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라이오넬 슈라이버의 <케빈에 대하여>

영화 <케빈에 대하여> 2012년

by 노용헌

평행선을 달리는 엄마와 아들로 인해 빗나간 한 가족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그린 라이오넬 슈라이버의 소설 『케빈에 대하여』. 연기파 배우 틸다 스윈튼과 독특한 연출로 유명한 린 램지 감독의 영화 《케빈에 대하여》의 원작으로, 세계적인 권위의 여성 문학상인 오렌지 상을 수상했다.

케빈에 대하여 01.jpg

바로 거기서 지금 내가 하려는 얘기가 벌어졌어. 비로소 난 당신이 내게 항상 가르쳐주려고 했던 걸 배우게 된 것 같아. 내 나라가 알제리만큼이나 진기하고 심지어 위험하다는 사실을 말이야. 난 유제품 통로에 있었어. 많이 살 생각도 없었고, 사지도 않을 거였지. 요즘엔 파스타를 먹은 적이 없어. 당신이 없어서, 갖고 있던 그릇도 거의 다 치워버렸지. 난 당신의 식욕이 그리워.

지금도 난 사람 속으로 들어가는 게 두려워. 유럽 사람들의 말마따나 ‘역사의식이 실종된’ 걸로 유명한 이 나라에서, 당신은 내가 미국의 기억 상실증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고 했지. 하지만 난 그렇게 운이 좋진 않았어. 1년 8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이 ‘공동체’에서 그때를 잊었다는 신호를 보여주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으니까. 그래서 식량이 떨어질 때마다 난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해. (P11)


그래서 난 잠옷 차림으로 옆문을 통해 정문으로 돌아갔어. 이웃의 예술 작품을 접하면서 난 내 얼굴이 <뉴욕 타임스>가 재판에서 묘사했던 ‘무표정한 가면’과 똑같다는 걸 알 수 있었지. 타임스보다 더 불친절했던 <포스트>는 줄곧 내 인상을 ‘거만’하게 묘사했고, 우리 지역의 <저널 뉴스>는 그보다 더 지독했어. ‘에바 캇차두리안의 돌처럼 차가운 무자비함 때문에 그 여자 아들이 잉크통에 돼지꼬리를 집어넣는 것만큼이나 어처구니없는 짓을 저지르게 됐는지도 모른다.’ 내가 법정에서 눈을 가늘게 뜨고 어금니로 뺨을 빨아들이고 꼿꼿하게 있었던 건 인정해. 기억 나. 그때 난 당신의 터프 가이 좌우명 중 하나만 생각하고 있었지. ‘식은땀 흘리는 모습을 보이지 말자.’ 하지만 프랭클린, ‘거만’하다니? 난 그때 울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었던 거야. (P20-21)


우린 얼마나 자신을 보호하며 살고 있는지! 미래에 벌어질 수 있는 철두철미한 검토가 내게 선명하게 다가오더군. 엄마는 예쁘지 않았어? 엄마는 용감하지 않았어? 우와, 그 무서운 나라들을 엄마 혼자 돌아다녔단 말이야! 늦은 밤 내 자식들이 자기 엄마에 대해 명상하고 있는, 섬광처럼 스쳐 지나간 장면들 속엔 엄마에 대한 흠모만 선명하고 엷게 비춰졌을 뿐, 내가 내 엄마한테 했던 것 같은 야만스런 정밀 분석은 없었어. 엄마는 가식적이지 않아? 엄마 코는 너무 크지 않아? 엄마가 착취하고 있는 여행가이드들은 너어무 지이루해. 심각한 사실은, 자식의 부모 흠잡기가 치명적일 정도로 정확하다는 거야. 부모는 항상 자식 가까이 있고, 자식을 믿고, 기꺼이 자식에게 자신을 드러내니까. 그래서 자식이 부모한테 이중 배신을 할 수 있는 거야. (P47)

케빈에 대하여 02.jpg

플로리다의 이번 카니발에선 화형대가 뽑힐 기미가 보이질 않아, 사무실은 화장을 떡칠한 주 공무원을 상대로 들고 일어날 태세고, 잔뜩 긴장한 몇몇 동료들은 ‘헌법적 위기’를 예상하고 있어, 일일이 지켜보지는 않았어도 난 의혹을 갖게 돼. 판매대에서 서로에게 격분하다 식당에서 아무 말도 없이 밥을 먹는 직원들을 보다보면, 내 머릿속엔 저 사람들이 얼마나 불안하게 느낄까가 아니라 얼마나 안전하게 느낄까 하는 생각이 떠오르지, 오로지 안전하다고 느끼는 나라에서만 정치적 혼란을 오락거리로 감당할 수 있어.

