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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용환 May 07. 2021

내가 얻은 감동과 치유

출간 후 독자에게 위로와  사란을 받는다는 것은

<보잘것없는 사람> 초안을 브런치에 올리고 책으로 출간하기까지 언제나 가슴속이 답답했다. 이런 글을 쓸 자격이 과연 나에게 있는가? 아들이 부모에 대해서 이런 감정을 글로 남기는 것이 도리일까?


그럼에도 출판사를 선택하고 책을 퇴고하면서 책으로 출간을 했다. 서점과 인터넷에 책이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나는 그렇게 적극적인 홍보를 할 수는 없었다. 물론 모든 감성과 진실을 담은 소중한 글이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에는 홍보를 하였으나 지인들에게는 알리기 부끄러웠다. 그런데 서평 이벤트를 통해서 어느 독자분이 남겨주신 글이 울먹이게 했다. 높은 별점을 주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나라는 사람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어떤 사람이 책이라는 것을 통해 나를 이해 주고 위로해주는 서평에서 나 자신이 큰 삶의 에너지를 얻었던 것이다. 어쩌면 그렇게 봐달라고 이런 식으로 글을 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였다.

사실 너무 두렵고 외롭고 무서웠다. 언제나 내 삶 속에서 누군가 나에게 기대려고만 했다. 그런 나도 어느덧 기대고 싶어 지는 순간이 찾아왔지만 그런 행운은 쉬운 것이 아니었다. 물론 그 해답을 결혼으로 해결하려고 욕심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마저 운명의 장난인지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사회에서 생존하려면 남편의 도움이 더 절실한 아내를 만났다. 이런 모든 상황은 나를 버겁게 만들었고 젊은 나이지만 신체적인 질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동안 잘 버텨왔던 몸은 어느덧 고장 나서 병원문을 넘나드는 일이 늘어났다.

그래서 사실 나약하지만 인간인지라 나도 모르게 책을 통해서 말하고 있었다.


괜찮다고... 잘 살아왔다고... 앞으로도 잘 버티면서 살 수 있을 거라고......


그리고 그런 위로를 이렇게 책을 통해서 받게 되었고 그동안 눌러왔던 감정은 아름답게 치유되었다.

책에서 <이 한 권의 책이 누군가에게 기회이자 치유가 되기를 바란다고> 남겼다. 아마도 가장 먼저 치유를 받은 것은 저자인 나인 것 같다.  그리고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을 전하고 싶다.



 전문적인 작가가 아닌 사람이 본인의 이야기로써 한 권의 책을 완성한다는 건 보통의 쉬운 작업은 아닐 텐데, 독자로써 그 내용의 진정성에도 만점 5개의 별로써는 조금 모자라다는 좋은 느낌을 받았던 책이다. TV에 등장하는 표현이나 단어들도 유행이 있다고 느끼곤 한다.

지금은 좀 덜 쓰이는 말지만 자신의 인생이 평탄치 않았었고 파란만장했었단 얘기를 하고 싶을 때 자주 애용되던 표현이 있었다. 여태껏 살아온 걸 다 말하면 소설책 한 권은 될 거라는. 한데 이 책의 저자는 그 쉽지 않은 결심을 실제 실천으로 독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책으로써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냈으니. 그리고 그 장르는 소설 식의 픽션이 아닌 논픽션이자 스스로 부르기엔 참회록 같은 치유의 글쓰기였다 표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참회란 말은 실상 아름답게 느껴지지 만은 않다. 큰 잘못을 한 게 아닌, 누구나 그러그러한 것들을 만들어내며 살 때도 있음에 스스로 죄인이 된 듯 너무 많은 부분을 스스로 자책으로 떠안는 듯 느낌이 들어서. 하지만, 이런 표현을 스스로 자신에게 쓸 수 있고 그리 쓰고 싶어 하는 인격의 고매함을 만나면 독자로써 그 선함은 분명 느끼게 된다.

 저자는 그간 살아온 인생을 약간 세분화시켜 들려준다. 아들로서의 삶, 가족 내에서 조금씩 벗어나 사회적으로 커나가던 성장과정, 그리고, 아버지이자 남편이 된 현재의 시점까지. 같은 상황 속이지만 지금 스스로 다르게 해석되는 그간의 삶을 느끼고 곱씹어 보면서 교차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이란 보통 이리 스토리로 엮인 구성이기에 이 책도 그런 스토리로 써가 먼저 다가오지만, 책을 읽으면서 몇 개의 단어들만은 좀 더 마음을 울리는 측면들이 있었다.
 
