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월급으로 계급을 만드는 요즘 초등학생들
이백충, 삼백충, 그리고 오백충은 뭔가요?
연말 졸업 논문 작업을 마치며 주간에는 일을 하고 야간과 주말에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스 자료들을 참고자료로 쓰기 위해서 정리를 하고 최종 자료를 검색하던 중 우연히 기사 하나를 보았다. 바로 초등학생들이 '이백충'이라고 하면서 놀린다는 내용이었다. 논문 주제와 관련이 없기에 '그냥 넘기다가 '이백충', '삼백충' 이 뭐야? 궁금해졌다. 내용을 자세히 보니 부모님의 월급을 그렇게 표현 한다는 것이다.
월 200만 원 벌면 '이백충' 그래서 그 친구는 놀림은 당하고 있다는 그런 내용이다. (인사이트, 2019)
그것도 2년 전에 나온 기사였다. 잠시 하던 일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갔는데 요즘은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해졌다. 2019년이면 코로나 이전인데 코로나로 빈부격차가 더 벌어진 지금은 우리 어린 새싹들은 어떤 신조어를 만들어서 계급으로 표현하고 있을지 우려가 되었다.
아마도 내년이면 7살이 되는 딸아이를 생각하니 초등학교 이야기가 남들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참으로 신기하다. 물론 내가 옛날에 학교 다닐 때도 나이키 신발과 브랜드 옷을 입고 다니는 애들이 잘 사는구나!라고 생각했던 적 있다. 시장에서 파는 옷을 입고 다니거나 신발도 월드 0을 신고 다니면 그저 그런 아이들이라는 미묘한 신분 격차가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아버지 월급이 얼마이고, 한 달에 얼마를 버는지 전혀 이야기해 본 기억은 없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구체적인 팩트를 가지고 자체적인 신분을 나눠서 놀리고 괴롭힌다는 것에 소름이 돋았다.
과연 그 월급은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부모님이 자식들에게
"나 이 정도 번다!. 그러니까 너는 흙수저가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걸까?
그렇다면 돈을 적게 버는 부모들은 자식들에
"미안하다 겨우 한 달에 200만 원 조금 넘게 번다"라고 말하는 걸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 재테크 관련해서 글을 쓰고 마인드 이야기를 하던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아마도 추측 건데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많은 정보를 필터링 없이 보기 때문에 대충 자신의 부모님의 직업이 얼마를 버는지 유추가 가능했던 부분과
보이는 '외제차', '명품', '거주지' 등의 것들로 이런 신조어가 창조되는 거 같다.
부모 입장에서 24시간 옆에 붙어서 따라다닐 수도 없고, 실제로 자산은 있어도 검소한 생활 습관 때문에 겉모습이 초라해 보일 때 자녀가 당할 상처를 생각하면 자식을 둔 입장에서 마음이 불편하다.
초등학생이면 적어도 순수해야 하는데 요즘은 무섭다. 순수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초등학생이 저 정도인데 중학교, 고등학교를 가면 어떤 생각을 할지가 더 걱정스럽고 무서운 것이다. 월 500만 원 정도 최소 벌어야 놀림 대상에서 벗어난다는데 그럼 '오백충'이 되려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17년 차 군인이지만 신분이 낮은 부사관이라 아직도 '삼백충'이다. 내년이면 18년 차 직장인데 '사백충'이 되려면 아직도 먼 길이 남았다. 물론 요즈음 같으면 '삼백충'도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부모의 지위가 자식에게 물려지는 현상은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그 철없는 아이들을 무섭다고 논할 것이 아니고 순수한 우리 어린아이들이 어떻게 저렇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만약에 내 딸이 그런 일을 당한다면 아마도 딸을 데리고 지금까지 투자해서 사둔 아파트들을 보여주며 아빠는 비록 '삼백충'이지만 이렇게 자산을 가지고 있단다 라고 설명이라도 해줘야겠다. 유치한 생각까지 했다. 다가오는 22년에는 조금 더 밝은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사람답게 마스크도 벗고 웃으면서 살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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