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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가 재즈를 만나다

[39장 하나에서 시작한다]

by 노용헌

昔之得一者 天得一以淸 地得一以寧 (석지득일자 천득일이녕 지득일이녕)

神得一以靈 谷得一以盈 萬物得一以生 (신득일이령 곡득일이영 만물득일이생)

侯王 得一以爲天下貞 其致之一也 (후왕 득일이위천하정 기치지일야)

天無以淸 將恐裂 地無以寧 將恐發 (천무이청 장공렬 지무이녕 장공발)

神無以靈 將恐歇 谷無以盈 將恐竭 (신무이령 장공헐 곡무이영 장공갈)

萬物無以生 將恐滅 侯王無以貴高 將恐蹶 (만물무이생 장공멸 후왕무이귀고 장공궐)

故貴以賤爲本 高以下爲基 (고귀이천위본 고이하위기)

是以侯王 自稱孤寡不穀 (시이후왕 자위고과불곡)

此其以賤爲本耶 非乎 (차비이천위본사 비호)

故致數譽無譽 不欲琭琭如玉 珞珞如石 (고치삭예무예 불욕록록여옥 낙락여석)

하늘은 하나를 얻어 맑아지고(天得一以淸), 땅은 하나를 얻어 편안해지고(地得一以寧), 신은 하나를 얻어 영묘해지고(神得一以靈), 골짜기는 하나를 얻어 가득 차게 되고(谷得一以盈), 만물은 하나를 얻어 생장하게 된다(萬物得一以生). 모든 만물은 하나로 시작한다. 나 또한 태어나면서 나의 삶은 시작된다. 내가 하겠다고 마음먹기 시작한 순간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그 시작은 가장 작고 하찮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珞珞如石). 천부경(天符經)에서도, ‘모든 것은 하나에서 시작하나 그 하나는 시작이 없다’(一始無始), ‘모든 것이 하나로 끝나되 그 하나는 끝이 없다’(一終無終一)고 말한다. 도(道)는 모든 것을 하나로 통합한다.


철학적 원자론(原子論)은 그리스 철학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의 원자론(Atomic theory)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데모크리토스(Democritus)의 체계이다. 물질 입자로서의 최소 단위 원자, 그의 이론은 다음과 같다. 우주 전체의 근원은 원자와 허공이며, 다른 모든 것들은 관습적으로 믿어지는 것들이다. 세계는 무수하며 생성하고 소멸한다. 어떤 것도 있지 않은 것에서 생성되지 않으며 있지 않은 것으로 소멸하지 않는다. 데모크리토스는 세상을 ‘있는 부분’(완전하게 채워진 입자, 즉 '원자(atom)')와 ‘없는 부분’(아무것도 없는 빈곳, 즉 '허공 또는 진공(vacuum)')으로 구분하여 그 둘을 모두 중요시 여겼다. 1808년, 영국의 화학자 존 돌턴은 그의 저서 <화학 철학의 새로운 체계>에서 원자론을 발표했다. 그도 또한 원자가 물질의 기본 단위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원자가 더 이상 나눌 수 없다고 가정했지만, 이후의 연구로 원자는 전자, 양성자, 중성자로 구성된 복합구조임이 밝혀졌다. 어쨌든 모든 물질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노자가 말하는 있음과 없음, 원자(有)와 진공(無)과 유사하다.

한스 에이켈붐(Hans Eijkelboom)은 개념미술에 뿌리를 두고 작업하는 사진가이다. 전통적인 어거스트 잔더(August Sander)의 유형학적인 사진, <20세기의 사람들>과는 비슷하면 다르다. 에드 루샤(Ed Ruscha)와 더글러스 휴블러(Douglas Huebler)의 작업과 오히려 닮아 있다. <26개의 주유소>를 기록한 에드 루샤처럼, 한스 에이켈붐은 거리의 사람들의 복장의 패턴들을 수집, 기록하였다. 초기 작업인, <내 옷을 입은 8명>(1973)에서, 그는 자신의 옷을 입은 다른 사람들을 단순히 사진으로 찍었다. 여기에서 출발하여 <포토 노트>, <파리, 뉴욕, 상하이>는 인간 군상들이 조각(slice), 원자(原子)로 표현되고 있다. <Amsterdam by Numbers>(2011)와 <New York by Numbers>(2011)는 숫자가 등장하는 옷을 입은 사람들의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번부터 100번까지 제시하고 있다. 에이켈붐(Eijkelboom)의 숫자 게임은 개념 예술의 규칙-기반(rule-based) 작업 시스템이 항상 알고리즘적(algorithmic)이었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

“<뉴욕의 숫자들New York by Numbers>는 내가 직접 설정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3주 동안, 나는 옷에 숫자가 적힌 사람들의 사진을 찍으며 도시를 돌아다녔다. 이것은 곧 게임이 되었지만, 그 결과는 질서를 찾아, 언뜻 보기에 혼란스러워 보이는 일상 생활에서 엄격한 패턴을 발견하는 것이다.”

-한스 에이켈붐-

찰리 크리스천(Charlie Christian)은 1942년 그의 나이 26세에 결핵으로 요절했다. 짧은 생을 살았지만 그의 기타 독주는 모던 재즈의 기초를 확립했다. 재즈는 솔로연주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베니 굿맨(Benny Goodman) 세션의 하나의 고정된 ‘체제’속에서도, 그의 솔로 연주는 억누를 수 없이 넘쳐흐른다. 1950년대 말에 웨스 몽고메리가 나오기 전까지 그의 연주는 탁월했다. 그가 남긴 연주는 후대의 기타리스트에게 끼친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찰리 크리스천은 일렉트릭 기타를 재즈 밴드의 리드 악기로 사용한 선구자였다. 일렉트릭 기타의 역사는 1930년대에 시작되었습니다. 어드올프 리켄배커(Adolph Rickenbacker)와 조지 비우암(George Beauchamp)은 1931년에 "Frying Pan"으로 알려진 최초의 전기 기타를 개발했다. 1960년대 후반,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는 일렉트릭 기타를 그야말로 혁명적인 방식으로 활용했다. 일렉트릭 기타는 음악의 역사를 바꾼 혁신의 도구로, 시대와 장르를 초월하며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찰리 크리스천의 곡 <Solo Flight>를 재미 커민즈(Jamey Cummins)가 연주하는 영상이다(https://youtu.be/Y9HFl5B68pk?si=SFInm9oaJ9ujOS2Q).

Charlie Christian - Solo Flight

https://youtu.be/xdDqJRiP-2w?si=qiIVsyElTnAIO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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