 아버지를 회상하며 떠올린 인정이라는 단어. 골칫거리 같던 아버지를 잃고 어쩌면 평생 인정받고 싶어 했었을 거란 아버지의 지나온 상황들을 이해하며 인정이란 말을 꺼내며 회고하는 저자. 치매로 투병이 시작된 어머니의 상태를 말할 때 의사가 말하던 기대하지 말라는 말속의 그 기대. 그리고, 동생의 차 안에서 형도 건강 챙기라며 얘기한 말에 저자가 꺼낸 걱정 말아라, 난 짐이 되면 사라질 테니란 짧은 언질이자 대답. 그리고, 어린 딸에게 수십 번 안아주며 격하게 사랑 표현을 하고 살고 있다는 말도. 큰 측면에서는 저자는 누구보다 큰 포용과 개선적인 실천적 삶을 스스로 보여줬고 변화했다. 게다가, 이 책을 읽은 누군가에겐 자신은 놓쳤지만 그런 실수를 하지 말라며 예방차원의 격려도 해주고 있다.

 고맙고 성숙한 인간상이다. 그러면서도 그의 이야기를 듣고 읽는 내내 나에겐 또 다른 짠한 잔상들이 나가 왔다. 그가 철없던 어린 시절을 회상할 때 떠올리던 추억이나 결정들, 커서 보였던 큰아들로서의 솔선수범 모습들, 남편과 아버지과 된 후 아내의 재취업 결정에서 벌어진 갈등이나 이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 등 모두, 어찌 보면 평범할 수도 있고 각각 누구나 겪어봄직한 얘기들 일수도 있겠으나, 읽는 내겐 미묘한 하나의 공통점이 다가왔다. 그건, 스스로 희생양이 되길 자처하는, 그러면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일정 수준 이상의 에너지를 고갈 정도 수준까지 자발적으로 끌고 가면서 스스로는 쉽게 인지하기 힘든 무의식적 결심인 행동인 동시에 무언의 도움을 청하고 있거나 갈구하고 있는 내적 갈등을 스스로 지고 있진 않은가.....
다소 걱정 반 우려반의 느낌들. 희생양이라 했던 위의 표현은 성경이나 영화에서 등장하는 재물로 바쳐지는 그런 명목적 느낌의 뜻으로만 꺼낸 단어는 아니라고 봐주면 좋겠다.
 
 원뜻이 가지고 있는 위와 같은 뜻도 있겠지만, 너희만 괜찮으면 나는 어찌 돼도 괜찮다는 스스로 인생전반에 보이고 있는 무언의 희생적 태도가 엿보여서다. 학창 시절 채팅으로 위안을 주던 부산 누나를 만나러 갔던 에피소드, 선산을 팔아 개발이득을 챙기려던 친척들의 성화에 아버지 유골함을 직접 파내고 챙기려 했던 모습들 등도 어찌 보면 그럴 수도 있는 우리 내의 보통 모습들. 하지만, 성장기 중 외로움의 작위적인 발로나, 일정 수준 이상의 스트레스를 스스로 차단하고 막으려는 마음이 욕심 많은 친척들과 상황 속에선 인간관계 단절들로 나타나기도 하면서, 무모하게 비 오는 날 견고하지 않은 유골함을 본인 결정으로 가족들과 수습하려 땅을 파고 해보다 결국 이도 저도 아닌 후회만 남겼다는 그 상황 또한, 그냥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정도의 에피소드라기보다는 스스로 자신의 부지런한 움직임과 약간의 주변 도움만 가미된다면 경제적이기까지 하면서 어찌어찌 잘해 볼 수 있다는 의도 하에, 해보지 않은 일의 실천과 예상치 못한 경험으로까지 이어간 그간의 모습들 모두, 저자의 아픔처럼 보이고 다가왔다.

 자신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독려하며 억지를 부려보기도 한 상황 들일 수 있지만, 사람일이란 게 어찌 모든 게 안정적으로 안착만 할 순 없는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그러나, 꼭 필연적으로 일어났어야만 하는 과정일 순 없을 걸 감내하려 한다거나, 부득불 자초하는 측면도 있는 애매한 상황들을 체험적으로 경험하게 되고 후회하게 되는 것으로 이해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참 좋은 사람이란 생각을 여러 번 하며 읽곤 했다. 누군가 조금 그 마음을 세심히 이해해주고 때론 과한 방전은 막아줄 수 있는 조력자가 되어 준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면서 말이다. 뭣보다 저자가 책 제목으로 쓴 보잘것없는 사람이란 느낌은 저자에게 전혀 없다고 보이니 더욱.
우연히 읽어 본 책 속에서 많은 걸 느끼고 보기도 했던 동시에, 저자의 삶을 응원하는 팬이 되어보기도 해 본 가정의 달 책 읽기였던 거 같다. 평범한 수필이라 여길 수도 있지만 누구의 삶이나 한 권의 책이 될만한 사연이 담겨있다는 진리 또한 다시금 느껴보게 해주는 귀한 내용을 담은 책이라 본다.
서평 by 녹턴 <네이버 카페, 책을 좋아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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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goo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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