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 물 흐르듯]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상선약수 수선이만물이부쟁)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처중인지소오 고기어도)
居善地 心善淵 與善仁 言善信 (거선지 심선연 여선인 언선신)
政善治 事善能 動善時 夫唯不爭 故無尤 (정선치 사선능 동선시 부유부쟁 고무우)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뜻이다. 수선리만물이부쟁(水善利萬物而不爭),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해주지만 공을 다투지 않는다. 처중인지소오(處衆人之所惡), 물은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 흐른다. 노자는 ‘물의 정신’을 일곱 가지로 나눠 예찬했다. ‘낮은 땅에 임하고(居善地), 연못처럼 고요하고(心善淵), 어질고 선한 사람과 같고(與善仁), 말은 선하고 믿음이 있으며(言善信), 바르게 다스릴 줄 알고(正善治), 능히 옳은 일을 하며(事善能), 얼 때와 흐를 때는 안다(動善時)’는 것이다.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밀레투스(Miletus)학파의 창시자인 탈레스(Thales)의 주장이다. 그 주장의 이유는, “첫째, 물은 모든 생물의 씨와 영양분 속에 들어 있다. 둘째, 어떠한 생명체도 물이 없이는 살 수 없다. 셋째, 물은 그 양이 엄청나게 많다. 넷째, 물은 그 양이 변하지 않으며 액체·기체·고체로 그 형태를 바꾸어가며 지구상의 기후를 지배한다.” 탈레스의 사상은 밀레투스학파의 후계자인 아낙시만드로스(Anaximander)와 아낙시메네스(Anaximenes)로 이어진다. 이들에게 물의 개념은 ‘무한한 것’에 대한 철학적 관점으로 확장된다. 공기와 마찬가지로 물은 ‘무한한 것’을 대표한다. 아낙시만드로스는 “무한한 것(아페이론)”이라는 독창적인 개념을 만들었다. 아페이론(Apeiron)은 그리스어로 ‘무한한 것’, ‘끝없는 것’을 의미한다.
조엘 마이어로위츠(Joel Meyerowitz)는 뉴컬러 사진 운동의 선두주자에 있는 거장이다. 그의 첫 번째 사진집 <Cape Light>는 광활한 바닷가풍경에 쓸쓸히 존재하는 사물들을 보여준다. <Cape Light>는 1976년에서 1977년에 걸쳐서 미국 동해안의 휴양지인 케이프코드에서 촬영한 작품들이다. 그의 사진들은 에드워드 호퍼의 풍경화에도 영향을 주었다. <A Summer’s Day>, <Immersion>, <At the Water’s Edge>, <Bay/Sky>은 그가 작업한 물에 대한 사진집이다. 1984년 사진 “The Blue Hour, BaySky”는 하늘과 바다의 경계는 잘 구분되지 않는다. 같은 푸른색이다. 그 경계를 구분해주는 것은 마치 안개와도 같은 옅은 흰색이다.
“우연하게 일어난 사건이 나아낸 효과가 일상으로 파뭍혀 버리기 전에 재빨리 그 순간을 포착해야 한다. 자유로운 연상을 할 수 있도록 마음을 훈련하면, 모든 존재는 언제라도 새로운 의미로서 다가오게 된다.”
-조엘 마이어로위츠-
“쳇 베이커의 음악에서는 청춘의 냄새가 난다”고 무라카미 하루키는 썼다. 쳇 베이커의 우수에 젖은 듯한 목소리는 자신의 상처뿐인 삶을 고백하는 듯 떨린다. 마치 저수지에 피어오른 물안개처럼 몽환적이다. 물가의 석양에 어스름해질 때의 색(色)이 재즈의 색상이 아닐까 싶다. 코발트 블루(Cobalt Blue)에서 더 짙은 검푸른 색. 사진가들이 좋아하는 시간 때가 있다면 아마도 일출이나 일몰시이다. 이때는 태양빛의 색이 다양하게 변할 때이고 “매직 아워(Magic Hour)”라고도 말한다. 특히 황혼의 어둠으로 들어갈 때는 짙은 푸른색으로 촬영된다. 노란빛이나 붉은 빛보다는 푸른색은 사람의 심정을 더욱 멜랑콜리(melancholy)하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쳇 베이커의 음악은 그의 삶만큼이나 멜랑콜리하다. 쳇 베이커를 다룬 영화는 로버트 뷔드로 감독의 <본 투 비 블루>(2015)와 다큐멘터리 영화 <렛츠 겟 로스트(Let's Get Lost)-쳇 베이커의 초상>(1989)이 있다. 쳇 베이커의 대표곡 중 하나인 “My Funny Valentine”, “But Not For Me”, “Time After Time”등과 같은 곡들도 유명하지만, “Let’s Get Lost”은 영화 제목으로, “But Beautiful”은 제프 다이어의 <그러나 아름다운>의 책 제목이다. 그의 음악은 묘한 끌림을 가진다.
“I’m definitely a romantic. I don’t think life is really worth all the pain and effort and struggling if you don’t have somebody that you love very much”
- Chet Baker-
쳇 베이커(Chet Baker)-I fall in love too easily
https://youtu.be/HGnciPMuBdA?si=RnQPw3mJTaKCV5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