하지만 대학살을 눈앞에서 겪었던 살아있는 기억을 갖고 있는 --당신이 이 얘기를 지겨워한다는 거 알아-- 아르메니아 미국인들에게 우리 동포가 안전하다고 당당히 느끼기는 힘들어. 내 인생에서 약분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종말론적 세계관이야. 나는 1945년 8월에 태어났어. 두 개의 독버섯이 지나간 자취가 우리 모두에게 지옥이란 이런 곳이란 걸 경고하던 때였지. 케빈은 불안한 카운트다운을 하던 1984년에 태어났고, 당신은 그때를 너무나 두려웠던 시기로 떠올릴 거야. 나는 조지 오웰의 독단적인 제목을 마음에 아로새긴 사람들을 비웃었지만, 바로 그 숫자가 나를 독재정치의 시대로 인도했어. 그리고 1999년, 미리 세상의 종말을 예견했던 그해, 목요일이 일어났지, 종말이 일어나는 대신.

지난번 편지 이후, 나는 내 정신의 다락방에서 모성애에 대한 내 의구심의 뿌리를 찾아 헤맸어. 그게 아니란 걸 알면서도 난 두려움에서 비롯된 심란함을 떠올렸지. 내가 만약 부모가 돼서 안 좋은 점들의 목록을 만들었다면, 거기에 ‘아들이 살인자가 될 지도 모른다’란 말은 절대 등장하지 않았을 거야. 그보단 이런 것들이 등장했겠지. (P49-50)


대량복제, 대중적 인기가 반드시 그것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라는 것. 그 순간에도 그 모든 것들은 그 자체로서 자신을 진귀하게 만든다는 것. 당신은 현재시제가 지닌 맛을 좋아했고, 내가 만났던 어느 누구보다 현재시제의 모든 구성 성분이 순식간임을 인식하는 사람이었어.

그리고 그건 당신이 이 나라에 대해 가진 관점이기도 했어. 이 나라가 영원히 지속되지 않으리라는 것. 물론 이 나라는 제국이었지만,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고도 제국이 된 나라였어. 역사는 제국들로 구성되고, 미국은 단연코 이 지구를 지배했던 가장 위대하고, 가장 부유하고, 가장 정의로운 제국이었지. 필연적으로 이 나라도 언젠가는 쓰러질 거야. 모든 제국들이 그랬으니까. 하지만 당신은 우리가 운이 좋다고 했어. 지금까지 시도됐던 것 중에 가장 매력적인 사회적 실험에 참여했으니까 말이야. 물론 이 나라도 완벽하지는 못하다고, 당신은 성급히 덧붙였어. 케빈이 태어나기 전, 당신이 애들한테 ‘문제가 있는’게 당연하다고 말했을 때 내가 목격했던 것과 똑같이 경솔하게 말이야.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 미국이 무너진다면, 경제적으로 붕괴되거나 침략을 당하거나 또는 사악한 것에 의해 타락한다면, 당신은 울 거라고 했어. (P68)

케빈에 대하여 03.jpg

그래, 난 채덤에 갔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지. 다행히 2주마다 가는 클레이버랙 소년원의 면회 시간은 매우 엄격해서, 한 시간 뒤나 그다음 날에 가는 건 생각조차 할 수 없어. 난 정확히 11시 30분에 집에서 출발해, 매달 첫 번째 토요일. 두 번째 점심시간이 끝나는 2시에 시작되는 면회 시간에 딱 맞춰서 도착해야 하거든. 나는 그 아이를 보는 걸 두려워하거나, 그보다 더 있을 수 없는 일로 그 아이를 보고 싶어 죽겠다는 식의 감정에 빠지지 않아. 난 그냥 가는 거야.

당신은 놀라겠지. 그건 당신한테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그 앤 내 아들이고, 엄마라면 감옥에 있는 아들을 찾아가는 게 당연한 거니까. 난 엄마로서 한없이 많은 결함을 가진 사람이지만, 규칙은 항상 지켰어. 오히려 부모의 불문법 조항을 잘 지킨 것이 내 결함 중 하나였지. 그 결점은 민사 재판에서 드러났어. 신문 위에 내 모습이 너무나 강직해 보여서 나 자신도 끔찍할 정도였지. 메리의 변호사 빈스 맨시니는 법정에서 내가 공판 중인 아들을 충실하게 방문한 게 부모로서 도리를 다하지 않아 고소당할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라며 나를 비난했어, 그는 내가 단지 자신의 동작을 살피며 배역을 연기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지. 당연히 법률적 문제에는 미묘함이 개입할 여지가 없는데도, 맨시니는 내 방문에 연극적 요소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제기했어. 그는 내가 좋은 엄마라는 걸 입증하려고 하기 때문에,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으면 방문이 뜸해질 거란 주장을 펼쳤지. (P70-71)


