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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용환 Jun 09. 2021

브런치에 글을 계속쓰면 책이 탄생한다.

브런치 작가의 솔직한 셀프 인터뷰

이 책은 6년간의 기록을 바탕으로 쓰였다. 자식 입장에서 부모님을 생각하며 쓰였지만 행복한 감정만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어쩌면 다소 불편할 수 없는 내용들이 숨어 있지만 그 불편함은 저자만 경험한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은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에게 치유에 시간이 된다.


 자식이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사회의 일원 그리고 아이의 아버지로 자리를 찾아가면서 특히, 아버지의 실수에 대해 다룬 책의 스토리는 한 인간이 성숙해지는 과정과 비슷하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을 하고 결과를 받아들이며 후회와 반성을 반복하는 우리의 삶에서 부모라는 존재는 유일하게 내가 선택할 수 없던 운명과 같은 존재이다.


비록,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해서 경제적 능력을 상실하고, 도박이라는 잘못된 선택으로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안겨주고 외도를 하면서 선을 넘었지만 저자는 그런 아버지가 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간호를 하면서 그동안 잊고 지냈던 추억을 불러내면서 스스로 용서와 치유 길을 선택한다.


책을 읽는 입장에서 한 가장의 수많은 잘못에 감정이 이입될 수도 있고 어쩌면 자식이 책을 통해 용서를 하는 글들이 억지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리고 부모에 대한 원망을 한 번이라도 해보았다면 자신의 부모와 책 속에 부모를 비교하며 다시 한번 생각에 잠기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용서는 억지가 아니다. 그것은 저자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선택한 가장 현명한 결정이다. 그 아픔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것을 선택하기보다는 비록 어둡고 힘들었지는 모르는 과거를 떠올리며 앞으로 밝은 미래를 기대하는 하나의 희망이다.



저자 자신의 삶을 책 속에 많이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강한 의지 속에 포기하지 않고 삶을 개척한 흔적을 중간중간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독자들에게 선서하는 희망의 메시지였다. 어렵고 힘든 환경에 굴복하기보다는 포기하지 않고 전진하면서 가는 길이 꽃 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진흙길 위에서도 주변에 작은 꽃 한 송이를 보면서 희망을 버리지 않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저자의 인생을 더 많이 표현했다면 책의 성격이 자기 계발서 같은 느낌으로 흘러갔을지도 모르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 짧게 표현된 내용은 책의 성격을 끝까지 유지시켜준다.

사실 저자는 책을 쓰면서 독자들이 깊은 생각에 빠지기를 바랐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다루기 힘들고 무거울 수 있는 내용이고, 감추고 싶은 치부와 같은 이야기를 잔잔히 전하면서 책을 읽는 중간중간에 독자 자신의 삶을 떠올리며 여운을 가지고 책장을 덮기를 바랬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처럼 닮고 싶지 않은 모습들도, 싫어하는 음식과 좋아하는 음식까지도, 좋아하는 향기와 분위기까지도 우리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흔적으로 남게 된다. 지우고 싶은 모든 것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절대 지워지지 않는 그런 것들이 가끔 우리를 괴롭게 하지만 가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는 것과 같다.

그러면서 책은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에 멈추지 않는다.


 7장 어둠의 그림자부터는 어머니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사실 처음 책을 쓸 때 저자는 아버지의 내용으로 책을 마무리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부부로 살면서 아버지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어머니를 분리시킬 수 없었다.


철없고 부족한 아버지라는 존재에 가장 많은 고통을 받은 것은 사실 어머니 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더 무거운 숙제와 눈물을 남기게 된다. 아버지를 표현하는 과정에 잘 표현되지 않았던 어머니라는 존재가 조연에서 주연으로 등장하면서 책은 반전을 하게 된다.

반전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그토록 고생했던 어머니의 삶이 남편을 하늘로 보내고 행복이라는 보상으로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책 속에서 가장 힘들고 불쌍한 사람은 자식인 저자가 아니라 어머니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간암으로 남편을 보내고 행복만을 생각하며 아들이 선물한 건강검진에서 위암이라는 당황스럽고 좌절 가득한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치매 진단까지 받으며 알 수 없는 길로 들어선다. 그래서 책의 마무리는 현재 진행형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어쩌면 다소 아쉽고 당항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마지막 페이지는 저자 본인도 감당할 수 없는 슬픔과 두려움 담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어쩌면 불가능 하지만 어머니의 건강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그리고 있다.


한 권의 책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매우 한정적일수도 있다. 그럼에도 독자를 생각하는 마음은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저자는 이 책이 부모님 세대보다는 자식들이 더 많이 읽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 희망적인 글로만 가득해서 잠시 현실의 힘든 상황을 잊게 해주는 눈가리개 같은 역할을 하는 책으로 남기보다는 예측 불가능 인생을 살면서 시련을 만났을 때 오래전에 읽은 책의 글들이 가슴에 머물면서 위로와 치유로 남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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