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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용환 Dec 22. 2020

왜? 힘들면 부모님을 원망하니?

돈이 주지 말고 생존하는 경제교육을 시키자

  

투자를 하면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들이 있다.


요즘처럼 코로나19로 인해 '벼락부자'와 '벼락거지'의 구분선이 더 명확해지는 모습을 보면 한편으로 아직 투자를 시작 안 하는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런 위기상황이 닦치면 빈부격차는 더 벌어진다. 가진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되고 힘들게 살아온 노동자(근로소득자)들에게는 좌절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코로나로 나의 자산도 늘어났다. 이것은 분명 내 노력이라고 말하기에는 민망한 부분이 존재한다. 분명 거품이지만 실물 자산의 가치가 늘어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런저런 경험을 하면서 투자세계에 발을 담근지 15년이 넘어가면서 나의 상황도 달라졌다. 우선 결혼을 해서 딸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 딸에게 올바른 투자방법을 가르쳐주려고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쩌면 근로소득에 의존하는 노동자 계급보다는 성숙한 투자자(자산가, 사업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끔 살면서 '만약에' 라는 단어를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정말 부자이고 좋은 가정에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만약에 그랬다면 나는 지금의 자산을 모았을까? 아니면 고생없이 더 큰 돈을 벌었을까?

사실 정답은 모른다. 한쪽 인생은 살아보았다. 악착같이 아끼고 때로는 비참해도 참고 버티면서

살아보았다.   

어쩌면 내가 부자인 집에서 태어났다면  가끔 부러워하는 사람들처럼 마냥 인생을 즐기면서 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절약하고 아끼면서 사는 삶이 불행한 삶이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철저하게 가치관의 문제이고 행복을 바라보는 태도에 따라서 달라진다.

물질적인 것을 소유하고 소비는 것에 만족감을 느끼고 사는가?

아니면 다른 방법을 통해서 삶의 가치를 증명하고 행복을 추구하는가?

에 대한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내 딸에게 내가 경험한 지독한 가난과 좌절 그리고 실패의 과정을 고스란히 주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어떤 부모가 고생하는 자식을 보고 싶겠는가? 부모가 되고 나니 예전에 종종 원망했던 아버지가 떠올랐다. 아버지의 잘못도 있지만 고생하는 자식을 바라보면서 표현도 못하고 얼마나 마음 고생을 했을지 이제는 감히 이해할 수 있다. 나 또한 투자로 예전보다 조금 먹고 실만해 졌지만 그렇기 때문에 딸에게 어떤 환경과 지원을 해줘야하는지 냉정하게 생각하게 된다. 물론 아직 6살의 세상이 그저 아름답기만 한 개구쟁이지만 내 머릿속은 항상 복작해진다.

 

하지만 결론은 생각보다 싶게 내려졌다. 내 딸이 나를 믿고 의지하지 않고 독립적이고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 나는 믿을 구석이 없어서 지독하게 절약했고, 참고 참으면서 삶을 통제해왔다. 반대로

생각하면 믿을 구석이 있었다면 이렇게 살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딸에게 믿을 구석이 아빠의 돈이 아닌 본인 스스로가 될 수 있도록 교육하려고 한다.

 

아직 30대 후반인 내 또래를 포함해서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믿는 구석이 바로 '부모찬스' 라는 현실이 서글퍼지도 하고 '부모찬스' 가 없다면 벼락거지의 삶을 사는 것에 가슴이 아프다.


몇 년전에 경험담을 공유하면


 모임에서 친구 중 한 명이 이렇게 말을 했다. 결혼하는데 적어도 부모님이 5천만 원은 주시겠지....

 내가 알기에 그 정도는 주실 수 있을 거야. 생각보다 모아두신 돈이 있더라고....

 그리고 주변 직장사람들 결혼 할때 보면 집도 한 채씩 해주시는데 당연히 부모님이 5천만원 정도는 지원   

 해  주셔야지.


그 친구는 이렇게 당당하게 말하고 있었따. 사실 나는 왜 부모가 이런 돈을 지원해 줘야하는지 이해가 안되었다. 물론 내가 받은 것 하나 없이 살았고 받을 수 없는 현실이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지원 없이도 잘 살았기 때문에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그 친구들이 뻔뻔하게 느껴졌다. 반대로 부모님은 그 옛날에 그런 지원을 받아서 결혼 생활을 시작했을까? 대부분 우리 부모님 세대는 맨손으로 모든 것을 하나씩 만들었다. 그 모든 모욕과 힘든 시절을 참고 견디면서 오직 자식하나만 바라보고 말이다.


 하지만 이런 안타까운 사연은 내 주변에서 자주 발생한다. 다른 지인의 사연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오늘 집에 가서 단판을 짓고 오려고 합니다. 관사는 집이 너무 좁아서 못 살것 같습니다. 이번 휴가 때 집에가서 아버지에게 전세금 좀 달라고 해야겠습니다. 형도 결혼 할때 지원해 주셨으니 아마 제가 달라고 하면 못 준다고 말은 못할 겁니다.


