 들면 맞춤법 검사를 하고 난 다음에 저장 버튼을 누르고 발행을 한다.

내가 보기에는 글이 괜찮은 것 같은데, 글은 인기가 많을 때도 있고 읽는 이들의 관심이 덜 가는 글이 되기도 한다.


아마도 나는 잘 쓰인 글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라는 그런 생각도 갖는다.

잘 쓰인 글 자체는 그 글을 쓰는 작가도 자신이 쓴 글을 보고 만족을 하고 마음이 개운해져야 하는데, 무언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고 끝으로 갈수록  글 한 페이지 만을 장식하기 위해 글을 썼다면 그 글을 통해서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없다. 그러니 나보다 내 글을 읽는 다른 이들이 더 먼저, 더 빨리 그 글이 좋은 글인지

어딘가가 엉성한 글인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글이란 것은 퇴고와 여러 번의 다시 읽어보는 것이 중요한데 나는 아직까지 그러한 작업을 해본 적이 없다. 무슨 자신감인지는 모르겠다. 이 부분은 분명

고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썼던 글을 다시 읽어보는 날도 있기는 하지만, 정말 냉철한 시각으로 내가 나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내 글을 봤을 때 , 이 부분은 별로인 것 같은데 이 표현은 조금 진부한데 라는 등의 수많은 이유들로

내 글이 잘 쓰였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내 글이 자신이 없을 때가 있다.


글을 쓰는 것은 각자의 개성과 자유를 드러내는 일이라, 뭘 그리 신경을 쓰며 글을 쓰냐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매일매일 글을 쓰는 작업을 하고 싶어 하는 나에게 내가 해줄 말이 있다면

자만하지 말고, 글 쓰는 일을 경거망동하지 말며, 잘난 척하지 말고, 허세를 부리지 말고, 욕심을 부리지 말자고 말해주고 싶고 또한  나 자신이 내가 쓴 글을 통해 희열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반복적인 글쓰기와 퇴고, 수많은 영감들이 내가 쓰는 이 자판 속에서 훨훨 나는 나비가 되어 내 글을 읽는 다른 이들의 핸드폰 화면이나 컴퓨터 화면에서 내 글들이 빛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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