내가 아들의 채식 여부를 신경 쓰는 충실한 엄마 역할에서 벗어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던 반면, 우린 아직도 사이코패스를 자처하는 케빈의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두고 씨름하고 있어. 문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아들 옆을 지키려는 엄마로서 내 역할이 결국엔 모욕적이었던 반면 --그건 생각 없고, 비이성적이고, 맹목적이고, 몹시 감상적인 거라서 난 감사히 그 옷을 벗어버렸지-- 케빈은 만사를 조용히 지나가게 하라는 자신의 클리셰를 지속할 수 있는 엄청난 힘을 갖게 되었다는 거야. 케빈은 자기가 내 집에서 자기 접시를 반드시 설거지해야 하는 예속된 존재였다는 걸 나한테 고집스럽게 증명하려고 하는 것 같아. 하지만 이제 캐빈은 <뉴스위크? 표지를 장식하는 유명인사가 됐어. 마찰음이 많은 케빈 캇차두리안 --타블로이드에는 잠비아의 케네스 카운다처럼 ‘KK'로 표기되는-- 은 모든 주요 네트워크 뉴스앵커들의 혓바닥을 쯧쯧 차게 만들지. 심지어 그 아인 신체적 처벌과 소년 사형, 브이칩(텔레비전에서 섹스, 폭력물을 제어하는 컴퓨터 칩)을 새롭게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촉발하면서 국제 의제를 세우는 데도 관여했어. 교도소에서 케빈은 자기가 허세를 떨지 않는데도 자기보다 경범죄를 저지른 동료 청소년들이 자신에게 경탄한다는 사실을 나한테 알려주고 싶어 해. (P73)

케빈에 대하여 04.jpg

얼굴에 점이 진흙처럼 박힌 간수가 면회 시간 종료를 알렸어. 단 한 번도 시계를 보지 않고 면회 시간을 다 써버린 건 이번이 처음이었지. 우리는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일어섰고, 나는 면담을 봉하듯 “2주 뒤에 올게.”라고 중얼거렸어. 그때 난 케빈이 날 똑바로 쳐다보는 걸 알았어. 평소엔 항상 옆을 비스듬히 보던 애가 말이야. 난 멈칫했고, 불안했지. 왜 난 단 한 번도 케빈이 날 똑바로 봐주기를 바라지 않았을까?

내가 코트를 만지작거리는 걸 멈추자 케빈이 말했어. “당신은 착한 척하는 이 방문으로 이웃을, 간수를, 예수를, 노망난 엄마들을 기만하겠지만 날 기만하진 못해. 그렇게 해서라도 훌륭해지고 싶으면 계속 그렇게 해. 하지만 나한테 엉덩이를 들이밀 생각은 하지도 마.” 그리고 덧붙였어. “난 당신이 싫으니까.”

난 아이들이 항상 그렇게 말한다는 걸 알아. 난 네가 싫어. 난 네가 싫어! 눈물을 짜면서 말이야. 하지만 케빈은 열여덟 살이 다 됐고, 그 애 말엔 흔들림이 없었어.

난 무슨 말로 받아쳐야 하는지 알고 있었어. 그 아이가 진심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건 네 진심이 아니란 걸 알아. 또는 ‘좋든 싫든, 그래도 난 너를 사랑한다, 아들’ 이렇게 말이야. 난 보통 때와는 다르게 온화한 날씨의 12월 오후, 버스 화장실 냄새가 풍기는 야한 색깔의 과열된 방 안에 애정 어린 대사가 고명처럼 내려앉을 거란 걸 눈치챘어. 그래서 난 정보 제공자와 똑같은 어조로 말했지. “나도 자주 널 미워해. 케빈.” 그리고 홱 돌아섰어. (P77)

케빈에 대하여 11.jpg

“왜 하필 내 차례에서 그래? 당신은 미국 남자들을 공처가라고 생각하잖아. 워크숍에서 찔찔 짜는 계집애 같은 무리라고 불만을 터뜨려놓곤.”

