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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용환 Sep 21. 2021

투자할 때 '영끌' 하면 영원히 끝난다.

빚투를 무리하게 하면안 되는이유

 서울경제(21.7.7)에서 ‘MZ세대 영끌 빚투 그림자 1년 새 대출 44.7조 원 증가’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올라왔다. 2030 세대의 가계대출 급증세를 우려한다는 내용이다. ‘영혼까지 끌어들인다.’는 마음으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하는 것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이렇게 대출한 돈은 부동산, 주식, 코인 투자를 하는 자금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부채라면 존재 자제를 거북하게 생각했던 문화에서 젊은 세대들은 빚도 자산의 일부라는 인식을 강하게 가지게 된 것 보인다. 개인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 대출은 절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절약하게 해 주고 수익률도 높아진다. 하지만 문제는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비책 마련도 없이 자신의 모든 한계점까지 대출을 받아서 투자를 하는 것이다. 정말 전문가라서 절대 손해 보지 않을 자신이 있어도 위험한데 ‘열끌’한 돈으로 너도 나도 사니까 나도 그냥 산다는 식의 발상과 행동은 무책임 그 자체이다. 


물론 나도 부동산 담보대출금을 상환하고 있고 작년에 주식이 반등할 때 퇴직금 담보대출을 추가로 받아서 투자금을 늘리기도 했다. 하지만 ‘열끌’은 하지는 않았다. 금리는 높지만 보험사 대출 추가로 받을 수도 있었고 만약을 위한 현금도 보유하고 있다. 오히려 작년 주식시장에서 본 수익으로 대출금 일부를 상환하기까지 했다. 투자라는 영역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그것을 불확실성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불확실성은 용기 있는 과감하게 투자를 할 때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자산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대출도 능력이라는 말에는 적극 동의한다. 어떤 사람은 신용이 좋지 않아서 또는 은행에 담보로 잡힐 것이 없어서, 정규직이 아니어서 대출을 받고 싶어도 못 받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급전이 필요하면 비싼 이자를 주고 돈을 빌리게 된다. 


정말 급한 일이 생겨서 필요한 경우에는 어쩔 수 없겠지만 같은 돈을 빌리고 더 이자 높은 이자를 내는 것은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우선 자기 자본이 부족해서 대출을 활용해서 투자를 한다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상환능력이다. 직장에 다닐 때는 일정 소득이 있으니 이자가 연체될 일은 없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영끌을 하면 절대 안 된다. 만약 알 수 없는 일로 직장이 문을 닫게 된다면 어떻게 이자를 상환할지 최악의 상황을 항상 같이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19처럼 갑작스러운 외부 요인 때문에 문을 닫으면 다른 직장을 구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때 일시적으로 주식시장 폭락으로 자산이 하락하게 되는 상황이 동시에 겹치면 연체되는 이자를 막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버티지 못하고 가진 것들을 싼 값에 팔게 된다. 

 이것이 과도한 ‘빚투’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이다. 분명 조금만 버티면 다시 반등할 것을 예측한다고 해도 여유자금이 없다면 손절을 하게 된다. 이런 상황은 꼭 상승장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부동산, 주식, 비트코인이 상승할 때 더 많은 대출이 생기는 이유는 짧은 시간에 레버리지를 일으켜서 한몫 챙기겠다는 욕심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급하게 오른 만큼 떨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것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결론은 가격 하락해도 버틸 수 충분한 능력과 계산 없이 남들 돈 버는 것에 배 아파서 무리한 투자를 하게 되는 것이다.


모든 투자는 마음이 급해지면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 판단력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주식투자를 다시 시작했을 때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한 적이 있다. 잔고만큼 어떤 종목을 다 사려고 최대 금액을 눌러서 매수를 했다. 오랫동안 보유할 생각으로 매수했기 때문에 느긋한 마음으로 일을 했다. 퇴근 시간이 돼서 잔고를 확인했는데 깜짝 놀랐다. 말도 안 되는 금액이 마이너스였던 것이다. 매수한 종목이 10% 하락했는데 그래도 손실금이 너무 컸다. 잔고를 확인하니 내가 생각한 금액 이상으로 매수가 되어있었다. 알고 보니 실수로 ‘미수거래’로 매수를 했던 것이다. 미수거래는 예치해 놓은 현금과 주식을 담보로 최대 2.5배까지 외상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제도다. 근데 문제는 결제일이 2일 후인데 결제일까지 외상값을 지불하지 않으면 증권사가 미수금만큼 주식을 하한가로 판매하는 반대매매가 진행되는 것이다. 물론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은 내 잘못이다. 하지만 문제는 나도 모르게 너무 많이 사버린 기업의 주가가 떨어진 것이다. 예상하지 못한 손실을 보니 억울하고 분해서 밤에 잠도 설쳤다. 물론 3일이라는 시간이 있으니 다음날 반등을 기대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주가는 더 떨어졌다. 나는 극도의 불안감으로 직장에서 일에 집중도 못하고 안절부절못했다. 평소 회사에서 주식을 들여다보는 자제하고 잘하지 않는데 평정심이 무너지니 내 자신을 통제할 수 없었다. 3일 동안 35% 손해를 보고 결국 주식을 팔았다. 만약에 미수거래가 아닌 정상거래로 계획만큼 주식을 샀다면 35% 손해가 났다고 하더라도 장기 보유했을 것이다. 그리고 몇 달 후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는 계속 상향했다. 미수거래로 사지 않았다면 분명 수익을 봤을 종목이었지만 내게 큰 손실과 교훈만 안겨주었다.


