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 잘 찍은 사진, 잘못 찍은 사진
잘 찍은 사진과 못 찍은 사진의 그 차이는 무엇일까? 같은 기종에 같은 장소에 있었지만 나는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과 비교해서 뭔가 부족한 것 같고, 왠지 어설퍼 보인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구도는 좋은 데 흔들리거나 노출이 안 맞거나, 기술적으로 노출도 잘 맞추어져 있지만 구도가 엉성하거나, 비평가는 여러 기준에 의해 잘 찍었다, 못 찍었다라고 평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생각을 잘 전달하고 있다면 그 어떤 기준도 옳지 않다.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잘 전달하는 것이 좋은 사진일 것이다.
어떤 카메라가 제일 좋은 카메라일까? 내가 찍는 사진이 못 찍힌 것은 카메라 탓이다. 카메라의 기능이 별로 많지 않고 렌즈의 샤프니스, 카메라의 화소수 등이 별로이기 때문이다라고 장비 탓만 하는 사람은 결코 좋은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오히려 장비를 탓하기보다 자신이 가진 장비의 한계를 정확히 알고 있으면서 이러한 단점을 잘 이용하는 사진이 좋은 사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카메라는 도구일뿐 자신이 제일 중요하고, 소중하고, 잊지 못할 순간을 포착하는 것은 사진가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상업사진가였던 나다르의 사진과 아마추어였던 줄리아 마가렛 카메론(Julia Margaret Cameron)의 인물사진을 보면서 우리는 잘 찍은 사진과 못 찍은 사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나다르의 사진과 달리 카메론의 사진은 심하게 노출 부족된 상태이고, 초점이 흐려진 영상으로 전형적 초상사진 방식에서는 뒤떨어져 있다. 초점이 정확하고, 노출은 적정이며,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어야만이 좋은 사진인가. 카메론의 사진은 상업적 사진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그런 사진이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그녀의 사진적 표현이 가능했다고 보는 것은 메뉴얼대로 촬영하는 그런 틀을 벗어날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도자공이 꺼낸 도자기를 망치로 깨버리듯이 사진가들에게도 무수히 많이 찍은 사진중에서 셀렉(select)이란 과정을 거친다. 선택받지 못한 사진들 중에서도 B 컷cut이 오히려 더 좋은 사진일 때가 있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당시에 보지 못했던 느낌과 생각들이 교차한다. A컷과 B컷의 기준은 상대적인 기준일 뿐이다. 촬영자의 당시 의도와는 벗어나고, 데스크의 선택을 받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B컷이 감성을 느끼기에 충분할 때가 많이 있다. A컷을 제외한 모든 사진은 쓰레기통에 버리게 되지만, 나머지 B컷에서 보지 못했던 것을 다시 찾게 된다.
잘 찍었다, 못 찍었다의 기준은 그 결과물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 있을 것이다. 그 과정이 얼마나 진지함을 가지고 대했는지가 그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상의 결과물은 언제나 과정의 진지함에서 나온다. 항상 고민하고 노력하다 보면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촛점이 맞지 않은 한 장의 사진은 실수이고
촛점이 맞지 않은 10장의 사진은 실험이며
촛점이 맞지 않은 100장의 사진은 스타일이다'.
-Alfred Stieglitz
'좋은 사진은 카메라의 심도 조절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심도에 의해 좌우된다'.
-William Albert All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