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의 디테일??

2025년 12월 31일 수요일

by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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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1일, 날짜가 주는 들뜸은 수업에 지장이 많다. 일단 약속은 많아지고, 수업과 약속 중에 고민하게 만든다. 게다가 춥다. 추운 날씨는 귀찮음과 고민하게 만든다. 오늘은 두 가지 결합된 결과 수강생이 적었다. 예전에는 이맘때 한 해를 정리하거나 내일을 위한 글을 썼다. 그런데 요즘은 오늘이 12월 31일일지라도 끝은 아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흐릿한 배경은 죽음은 생각하게 한다. 동시에 이별, 그리고 미안함 같은 복합적인 감정을 담을 수 있다. 반면 무방비하게 앉아 있는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라는 느낌을 살려야 했다. 그래서 선택한 색이 옅은 검은색과 선명한 분홍이었다. 검은색은 짙은 라인과 흩어지는 표현으로, 분홍은 흰색으로 구김을 표현하고 밝은 살색으로 피부를 표현한다. 반면 머리카락은 푸석하고 아무렇게나 흩어져 정돈되어 있으면 안 된다.


여자부터 그렸다. 밑에서부터 차곡차곡 발을 그리고, 바지를 그린 다음 구김을 표현하고, 윗 옷 순으로 그린 다음 머리카락은 한 올 한 올 다 그렸다. 푸석한 느낌을 살리려 좋아하는 브러시를 키워 바탕을 채우고, 가늘게 줄여 한 올 한 올 그려 넣었다. 푸석하다 못해 정전기에 날리는 것까지 그린 다음 남자를 그렸다. 남자의 선은 얼굴과 어깨 그리고 선과 구부린 다리다. 그 외는 대충 흐릿한 색만 채워 더욱 불투명의 수치를 계산했다. 그런 다음 두 사람은 모두 두고, 남자의 손바닥을 중심으로 여자의 얼굴과 눈물을 그렸다.


아마 배경만으로 충분히 내용이 짐작될 수도 있다. 어쩌면 그게 맞을지도 틀릴지도 모른다. 완성된 시화를 두고 어떤 이는 "예쁘네."라고 말했고, 어떤 이는 "씁쓸하다."라고 말했으니. 오늘 그림은 생각보다 빨리 그렸다. 배경이 없는 탓이다. 배경은 그리지 않은 이유는 배경의 역할이 중요하지 않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글을 쓰고, 그림의 위치를 조절하는 것이 오늘 수업의 전부였다.


확실히 티테일하게 그리면 그림을 작게 배치해도 사실적이다. 글도 그러한데, 그림도 같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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