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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영헌 Dec 21. 2020

어쩌다 시인이 되었을까 3

어쩌다 시인 1



  내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첫 시집을 내고 3년이 지난, 2000년 새해가 되어서였다. 2000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절박함이 생겨난 것 같았다. 다행스러운 것은 2014년부터 시를 소개하는 블로그인 <시를 읽는 아침>을 꾸준히 운영하고 있어서, 많지 않지만, 독자분들과 소통하고 있었다. 이 블로그를 통해서 새로운 시도인 월간지 발간 광고를 냈고, 100여 분의 구독자를 모집했다. 1월부터 11월까지 매월 독자에게 월간지를 우송했다. 또한, 김승일 시인과 시작한 <우리동네 이웃사촌 시낭독회>는 나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2020년 1월 은평구 <니은서점>에서 시작한 시 낭독회는 그해 11월까지 15회 개최할 수 있었다. 코로나로 모임이 힘들었지만, 동네서점을 다니면서 소규모로 낭독회를 진행한 것이라서 가능했다.     



2020 우리동네 이웃사촌 시낭독회 개최 일정    


1. 니은서점(서울 은평구) 1.30

2. 갈매책방(구리) 4.12

3. 생각을담는집(용인 원삼) 4.18

4. 랄랄라하우스(수원 영통) 5.21

5. 도도봉봉(서울 도봉) 6.20

6. 북살롱벗(용인 기흥) 7.10

7. 노란별빛서점(용인 기흥) 7.22

8. 핏어팻(서울 대학로) 8.5

9. 달꽃책방(청주) 9.25

10. 반달서림(용인 동백) 10.15

11. 희재서사(용인 동백) 11.7

12. 엘리스의별별책방(청주) 11.13

13. 토탁샘 심리상담소 책방 (용인) - 11.15 (온라인 낭독회)

14. 조은이책(서울 마포) 11.20 (온라인 낭독회)

15. CGV 용산아이파크몰 (서울 용산) 11.27



  2020년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두 번째 시집을 출간한 것이다. 시 「밥상」으로 시작된 변화가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이제 시집을 발간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서, 도전이 성공할지 성공 여부는 예상하기 어렵다. 가능성의 면에선 성공보다 실패할 가능성이 높겠지만, 첫 시집에서 내가 하지 못했던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 한 달 만에 꽤 많은 리뷰가 올라오고 있으며, 판매량도 뒷받침해 주고 있지만, 성공이라고 단언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두 번째 시집은 나에게 있어서 장기적인 도전이다.      


  이제 12년 차 시인에 들어선다. 주목받는 것과는 상관없이 12년 동안 시를 놓지 않고 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하다. 물론 나의 상황이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시인으로 살아남았고 아직 내 시를 사랑하고 찾아주는 독자가 있다는 사실에 충분히 만족한다.   

  

  ‘왜 시를 썼을까?’ 간혹 후회하는 날들도 있기는 했지만, 나는 처음 시를 쓰기 시작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시를 읽고, 쓴다. ‘언젠가는 더 좋아질 거야’라는 뜬금없는 희망보다는, 내 시가 단 한 명의 독자에게라도 기쁨으로 다가갈 수 있음을 믿으며. 묵묵히 읽고, 쓴다.




주영헌 시인은...     


2009년에 계간 시인시각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16년 첫 아이를 잃은 슬픔을 담은 『아이의 손톱을 깎아 줄 때가 되었다』(시인동네, 2016년)를, 2020년 위로의 시편을 담은『당신이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걷는사람, 2020년)을 출간했습니다. 김승일 시인과 <우리동네 이웃사촌 시낭독회>로 동네 서점을 다니며 시 낭독회를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시를 읽는 아침>을 통해 독자와 소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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