역시나 너무 당당하게 부모님 돈을 요구하는 그 태도를 보면서 그저 웃음을 지었다. 반평생을 넘게 살면서 힘들게 모은 돈을 그렇게 다 가지고 가면 나중에 부모님 노후는 어찌 된단 말인가? 그리고 왜? 당연하게 지원을 받는 것이 자식의 권리라고 여기는지 답답하기도 했다.


그리고 퇴근을 하면서 머릿속으로 계속 질문을 했다.


 왜?? 부모님인가????


연약하기 때문이다. 아직 스스로 어른이 되지 못했다는 증거이다. 나약해서 성인이 되고도 기댈 곳을 찾는 것이다. 나이를 먹는다고 모두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지 않는다. 정말 말도 안되는 생각과 유치함으로 무장을 한 사람들이 주변에 넘쳐난다.


그래서 나는 내 딸에게 스스로 자립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내가  언제까지나 방패가 되거나 그늘을 제공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좋지 않은 일이 생겨도, 갑자기 부모의 그늘이 사라져도, 어떤 환경에서도 현명하게 판단하고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와 경험을 알려주고 싶다.

진정한 '부모찬스'는 그런 것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금전적으로 지원해주면 그 순간 자식은 잠시 고마울 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삶이 다시 꼬이고 힘들어지면 그 때의 고마움을 기억도 못하고 다시 원망이라는 놈이 자리를 잡는다.

더 손벌리고 싶어지고 혹시 숨겨둔 노후자금은 없는지 살펴본다.


부모는 자녀에게 돈이 아닌 경제적인 관점과 생존법을 알려주는 찬스를 제공해야한다. 자녀도 부모에게 돈이 아닌 삶의 지혜와 노하우를 배우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어떻게 직장에서 20년을 버텼는지? 혹시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이겨낸 경험은 없는지? 그런 것들은 자식들은 묻고 들어야 한다. 하찮아 보이는 사람들도 내세울 만한 좋은 경험과 지혜를 가지고 있다. 단지 그것이 운과 만나지 못하고 좋은 성과로 이어지지 못해서 성공이라는 종착점에 도착하지 못한 것 뿐이다.


 하지만 부모가 과소비를 하면서 물질의 노예로 살아가는데 자녀의 과소비를 가지고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최근에 친한 지인이 내게 진심을 담아서 말했다.

야!! 이렇게 너 돈 모아서 나중에 너는 쓰지도 못하고 죽는다. 그러면 니 딸과 덤으로 니 사위에게만  좋은 일시키는거야. 그러니까 궁상떨지말고 너도 좀 쓰면서 인생 즐기면서 살아라.


남에게 비춰지는 모습에 관심이 없는 나를 보고 친한 지인은 안타깝게 생각했던 거 같다.

하지만 나는 누구보다 즐기면서 살고 있다. 누구보다 흔들리지 않고 투자공부를 하고 직업의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미래를 위해서 내 자신에게 투자한다. 물론 외적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닌 내적인 부분에 투자를 한다.

그런 내적 투자는 경험이 되고 지혜가 된다. 결국 미래에 딸에게 조언을 해주고 알려주면서 흔들릴 때 잡아 줄 수 있는 좋은 자산이 될 것이다.


나는 가난하게 태어났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고통스러웠따. 하지만 부모님을 원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집에 도움이 되서 빨리 정상적인 가정을 만드는데 협조했다. 그리고  오히려 감사할 뿐이다. 강하게 키워줘서 그리고 기대지 않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알려줘서 부모님께 감사하다.


그렇기 때문에 힘들때 부모 원망하지 말았으면 한다.



-- 딸에게 남기는 글----


  하나뿐인 내 딸아, 자기 고집과 신념은 비슷하면서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생각해. 그래서 고집을 부리는 것을 신념이라고 착각하면 결국은 고집에 의해서 신념 무너지는 경우가 있단다.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그 옳음을 받쳐줄 수 있는 자신만의 경험과 노력이 항상 따라야 한단다.

어느 정도 목표를 이루고 나서 변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아마도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이 부족해서 주변으로부터 자신을 잃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아빠는 했단다.


스스로 가진 것을 자랑하고 과도한 자신감으로 지식을 표출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아빠는 생각한다. 진정으로 인정받는 사람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주변에서 그 가치를 항상 인정해주고 오히려 소문이 난단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인연이란다. 서로에게 최선을 다해야하고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원하지 않았는데 이 어려운 세상에 나를 태어나게 했다고 원망하는 것은 인생의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는 거란다. 앞으로 살면서 얼마나 어려운 고난과 시련이 놓여있을지 모르지만 우리 딸은 남의 힘이 아닌 스스로의 능력과 재능으로 이겨낼 거라고 아빠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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