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더워도 너무 덥다

by 그래

요즘 밤에도 너무 덥다. 겨우 잠들면 4시간이 최고로 긴 시간 잔다고 말할 수 있다. 보통은 2시간이면 뒤척이다 일어난다. 그래도 예전엔 새벽에는 시원했다. 어두운 밤과 뜨거운 태양이 쉬는 그런 날이니까. 하지만 이젠 밤에도 더울 뿐이다. 이 더위를 시킬 것은 집중할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것에 집중하면 더위는 꼼짝도 못 할 터일 텐데... 문제는 이 집중의 시간까지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주르륵 내리는 날씨에 생각이 정지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보통은 A4 4장 정도의 소설은 금방 썼다. 금방이라고 해봐야 세, 네 시간이지만 이 시간 동안 덥지도 추위도 느끼지 못할 만큼 집중의 시간이 찾아왔다. 그런데 이번엔 실패했다. 이 집중의 시간까지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결국 하루의 리듬이 깨진다. 밤새도록 밀린 작업을 하고, 6시에 누우면 또 잠들기까지 이리 뒹굴 저리뒤굴 하다면 또다시 8시 그렇게 잠들면 또 오후... 더위를 느끼기 전에는 여름도 그냥 한 계절이었는데, 체질 변화에서 느껴지는 적응이 참 힘들다.


어릴 적 어른들이 하는 말이 그저 지나가는 말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어른의 나이가 되고 보니 지나가는 말은 하나도 없었다. 겪거나 겪어야 하는 것들이었다. 나이가 들면 생각이 느려진다는 말도 이젠 알겠다. 반응이 늦다. 듣고 말하다에서 듣고 생각하고 깨달은 후에 말한다.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다. 이젠 떠오르는 단어도 즉각 나타나지 않는다. 아이들 이름을 바꿔 말한 지는 오래되었고, 가끔은 생각이 안 날 때도 있다. 아들에게 딸이라 할 때도 있고, 딸에게 아들이라고 말할 때도 있다. 이젠 아이들도 느낌으로 대답한다.


일주일이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이루어지는 것을 알지만, 내게는 그저 오늘이다. 오늘이 어제가 되고 내일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오늘은 무슨 요일인지 몇 월인지는 핸드폰을 봐야 안다. 핸드폰보다는 컴퓨터가 편한 세대에서 핸드폰이 편한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어른인 나. 더위에는 여전히 적응하지 못하고 있지만, 세대차이를 줄이기 위해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놓치지 않는다. 개인 사생활을 존중하면서 간섭은 하지 않지만, 지켜는 본다. 그게 내가 아이들을 키우는 방법이다. 나는 어른이면서 부모니까. 더위는 적응 못해도 내 아이들에게는 적응해야 하는 부모이니 말이다.


사랑을 표현하세요 고백하는 날 중에서.jpg

이번에 전자책으로 출간된 사랑을 표현하세요! 단편 소설 모음집에 있는 글 중에 하나예요. 만약 당신이 지금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주저하고 있다면 누군가의 응원 한 마디는 정말 큰 힘이 될 거예요. 표현은 조금 극단적 일지 몰라도 죽고 사는 문제에 달린 것이 아니라면 해 볼만 하지 않을까요? 어떤 일이든 힘내보세요. 하실 수 있어요. 그게 무엇이든 지금 해보세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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