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틈새로 흘러간 것들

여덟 살

by 무명

어느 날 집 앞에 있는 봉고차를 타고 엄마와 함께 어디론가 갔다.

모텔이었던 것 같다.

가보니 내 또래 남자아이와 모르는 아저씨가 함께 있었다.


얼핏 보면 우린 가족 같아 보였다.

우리 집엔 엄연히 내 아빠가 있었는데 말이지..


그러고 나서 얼마 안 지나였던가..

아니면 그게 같은 날이었나.

나는 어느 기숙형 학원에 맡겨졌다.


그때 내 나이는 여덟 살...

나만한 아이들이 여럿 있었다.

그곳에서 낮에는 공부를 하고 저녁엔 잠을 자고.


엄마는 나에게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

그냥 나 혼자서 알아챘던 거였다.


엄마 아빠 사이에 문제가 있구나..


기숙 학원에서 나는 시시때때로 코피가 났다..

그 작은 콧구멍에서 피가 왈칵왈칵 쏟아져도

나는 울지도 않았던 것 같다.


내 응석을 받아줄 엄마도 아빠도 없으니..


엄마는 나를 기숙형 학원에 맡겨놓고 일을 하러 갔다고 했다.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내 기억엔 한참이 지났던 것 같은데..


엄마한테 주말에 한 번씩인가..

하루에 한 번씩인가 전화가 왔었다.


"엄마 나 집에 가고 싶어"

엄마는 늘 정신이 없었다.

그날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못 알아들으면서도

그냥 "어~ 알았어!"라고 했었나 보다.


그러고 곧장 기숙형 학원 밖으로 나가

공중전화에서 이모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모랑 삼촌 그리고 아빠까지

난리가 났었나 보다.


엄마가 말도 안 하고 나를 데리고 몰래 가출을 했었던 모양이다.


그 사이 기억은 나지 않는다.


이모네에 갔을 때 이모는 나를 홀딱 벗겨 대야에 앉혀놓고

목욕을 시켰다.

엄마 없이 지낸 티가 절절 났었나 보다.


깨끗이 씻고 난 뒤 이모집 전화로 엄마가 전화가 왔다.


엄마는 엉엉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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