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

117. 캐논 굿셔터Good Shutter 캠페인

by 노용헌

DSLR과 미러리스, 컴팩트 카메라 뿐만 아니라 누구나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까지 우리는 어디서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러나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진상 사진가들 때문에 눈살 찌푸리기도 한다. 카메라 제조회사인 캐논의 공익 캠페인 굿셔터는 찍기 전에 한 번쯤 생각해보자는 캠페인이다. 굿셔터 캠페인(http://goodshutter.co.kr)은 상황과 환경에 따른 촬영 에티켓을 알파벳 A에서 Z까지로 쉽게 정리해 놓았다.

캐논 굿셔터.jpg


사진의 결과물도 중요하겠지만, 사진기를 드는 순간 사진기는 무기가 된다. 좋은 의미에서의 무기가 될지, 나쁜 의미에서의 무기가 될지는 그 쓰임에 따라 달라지겠다. 좋은 의미에서 무기가 된다면 서로에게 득이 되고 서로가 배려하며 서로가 기쁨을 나누며 공유할 수 있겠지만, 나쁜 의미에서 무기가 된다면 상대를 침해하며 상대를 존중하지 않고 상대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사진 에티켓 Emergency(촌각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에서 사진), Humble(타인의 고통을 이용하여 자기 만족을 채우는 사진), Landmark(촬영 포인트에서 혼자만의 독점하는 행위), Violence(사진 촬영을 위해 파괴적인 행위)등 사실상 알게 모르게 우리는 에티켓의 위배되는 사진을 촬영하지는 않은지 스스로 질문해보아야 할 것이다. 사진은 상대방이 말을 하지 못하는 동물이라도, 무생물인 자연에게도 존중과 배려심이 없다면 그 사진은 나쁜 의미에서의 사진이 될 것이다.


1. 사진가의 욕심

과열 경쟁, 자신만이 사진을 독점하려는 태도에서 비롯된 사진가의 욕심은 여러 상황에서 발생한다. 불필요한 연출과 치장, 그리고 사진가의 메시지보다는 구도와 사진적 기교 등이 자칫 본질에서 벗어날 때가 있다. 화려함이나 특이함을 추구하다보면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은 사라진다. 물론 사진가의 욕심만이 남게 될 것이다. 둥지에서 모이를 주는 어미 새와 입을 벌리는 새끼 새들을 잘 찍기 둥지 주변의 나무를 꺾거나, 어린 새를 둥지에서 꺼내 연출을 하거나 특정 소나무 하나를 찍기 위해 주변 나무들을 베어버린 사진가의 빗나간 탐욕은 사실 사진가의 윤리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열정을 넘어 그릇된 욕심은 사진가의 이기주의, 무개념(나만 찍고 본다)에서 비롯된다. 어떤 현장에서든 불쑥 나타나 맨 앞이든 휘젓고 다니며, 한 인물의 코 앞에서 촬영하는 행태등 마치 특권이라도 가진 듯이, 알고 보면 프레스(press)도 아니고 관계자도 아닌데도 불가피한 행동을 서슴치 않고 하는 행위를 보게 된다. 사진기자들이 몰려드는 상황에서 포토라인을 세우는 것도 이러한 폐단을 줄이기 위해 사진기자들 사이에 그어놓은 선이다.


2. 살롱사진의 폐해

살롱사진은 19세기 후반을 지배한 사진의 형태로, pictorialism이라하여 회화주의를 표방한 예술을 말한다. 1902년 스티글리츠는 살롱사진과는 독자적인 ‘사진분리파’ 운동을 펼치며 스트레이트한 사진을 선언했고 리얼리즘 사진과는 달리 연촛점이라든지, 고무인화등 예술지향적인 사진을 추구했다. 사진을 기계적인 과정이 아닌 하나의 예술로서 인식하고, 사진을 평가하려는 움직임은 1892년 런던에서 결성된 링크드링(Brotherhood of the Linked Ring) 협회에 의해 살롱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고, 그들은 해마다 살롱이라고 부르는 정기적인 전시회를 통해서 사진의 독자적인 예술성을 인정받고자 했던 것이다.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사진이 고급예술이라는 명분아래 살롱느낌의 유행과 분위기는 대중화된 현대가 되면서 아마추어들의 열광적인 사랑을 받았다고 할수 있을지 모르겠다. 많은 사진전에 등장하는 사진들은 어찌보면 살롱사진이 대부분인 것이 사실이다. 살롱사진은 회화적인 분위기외에도 구도와 형식에만 치우친다. 예쁜 사진을 우리는 달력사진, 이발소사진이라고 폄하해서 부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림같은(picturesque) 예쁜 사진에 열광한다. 굿셔터 캠페인에서처럼, 아름다운 동강 할미꽃을 사진으로 밖에 볼수 없다면 우리는 더 이상 아름다운 장면을 볼수 없을 것이고(Flower), 사진을 잘 찍는 법보다 교감하고 준중하는 법부터 배우는 것이, 아름다운 사진의 시작(Selfie)일 것이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그 모습을 촬영하지 않고 예쁘게만 찍으려고 하는지 다시금 생각하고(Violence), 욕심 때문에 자연에 상처주지 않으며, 사진의 가장 큰 매력은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담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Was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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