난 팔짱을 꼈어. 동맥이 툭 불거져 나오더군. “우리 아버진 디에르-에즈-조어 강제 수용소에서 태어나셨어. 그 수용소는 질병에 속수무책이었고, 미국인들한텐 먹을 것도, 심지어 물도 없었지. 그런 곳에서 아기가 살아남았다니, 놀라운 일이지 않아? 아빠의 세 형제는 죽었는데 말이야. 할아버지는 총살되셨고, 엄마의 대가족 중 3분의 2는 전해줄 얘기도 남기지 못할 정도로 깔끔하게 정리됐어. 강요해서 미안해. 하지만 앵글로 색슨족은 결코 위험에 처한 종족으로 보이지 않아. 내 조상은 조직적으로 몰살됐는데 아무도 그것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하지 않는다고. 프랭클린!”

“백만 하고 50만 명!” 당신이 거친 손짓으로 맞장구를 쳤지. “1915년 터키 사람들이 아르메니아 사람들한테 했던 짓에서 히틀러가 홀로코스트의 영감을 받았다는 걸, 당신 알았어?”

난 눈을 흘겼어.

“에바, 당신 오빠한텐 자식이 둘이고 미국 한곳에만 아르메니아인 백만 명이 살아. 아무도 사라지지 않을 거야.” (P102)


군종 속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비극 --노예제, 근친상간, 자살사건--을 절대 잊지 않는 수많은 우리 이웃처럼, 난 겉으로만 내 어깨 위에 놓인 윤리적 부스러기들에 호들갑을 떠는 척했어. 비극은 비축되지 않는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훼손당해 본 적이 없는 사람, 잘 먹고 만족하며 살았던 사람만이 디자이너 재킷처럼 고통을 갈망할 뿐이야. 내가 내 이야기를 구세군에 기증했기 때문에, 색깔을 필요로 하고 유행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여자가 그 이야기를 입을 수 있게 된 거고.

이름? 난 단지 아기를 내 걸로 만들고 싶어 했던 거 같아. 난 무단 도용된 것 같은, 그 설명하기 힘든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지. 초음파 검사를 하고 라인스타인 박사가 손가락으로 모니터에 있는 종잡을 수 없는 덩어리를 가리킬 때도 난 생각했어. 저게 누구지? 내 살갗 바로 아래 있는데도 아주 멀리 있는 다른 세상에서 헤엄을 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으니까. 태아에게도 감정이란 게 있을까? 하지만 케빈이 열다섯 살이 됐을 때도 그 질문을 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할 수 없었어. (P105)

케빈에 대하여 05.jpg

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대충 만들어진 스펙트럼에서 자신의 자질과 관계 있는 현재의 계층구조에 자리를 잡게 된다는 이론을 세웠어. 그들이 그 자리에 있는 것을 얼마나 좋아하느냐가, 그들이 살아남느냐의 여부를 정확하게 좌우하지. 그런데 케빈은 자기 자리를 싫어했던 것 같아. 난 케빈이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너무나 싫어했고, 그 계층에서 떨어지기를 바랐다고 생각해. 어쩌면 케빈은 수태되기 전부터 정신적 기억의 발자취를 간직하고 있었던 건지도 몰라. 그리고 영예로운 무효는 케빈이 내 자궁에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바랐던 것인지도 모르고. 케빈은 아무도 자기와 상의하지 않고 자기를 침대에 갖다놓는 것에 대해 갈수록 더 분노하는 것처럼 보였고, 침대에 놓인 그 어떤 것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어. 케빈은 내가 본 아이들 중에 가장 호기심이 없는 아이였지. 생각할 때마다 몸서리를 치게 되는 몇 가지 예외만 제외하면. (P147)


“아주머니가 밖에 나가 있는 동안 아저씨는 외로웠을 거예요. 그런데 아주머니가 또 여행을 떠나기 시작하면, 게다가 저까지 여기 없으면, 케빈이 쉬하는 걸 봐줄 사람은 아저씨 밖에 없을 거예요. 미국에선 아빠가 살림을 하고 엄마가 일을 하는 일은 절대 없잖아요.”

“이런 미국인도 있고, 저런 미국인도 있어. 프랭클린은 그런 타입이 아니야.”

“하지만 아주머니는 회사 전체를 운영하잖아요. 물론 아주머니는 해낼 수......”

“재정적인 면에서만 그래. 한 남자의 아내가 포춘 잡지에 프로필을 올릴 정도인데 남편은 맞은편 페이지에 나오는 광고의 로케이션 스카우트 담당자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어.”

“아저씨는 아주머니가 1년에 다섯 달 정도 여행을 한다고 하셨어요.”

“맞는 말이야.” 내가 무겁게 대답했지. “기간을 줄여야 할 거야.”

