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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영헌 Dec 21. 2020

원래 시집은 지독하게 안 팔립니다 2

어쩌다 시인 2



  그래도 나는 한겨울 한파와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두 번째 시집을 출간했으니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첫 시집을 내지 못하고 묻힌 시인도 수두룩하고, 첫 시집을 내고 사라진 시인도 부지기수다. 두 번째 시집을 냈다는 의미는 그래도 시인으로서 인정을 받으며, 꾸준히 활동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시집을 출간하면서 나의 도전은 ‘팔리는 시집’을 만드는 것이었다. 나태주 시인처럼 베스트셀러 시인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아주 먼 훗날의(로또에 당첨되는 것과 같은) 일이었고 당장은 일 년 이내에 2쇄 이상의 시집을 찍는 시인이 되는 것이 목표였다. 2쇄를 찍는다는 것은 1천 권의 첫 물량을 소진한다는 의미와 함께, 출판사에서도 팔리는 시집으로 인정을 받는다는 말이다.      


내 두번째 시집이다. 엄청팔리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역시나 많이 안팔린다.


  보통 시집 2쇄는 1천 권보다는 5백 ~ 7백 권을 찍는데, 시집이 팔리지 않으면, 2쇄 전체가 재고로 남을 수밖에 없다. 투자된 몇백만 원이 그대로 창고에 재고로 쌓이는 것이다. 개인에게 몇백만 원은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소규모 출판사 입장에서는 큰 비용이다. 더군다나 내 시집 한 권이 문제가 아니라, 이런 재고들이 수십 권이라면 말이 다르다. 출판비용과 함께 재고로 쌓인 책을 관리하는 창고비용까지, 출판사 대표의 인내심만으로는 이겨낼 수 없다. 




주영헌 시인은...     


2009년에 계간 시인시각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16년 첫 아이를 잃은 슬픔을 담은 『아이의 손톱을 깎아 줄 때가 되었다』(시인동네, 2016년)를, 2020년 위로의 시편을 담은『당신이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걷는사람, 2020년)을 출간했습니다. 김승일 시인과 <우리동네 이웃사촌 시낭독회>로 동네 서점을 다니며 시 낭독회를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시를 읽는 아침>을 통해 독자와 소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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