이런 식의 문제는 주식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파트 갭투자도 마찬가지이다. 전세금을 레버리지로 사용하기 때문에 본인 자본이 적게 드는 것이 원리인데 집값이 하락하면 전셋값도 하락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려면 다음 세입자에게 받은 전세금으로 돌려주거나 자기 자본이 있다면 우선 돌려줘야 하는데 보통 갭투자를 무리하게 하면 자기 자본이 있어도 모두 투자가 된 상태로 머물러 있기 때문에 현금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다음에 구한 세입자는 집값이 떨어졌기 때문에 예전보다 더 싼 전세 시세로 집을 알아보게 되기 때문에 전세금을 받는다고 해도 추가 자금이 더 필요하게 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한두 번 캡투자로 돈 맛을 보면 무조건 집을 개수를 늘리는 것에만 집중하게 되는데 대비책이 없이 운용하면 하나를 막기 위해서 다른 매물을 급매로 내놓게 되면서 모든 패턴이 무너지고 흐름도 깨지게 된다. 팔리면 다행이지만 집은 주인 만나기 힘들기 때문에 아쉬운 집주인은 집 가격을 계속 다운시키게 된다. 아쉬운 사람이 지는 것이다. 여유를 가지고 있으면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자신이 원하는 수익까지 도달할 수 있다.  

어떤 투자를 하더라도 넘어선 안 될 선이 있다. 그 선은 개인의 능력과 환경과 상황에 따라 모두 다르다. 대출을 끼고 어떤 투자를 할 때는 최소한 노트를 펴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꼼꼼히 작성해봐야 한다. 그렇게 해서 내 능력 범위를 초과하지 않도록 방어막을 쳐야 한다. 마음이 불안해지는 순간 최고의 이익은 멀어지게 되어있다. 집을 팔 때도 당장 돈이 급한 쪽이 여유 있는 사람에게 지게 되어있고, 주식을 할 때도 못 버티고 매도를 누르는 쪽은 언제나 쪼들리는 쪽이다. 단순히 이만큼 대출해서 매달 이 정도만 이자 낼 돈만 있으면 되겠지 라는 막연한 계획이 아닌 만약 직장을 잃는다면, 만약 주식이 반토막이 난다면, 만약 세입자가 집을 당장 빼 달라고 한다면, 만약 가족 중 누가 크게 다쳐서 목돈이 필요하다면 등 최악 상황마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아주 세부적으로 적어봐야 한다. 만약에 출구가 없다면 투자금액을 줄이고 어느 정도까지 썼을 때 마음이 편안하며 예상치 못 한 상황에 대처도 가능한지 냉정하게 판단해야만 한다. 


개인적으로 장기투자의 관점으로 주식한다. 물론 상황에 따라 매도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주식을 보유한다는 것은 주식에 투자한 돈이 없어도 내 삶에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하락을 해도 마음이 불안하지 않고, 주식창을 보느라고 직장에서 일도 못하는 그런 일도 없다. 그냥 적금통장에 들어가 있는 돈처럼 생각하기 때문이다. 몇 달째 마이너스인 종목도 있다. 그래도 ‘앞으로 30년 뒤에는 오르겠지’라고 생각하면 눈에 거슬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앞에 말한 것처럼 무리한 투자를 진행한 경우 그 종목을 볼 때마다 불편하고 조바심이 생길 것이다. 만약에 떨어지면 반등해서 원금이 되면 당장 팔아야지라고 생각하며 마음만 급해진다. 오히려 주가가 떨어져서 할인된 가격으로 추가로 매수 기회가 와도 살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다. 결국 몇 개월 맘고생만 시키다 이익은 없이 매도를 하게 되는 경우를 맞이한다. 더 화나는 것은 그리고 몇 달이 지나면 꼭 그런 종목은 상한가나 급등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투자금을 늘렸다는 것은 레버리지로 무조건 이익만 증가한다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손해도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0만 원에서 10% 마이너스여도 겨우 100만 원 손해인데, 9000만 원 빌려서 1억으로 투자한다면 10% 손해에 1000만 원을 날린 것이다. 자본금 1000만 원에 9000만 원 대출인데 자본금을 다 잃어버린 것이다. 이제는 빚만 남은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무조건 이익이 날 거라는 생각은 유치한 착각이다. 그리고 1000만 원이 마이너스인 상태가 되면 극도로 불안 해면서 작은 뉴스에도 민감해져서 판단력도 같이 흐려진다. 검색창에 해당 종목에 대한 다른 사람들 의견을 찾아다니며 더 긍정적인 소식보다는 부정적인 소식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더 떨어지면 참지 못하고 손절을 하게 된다. 그다음에 원금이 9000만 원으로 줄었으니 더 큰 한방을 기대하며 기업분석도 없이 무턱대고 다른 종목을 급하게 매수된다. 이익이 나면 좋겠지만 또 떨어지면 9000만 원에서 8000만 원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하면 빌린 돈도 모두 날리게 되고 결국 매달 월급에서 고정적으로 빠져나가는 이자와 부채만 남게 된다.

 

결국 다시 완벽하게 근로소득에만 의존하는 노동자의 삶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또한 9000만 원 빚을 생각하면 일 할 맛도 안 나고 인생이 비참해져 버린다. 투자는 도박이 아니다. 한판 두 판 세 판 이런 식으로 따고 그만두는 것은 도박이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영끌’해서 투자를 하면 투자는 ‘영끝’(영원히 끝난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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