“있잖아요. 케빈이 아주 조금 까다로운 걸 아줌마가 아실 거예요. 케빈은 음, 쉽지 않은 아기예요. 크면서 나아지는 아이도 있지만.” 시오반은 냉혹한 추측을 했어. “때론 그렇지 않은 아이도 있어요.” (P160)

케빈에 대하여 06.jpg

하지만 난 드림 하우스에 대한 이론을 갖고 있어. ‘판단력 부족’이 무모한 실수와 값비싼 장식 건물 그 두가지를 의미한다는 것엔 충분한 이유가 있지. 왜냐하면 난 제대로 작동되는 드림 하우스를 단 한 번도 본적이 없었거든. 우리 집처럼 작동을 하는 드림 하우스가 가끔 있기는 해. 비록 완전무결한 재해 역시 그와 마찬가지로 작동하지만. 당신이 오크 나무 널빤지에 얼마나 많은 돈을 쏟아 부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문제는, 역사가 없는 집은 어느 관점에서 봐도 천박하다는 거야. 그런 게 아니라면 문제는, 아름다움 자체의 본성, 즉 놀라울 정도로 찾아내기 힘든 우수함이자 노골적으로 구입하기 힘든 것에 기인했던 것처럼 보이겠지. 그런데 그 아름다움이란 것이 엄청나게 쏟아 부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달아나버렸어. 아름다움은 대충하는 것들에 상을 내리고, 무엇보다 변덕스럽게 우연히 왕림하시지. 여행을 다니면서 난 초현실주의가 주장하는 파운드 아트의 추종자가 됐어. 다 허물어져가는 1914년 총기 공장을 비추는 한 줄기 빛, 겹겹이 닳아 벗겨지면서 묘한 매력이 살아있는 팬티멘토(제작 도중에 변경하여 뭉개버린 형상이나 터치가 어렴풋이 남은 자취, 또는 아련하게 나타나는 원래 형태) 콜라주로 바뀌어버린 코카콜라, 시보레, 버마셰이브 면도크림의 광고판, 그리고 햇빛에 잘린 채 펄럭거리고 있는 창가 커튼과 방 안의 빛바랜 쿠션들이 의도하지 않게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할인된 가격의 펜션 같은 거 말이야.

그런데 혼동을 했는지, 기둥에서 기둥으로 연결되는 이 글래드스톤 제너두(이상적이고 아름다운 곳)가 못 견디게 단조롭고 실망스러운 것으로 내 앞에 나타났어. 건축업자들이 경비를 줄이고, 오만한 건축가가 공들인 계획을 제멋대로 바꿔버렸던 걸까? 아니, 그렇지 않아. 고통스러울 정도로 무표정한 부엌 찬장에 이르기까지, 그 환각적인 디자인은 주인의 마지막 단어 하나까지 그대로 따른 거였으니까. 펠리세이드 퍼레이드 무덤 창조자의 의도를 한 치도 거스르지 않았기 때문에 그 집이 그렇게 우울한 곳이 되었던 거야. (P210-211)


진실은, 내가 법정에서 언급했던 보호하는 부모의 자만이 ‘우리를 봐, 우린 책임감 있는 수호자야’라고 말하는 것을 넘어섰다는 거야. 우리의 금지는 우리의 자존감을 방어하기도 해. 또한 그것은 우리 어른들 모두가 가입자라는 생각을 강화하지. 자만심 때문에 우린 ‘순진한 사람들’을 위해 그들에게 숨겨야 한다는 맹세를 하고, 영혼을 산산조각 내는 탈무드의 불문율에 접근하게 된 거야. 순진한 자의 신화를 이용해서 우린 우리 자신의 신화를 점검하지. 아마도 우린 자신의 얼굴에서 공포를 봤을 거야. 태양의 맨눈을 보기라도 한 것처럼, 사납게 날뛰는 부패한 생명체 때문에 물집이 생기기라도 한 것처럼, 심지어 우리 자신이 수수께끼라도 된 것처럼 말이야. 폭로된 사실만 모두 합쳐서 할 수만 있다면 우린 운명의 시곗바늘을 과거로 돌리겠지. 하지만 다들 이런 끔찍한 규율을 알게 된 데다 아무도 자비롭도록 재미없는 어린 시절의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아. 그리고 이런 무겁고 어두운 총명함을 떠받드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에겐 말랑말랑한 머리의 난쟁이들이 그 깊은 구렁을 보지 못하도록 막는 게 최고의 목적이 되지. 그 희생이란 알랑거리면서도 비극적이야. (P232-233)

