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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용환 Apr 01. 2021

브런치 1분기 보고서

독자분들 감사합니다.


브런치를 한 지 4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그동안 77편의 글을 올렸고 505명의 구독자분들과 함께 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 기준으로 총조회수는 145만을 넘어가려고 하고 있다. 사실 나는 SNS를 즐겨서 하는 성향은 아니다. 남들이 모두 페이스북에 열광할 때 쳐다보지도 않았고, 인스타그램도 그냥 가족의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기 위해서 계정을 열었다. 육아휴직을 하고 블로그도 시작해 보았으나 무엇인가 나와 맞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직업군인이라서 솔직한 동료들과 친구 관계를 맺고 솔직한 심정의 글을 올리면 뜻밖의 엉뚱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번은 정말 세상을 살면서 만나면 안 되는 악마와 같은 상사와 염치없는 후배가 있는 조직에 몸을 담고 있었다. 소신을 지키며 일을 하던 나에게 견디기 힘든 일들이 계속 생겼고, 어느 날 술기운에 솔직한 몇 글자를 페북에 업로드했었다. 그리고 다음날 출근을 하니 지휘관이 호출을 했다. 부대 이미지가 나빠지게 왜 그런 글을 올리냐고 질책을 하는 것이었다. 나는 지휘관과 SNS를 공유하지 않았기에 순간 당황했지만 내 글을 본 다른 부대원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보고를 한 것을 눈치챘다. 그런 일들이 몇 번 경험하고 나니 그냥 거짓된 사건들에 대한 생존 보고하듯이 Sns 올리는 것으로 가치가 하락해버린 것이었다.


그런데 브런치는 달랐다. 처음에 알게 되었을 때, 브런치는 주변 사람들에게 인지도가 거의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점이 오히려 나를 안심시켰다. 익명으로 솔직한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 직장의 에피소드, 투자에 관한 글들을 하나씩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 반응은 차갑다고 느꼈다. 댓글에 반응도 시원치 않고, 좋아요 를 눌러주는 사람들도 적게 느껴졌다. 왠지 그냥 혼자만의 일기장을 쓰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그 생각과 동시에 익명에서 본명으로 계정을 수정했다. 그냥 내 이름을 걸고 써도 괜찮겠다 였다.


그런데 놀라운 일들이 벌어졌다. 가끔 댓글을 남겨주시는 구독자 분들은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  글을 남겨주셨고,

특히 [다문화 때문인가? 가끔은 슬프다.] 브런치 북을 만들고 독자분들에게 장문의 편지를 받기도 했다. 처음에는 출판 제안인가 해서 뛰는 심장을 억누르고 메일을 열었다. 실망을 했지만 글을 읽고 오히려 내 심장은 멈추지 않고 며칠을 계속 뛰었다.


그동안 너무 사는 게 힘들어서 억누르며 살았던 모든 것들에 대해서 한 번에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다. 사실 독자분들께 내가 그런 감동을 주고 싶어서 쓴 목적이 컸지만 결국은 내가 위로를 받게 된 것이다.


그리고 브런치를 기계를 분해하듯이 천천히 관찰해 보았다.


첫 번째는 조회수에 대한 부분이다.

고용환의 브런치 인기글 목록


150만의 조회수 중에 1위는 45만을 기록한 [절대로 집을 사면 안 되는 지역]이다. 많은 글들이 다음 포털 메인으로 올라갔다. 대부분 10만이 넘는 글들은 다음에 노출이 된 글들이다. 근데 메인 올라가고 공유가 많이 된 글은 내려오고 지금까지도 매일 100명이 넘는 분들이 꾸준히 조회를 해주고 계신다. 그 밑에 부자아빠 중고차 글들도 메인에 노출이 되었다. 하지만 엄청난 악플도 같이 손님처럼 밀려왔다. 순위를 보면 알겠지만 1위-4위가 모두 재테크 관련 글들이다. 그만큼 많은 대중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다. 그래서 메인에 노출이 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리고 노출이 되면 구독자가 상당히 빨리 늘어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대부분 브런치를 사용하지 않는 독자분들이라는 점이다. 감성보다는 정보를 선호하는 분들이 구독을 눌러주신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분야의 글을 올리면 500명의 구독자 분들 중에 글을 봐주시는 분들은 매우 한정적이다.


