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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하늘 May 07. 2023

하마터면 나를 잃을 뻔했다





최근 쓴 글을 보면 ‘관계’에 대한 생각이 많았다. 그럴만한 게 관계를 너무 신경 쓰다 자존감이 낮아졌다. 마음이 힘들면 글로 풀어내는 편이라 글이 쌓였고 이 글이 아마 (0507_관계에 대한 생각_최최최종.pdf)쯤 될 것이다.


자존감은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와 상관없이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괜찮게 보는 것이라 한다.


최근 남의 말은 천둥처럼 듣고 나의 말은 제대로 들으려 하지 않았다. 나의 장점은 보지 않고 단점을 고치려다 보니 정신이 불건강해졌다. 부쩍 남을 신경 쓴 이유는 친하게 지냈던 지인과 갑자기 이유도 모른 채 멀어졌고 좋은 관계가 될 줄 알았던 사이는 오래지 않아 끊겨 버렸다.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컸다. 그래서 새로 관계를 맺을 때는 더 배려하고 존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 다짐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았다. 눈치를 보며 상대에게 맞춰줬고, 존중과 배려가 느껴지지 않았지만 관계가 나빠질까 봐 참았다. 하필이면 상대 또한 나의 장점을 보지 않고 단점에 집중하는 사람이었다. 나의 밝음과 색깔을 잃어가는 줄 모른 채 관계에 매달렸다는 사실이 미련스럽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걸 알면서도 다른 길을 찾지 못해 그냥 걸었다. 이만 하길 잘했다. 나를 해치면서까지 관계를 이어갈 바보는 아니었으니깐.


관계보다도 ‘내’가 더 소중하다는 것을 배웠다. 내가 바로 서야 관계도 바로 설 수 있다. 성숙하고 건강한 관계에 대해 숙고하고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놓친 관계에 집중하느라 소중한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사실을 깜빡했다. 이제는 잊지 않을 것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관계를 오래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걸 느꼈다. 이런 마음도 받아들이면서 중심을 세우고 경계선을 명확히 해야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잘해준다고 해서 날 좋아하게 만들 수 없으며 나 또한 타인의 경계선을 존중하고 지켜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뜻대로 된다고 좋은 게 아니라 관계는 날씨처럼 통제할 수 없으니 흘러가는 대로 즐겨야겠다. 끝이 있음을 알기에 더욱 소중하고 감사하게 여겨야지.


박하사탕을 먹은 것처럼 상쾌하고 자유로운 기분이 든다. 이런 기분은 오랜만이다. 그동안 관계의 단절로 자존감이 낮아져서 마음이 불편하고 꼬여 있었다.


자주 보는 유튜브 채널에서 정신과 의사가 말하길 자존감의 구성요소에는 크게 3가지가 있다고 한다. 1) 자율성 2) 사회적인 관계 3) 유능감이다.


그동안 투덜이 스머프가 된 이유를 찾았다. 타인에게 맞추느라 자율성을 잃었고 날 존중하지 않는 사람과의 관계에 정성을 쏟았다. 장점은 멀리 보고 단점을 굳이 찾아내어 돋보기로 봤으니 자존감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 안 개념이지만 날 혼란스럽게 만든 문제를 두 줄로 설명할 수 있어 속이 시원하다. 해결법 또한 간단해 보인다. 이제껏 해온 것을 반대로 하면 될 테니 말이다.


스스로를 불만족하는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끔찍했다. 재미없고 끔찍한 현실을 바꾸려고 노력했지만 내 마음을 바꾸는 게 빠르고 바른 방법이었다.


다시 나를 되찾고 나와 친해지려면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로 했다.


그리고 이를 극복해 낸 방법을 <하늘색 셔츠>에 담았다. 나의 밝음과 색깔을 다시 찾은 이야기이다. 해피엔딩이니 이어서 꼭 봐주기를 바란다.



휴, 하마터면 나를 잃을 뻔했다. 세상에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 어떠한 경험은 나에게 행복을 주고 어떠한 경험은 나에게 배움을 준다.




이번에는 배움이 컸던 경험이었다.

수고했어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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