케빈에 대하여 07.jpg

“모든 게 항상 엄마 잘못이에요, 안 그래요?” 코트 자락을 모으며 여자가 부드럽게 말했어. “남자애가 못되게 구는 건 엄마가 술에 취했거나, 아님 마약 중독이기 때문이에요. 엄마가 아들을 제멋대로 자라게 놔두고, 잘못한 걸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이죠.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엄마는 한 번도 집에 없었거든요. 그런데 아이 아빠가 술주정뱅이거나,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집에 없었다고 말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어요. 그리고 아무도 그 아이가 그냥 처음부터 빌어먹을 나쁜 놈이라고 말하지 않죠. 그런 실없는 얘기는 절대 믿지 마요. 사람들이 하는 기운 빠지는 얘기에 절대 휘둘려서는 안 돼요.”

“로레타 그린리프!”

“엄마가 되는 건 힘든 거예요. 아무도 ‘임신하기 전에 반드시 완벽해져야 한다’고 말하는 법을 통과시키지 않았어요. 난 부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확신해요. 이렇게 멋진 토요일 오후에 이런 쓰레기장 같은 곳에 있잖아요? 아직도 당신은 노력하고 있어요. 이젠 당신 자신을 돌봐요, 부인. 그리고 다신 그런 말도 안 되는 얘기 하지 말아요.”

로레타 그린리프는 내 손을 잡고 꼭 쥐었어. 내 눈은 갑자기 뜨거워졌지. 나도, 그녀의 손을 꼭 쥐었어. 너무 세게, 너무 오래 쥐어서 그 여인은 내가 자기를 못 가게 하려는 걸로 알았을 거야. (P261-262)

케빈에 대하여 12.jpg

난 힘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거야. 신화는 가정 조직에서 부모가 균형이 맞지 않게 힘을 부여받았다고 지적해. 근데 난 잘 모르겠어, 자식들? 그 애들은 처음부터 우리 가슴을 무너지게 만들 수 있지. 우리를 수치스럽게 만들 수 있고, 파산하게 만들 수 있어. 그리고 난 그 애들 때문에 우리 자신이 태어나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게 될 수도 있다는 걸 개인적으로 증명할 수 있어. 그럼 우린 애들한테 뭘 할 수 있지? 영화관에 가지 못하게 하는 거? 하지만 어떻게? 자식이 용감하게 영화관 문으로 향하는 것을 우리가 무슨 수로 막지? 더러운 진실은, 부모가 정부(政府)와 같다는 거야. 우린 우리의 권위를 협박을 통해 유지하고 있어. 공공연한 또는 무조건적인 물리적 힘으로 말이지. 자식이 우리의 말을 따르는 건, 까놓고 말해 우리가 그 아이의 팔을 부러뜨릴 수 있기 때문이야. (P315)


오늘 난 케빈의 멍이 든 왼뺨과 부풀어 오른 윗입술, 딱지가 앉은 손가락 마디를 보고 괜찮으냐고 물었어. 그 앤 면도를 하다 베인 거라고 대답했지. 철창에 갇혔을 때, 상대로 하여금 믿기 힘든 대답을 하는 건 본인에게는 우스개 장난일지 몰라. 내게 안에서 겪는 고역을 접하지 못하게 하면서, 그 애는 감지할 수 있는 즐거움을 누렸지. 내가 뭐라고 그 아이의 몇 안 되는 즐거움을 방해할 수 있겠어. 난 그 문제에 대해 더는 묻지 않았어. 나중에 우리 아들을 보호하지 못한 것에 대해 감옥 관계자들에게 불만을 털어놓을 수는 있겠지.

하지만 케빈 자신이 또래 아이들에게 가한 짓을 생각하면, 그에 대한 대가로 생긴 찰과상 몇 개에 이의를 제기하는 건 강퍅하기 이를 데 없는 행동 같았어.

서두는 그 정도에서 멈췄어. 난 방문할 때마다 그 애를 편안하게 해주는 일에 점점 무심해졌지. 그 앤 오로지 날 당황스럽게 만드는 데 온 노력을 기울이니까. (P373)