개인적으로 5위와 6위를 많은 분들이 읽어주셔서 너무 감동적이다. 구독자를 많은 브런치 작가분들을 보면 브런치 작품에 당선이 되거나 기존의 한 분야에 엄청난 인지도를 가지고 계셨던 분, 재테크 관련 꾸준한 정보를 올리는 분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홍보의 수단으로 브런치는 적합한지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유는 메인 노출시 광고 효과는 뛰어나다. 다른 것들은 직접 광고 수입을 창출하기도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글이 목적인 사람이라면 브런치는 좋은 글을 홍보하는 완벽한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꾸준히 글을 올리면서 정리를 하다 보면 어느새 책을 낼 만큼의 글이 모이게 되고 동시에 진솔한 독자분들의 반응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포털 이름검색

또한 메일 인터넷 포털에 자신의 이름을 브런치를 통해 홍보할 수 있다. 나중에 책을 발간하거나 어떤 특정 분야에 전문가로 활동할 때 본인 정보를 공유하기에 최적화 할 수 있다.




두 번째 브런치 북은 솔직하다.


[부자아빠는 중고차를 탄다]                                                                 [다문화 때문인가? 가끔은 슬프다.]


대표 브런치 북인 2개의 리포트를 비교해보면 특이한 점이 있다. [부자아빠는 중고차를 탄다]는 발간 이후 조회수가 48만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완독자는 9명이다. 하지만 [다문화 때문인가? 가끔은 슬프다.]는 3만도 안 되는 조회수지만 완독 하신 분들이 27명이다.


즉, 메인 노출과 주요 관심으로 많은 조회수를 얻어도 알고 싶은 정보만 보고 가시는 분들이 많다는 뜻이다. 반면에 에세이는 브런치에서 작가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사랑해주시는 경우가 많기에 완독률이 높다.

이런 점들로 볼 때 자기계발 분야든 에세이든 책을 출간하기 위한 좋은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자기 계발 분야는 글 조회수로 자신의 인지도를 판단하고 방향을 잡으면서 계속 글의 반응을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에세이는 완독자들의 관심을 바탕으로 참고해서 글을 써나간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브런치는 훌륭한 삶의 기록 저장소이다.


나는 이곳 브런치에 나의 흔적을 오랫동안 시간 기록하고 보관하고 싶다. 지금은 고통이고 힘든 삶이라도 되돌아보면 추억이고 삶의 원동력일 때도 있다. 개인적으로 올린 에세이는 밝은 내용으로 쓰인 글이 별로 없다. 사실 '나 힘들어요'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극복하고 더 행복해지려고 애쓰고 노력하는 흔적들이다. 나중에 미래에 내 딸이 커서 못난 아버지를 이해 못하고 관계의 끈을 놓으려 할 때 나는 딸에게 나의 브런치를 소개하고 싶다. 동정을 바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이유는 나중에 어른이 되고 나니 사실 부모님에 삶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뭐하나 제대로 알고 있는 것도 없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감성의 사람이었고, 무슨 삶을 살고 싶었는지... 그냥 자라면서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느끼고 살았던 거 같다.


이렇게 한분은 하늘로 보내고 남은 한분 마저 치매로 자신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가끔은 의지 할 곳이 필요하고 가끔은 상실한 것 같은 고통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치유를 요즘 브런치로 받고 있다.


만약에 나중에 성인이 된 딸이 이런 나의 흔적들을 차분히 읽을 수 있다면 그래도 나와 같은 뒤늦은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작은 소망이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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