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배경 속에 희망을 담아 보기

2025년 12월 30일 화요일

by 그래
20251230 당신은(최종).jpg

참고한 사진 속에 장미는 시들었다. 그러나 나의 장미는 시들지 않았다. 그러면서 아름답고 철조망 밖으로 나와 있는 것이 포인트다. 나뭇잎도 마르고, 가지도 말라가고 있다. 장미이기에 조금은 더 싱싱한 옆에 나무로 옮겨가지 못하고, 아름다움은 조금씩 사라질 내일을 기다려야만 한다. 만약 이 장미를 장미로만 본다면 그렇다. 누운 풀의 삭막하고, 무한한 느낌은 최대한 살려야 하며, 이 철조망 너머에 세상이 이어진다는 메시지를 담아야 했다.


물론 전체적으로 회색 빛이고, 색은 포인트 장미밖에 없다. 아주 짧은 시화에 넣을 글이고, 그 글은 배경만큼 어둡지는 않다. 이번 작품은 도전이다. 어두운 배경 안에 넣은 희망이라는 글이 돋보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다. 참고 사진은 말 그대로 참고만 했다. 어떤 형식으로 그릴지 구상했고, 스케치로 다양한 구도를 생각했다. 결론적으로 갇혀 있는 손과 달리 자연이라는 장점을 살려 도로변에 그리는 것으로 결정했다. 아무리 상상을 펼치는 작품이라고 하나 사실에서 너무 어긋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마른 가지는 일차적으로 궁극의 브러시 중 굵은 선을 이용해 그리고, 가시 같은 세밀하고 뾰족한 부분을 살리기 위해 그보다 얇은 브러시로 마치 난을 그리듯 짧게 그었다. 그런 다음 화면을 키워 두 브러시 사이의 빈 공간을 가지의 마디에 어울리도록 조금 크게 덮었다. 철조망은 꼬인 선을 사전 설정한 다음 크기를 조절하고, 방향을 바꾸며 완성했다. 장미도 옆에 기둥이 있으면 타고 올라가서 크는 담쟁이과 식물이라는 특징을 이용해 철조망의 밋밋한 부분을 커버했고, 마지막으로 장미는 똑바로 그려 뒤집었다. 최대한 아름답고, 밝은 이미지로 그리려 했다. 시화에서 저 장미는 중요한 인물의 비유될 것이기 때문이다.


작업물을 작품화하기로 한 다음부터는 수업 시작할 때 사진을 보면서 글을 쓴다. 무엇을 쓸지 고민하다 보면 그림보다는 글이 우선이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매일 1개월 차 수강생을 위한 수업을 하기 때문에 다시 그들의 수업을 들으면서 고를 사진을 컨택하기도 한다. 덕분에 수업이 더 즐거워졌다. 매일 글을 쓰려면 쉽지 않은데, 덕분에 잘 이어지고 있으니 고마울 따름이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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