맞아, 오늘 난 그 아이를 화나게 만들려고 했어. 난 그 애가 우리 시대의 깊고 어두운 수수께끼가 아니라, 저능한 짓으로 세상의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함으로써 자신을 초라하게 느끼도록 만들 생각이었어. 케빈이 악의 화신으로서 한 번 대중의 고개 숙임을 받을 때마다, 그 앤 더 크게 부풀어 올랐으니까. 그 아이의 명령 --허무주의, 도덕부재, 타락, 퇴보 또는 모독--을 따르는 쪽으로 방향을 튼 각각의 비방들은, 과거 내 치즈 샌드위치가 했던 것보다 훌륭하게 거죽만 붙은 그 아이의 뼈대를 육중하게 만들었어. 그 아이의 영향력이 커지는 건 놀랄 일도 아니야. 매일 아침 세상의 모든 진심어린 비난들을 먹고 있잖아. 하지만 난 그 애가 자신을 불가해한 존재, 세대 간 불만의 강화된 풍자로 느끼지 않았으면 해. 그 아이의 조잡하고, 형편없고, 새로울 것 없는 싸구려 스턴트의 비도덕적 사항들이 오늘날 통제받지 않는 젊음의 웅장한 장막처럼 은폐되는 것 역시 허락하고 싶지 않고 말이야. 난 그 애가 자신을 또 하나의 비참한 존재, 그냥 바보 같은 아이로 느꼈으면 좋겠어. 어리석은 사람, 징징거리고 불평이나 늘어놓는 하찮은 사람으로 느끼기를 바라.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저버리고 싶지 않은 것은 내 수많은 나날들. 모든 날들이야. 그런데 난 무엇이 저 남자아이를 움직이게 만들었는지 알아내는 데 그 시간들을 허비하고 있어. (P383-384)

케빈에 대하여 08.jpg

물론, 대부분의 아이들은 강탈하기를 좋아해. 찢어버리는 게 만드는 것보다 쉬운 법이야. 그건 목요일을 위한 준비가 아무리 힘들다 해도, 그 사람들을 친구로 만드는 것만큼이나 까다로울 순 없었을 거란 말이야. 그러니까 전멸은 일종의 게으름이기도 해. 하지만 그건 여전히 대리 만족을 제공하지 --나는 파괴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그리고 사람들 대부분에게 건설은 엄격하고, 집중적이고, 단단하게 여겨지는 반면 약탈은 해방감을 제공하지.

버리는 것을 긍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선 지극히 예술가가 되어야 해. 그리고 파괴에는 소유권이 있는데, 그건 바로 친밀함이야. 파괴에도 책정(策定)이 있다는 뜻이야. 그런 식으로 케빈은 데니 코빗과 로라 울포드를 자기 품에 꼭 껴안고 그들의 심장과 취미들을 모두 빨아들였어. 파괴는 욕심보다 조금 복잡한 것에 지나지 않는, 오판에서 비롯된 일종의 서투른 탐욕의 자극을 받는 건지도 몰라. (P386)

케빈에 대하여 13.jpg

만약 아이 없이는 살 이유가 없다면, 어떻게 한 아이와 살 이유는 있는 거지? 한 인생을 그것에 뒤따르는 인생을 갖고 대답하는 것은, 결단의 책임을 다음 세대로 옮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야. 그 이동은 비겁하게 그리고 잠재적으로 무한 지체에 이르게 될 테지. 당신 아이들의 대답 역시 짐작컨대 자식을 낳는 것.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자신의 막연함을 자식들에게 떠맡기는 게 될 거야.

내가 이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케빈이 당신의 커다란 질문을 대답해줄 거라. 그 애가 어릴 적부터 당신의 환상적 기대를 감지할 수 있을 거라 당신이 기대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어떻게 알았냐고? 작은 것들로 알 수 있지. 당신 목소리의 공격적인 원기 왕성함 말이야. 그러나 그 밑에선 수줍은 절망이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어. 당신의 맹렬한 포옹을 받으며 그 앤 질식을 발견했을지 몰라. 당신은 그 아이의 처분에 자신을 맡기겠다는 결심으로 주말마다 덱을 치웠지. 난 자기 부모가 그런 식으로 바쁘기를 자식이 바랄 거 같지 않아. 자신의 보잘것없는 요구로 부모가 모든 스케줄을 정리하는 걸 원치 않는다 말이지. 아이들은 부모에게 다른 일, 중요한 일, 때론 그들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어 해.

아이를 방치하란 말이 아니야. 하지만 케빈은 그저 작은 남자아이에 불과했고, 자기 아빠를 좌절시켰던 커다란 질문에 혼자 대답해야 했어. 새로 도착한 아이에게 그렇게 큰 짐을 지우다니! 더 심각한 건, 아이들도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내가 그들의 종교적 취향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에 철저하게 각기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거야. 셀리아는 내 쪽에 가까웠어. 포옹, 크레용, 쿠키 등을 물릴 때까지 탐닉했지. 그에 비하면 케빈은 거의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는데, 이제야 난 그 아이가 영적으로 굶주려 있었다는 걸 깨달았어. (P398-399)


“그것도 자기가 해야 할 임무를 완수하면서 반항을 하죠. 아주 똑똑한 아이예요. 하지만 그 애 눈을 보고 있으면 케빈이 분노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왜 그런 걸까요?”

“음, 여동생이 태어났을 때 아주 불행해했어요..... 하지만 그건 7년 전 얘기죠. 사실 그 앤 동생이 태어나기 전에도 행복하지 않았어요.” 내 발언은 갈수록 침울해졌어. “우린 상당히 부유한 편이에요. 아시겠지만, 집도 아주 크고요.....” 난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지. “우린 그 앨 버릇없는 아이로 키우지 않으려고 애썼어요. 하지만 그 애한텐 모자라는 게 없었죠. 케빈 아빤 그 아일 좋아하다 못해 사모했죠. 거의 심각할 정도로요. 작년 겨울 여동생한테 자신이 연루된 사고가 일어났는데, 그 앤 별로 괴로워하지 않는 눈치예요. 아니 하나도 괴로워하지 않아요. 그것 말고 선생님께 말씀드릴 수 있는 그 아이의 심각한 트라우마나 박탈감으로 인한 고통은 없어요. 우린 잘 살고 있으니까요, 안 그래요?”

“어쩌면 그것 때문에 분노하는 건 아닐까요?”

“왜 부유한 것 때문에 화를 내죠?”

“늘 그대로인 상황이 그 아일 미치게 만들 수도 있어요. 커다란 저택, 좋은 학교. 전 어느 면에서 그것이 요즘 아이들한테 매우 힘들 거라고 생각해요. 이 나라의 바로 그 번영이 부담이 되고 막다른 길목에 다다른 거예요. 모든 게 다 잘되고 있어요. 그렇죠? 최소한 백인에다 중산층이라면 말이에요. 하지만 그것 때문에 젊은이들이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로 여기게 되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아요. 마치 그들에게 더는 할 일이 없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말이죠.”

“잡아떼는 거 말고는요.”

“네, 역사는 반복되니까요. 그건 아이들 문제만은 아니예요.” (P514-515)

케빈에 대하여 09.jpg

난 민사법원에서 눈동자가 작은 판사가 피고에게 유리한 판결을 고지식하게 발표하던 순간을 절대 잊을 수 없을 거야. 그 순간에 분명 안도할 거라 기대했는데, 난 그러질 못했어. 내가 발견했던, 내 모성애에 대한 대중의 옹호는 내게 아무 의미도 없었으니까. 설사 있다 해도 그건 날 화나게 만들 뿐이었지. 아마 우리 모두 집으로 돌아갔어야 했나 봐. 그럼 난 구원받는 느낌이 들었을 거야. 하지만 난 평소대로 집에 가서 흉측한 기분을 느낄 거고, 평소대로 적막할 거고, 평소대로 더러울 거란 걸 알았지. 난 깨끗하게 몸을 씻고 싶었지만, 법원에서의 경험은 가나의 호텔방에서 보냈던 그 땀나는 모래알 같은 오후를 너무 많이 닮아 있었어. 난 샤워기를 트는 순간 수도관이 꺼진 걸 알게 됐지. 경멸적으로 똑똑 떨어지는 녹물만이 법이 내게 제공한 세례였던 거야.

판결에서 내게 최소한의 만족을 줬던 측면은, 내가 소송비용을 다 댔다는 사실이었어. 그 여자 판사는 메리 울포드 사건에 대해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겠지만, 이전부터 날 아주 많이 싫어하고 있었지. 핵심 집단들의 노골적인 적대감은 --데니 코빗에게 물어보길-- 많은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어. 재판 내내 난 내가 인정머리 없는 인간으로 만들어진 것을 알게 됐어. 난 절대 울지 않기로 나 자신을 단련시켰지. 난 물속에 처박힌 법적 책임이라는 부패한 목적을 위해 당신과 셀리아를 이용하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내 아들이 학급 친구들뿐만 아니라 내 남편과 내 딸을 죽인 사실은 관심을 받지 못했던 거고, 내 번호를 약화시키실 의도가 아니었을 거란 걸 알지만, 근간에 내 비참했던 글로체스터 방문을 토대로 한 당신 부모님의 증언은 재앙이었지. 우린 자기 아들을 ‘좋아하지 않는’ 엄마를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저기요, 저도 그런 엄마는 좋아하지 않아요! (P609-610)

케빈에 대하여 14.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히가시노 게이고의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