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보네거트의 <챔피언들의 아침식사>

영화 <챔피언의 아침> 1999년

by 노용헌

영화 <챔피언의 아침>(Breakfast Of Champions)은 미국에서 제작된 앨런 루돌프 감독의 1999년 코미디 영화이다. 커트 보니것 2세의 1973년 소설 Breakfast of Champions에 기반을 둔다. 브루스 윌리스 등이 주연으로 출연하였고 데이빗 블로커 등이 제작에 참여하였다. 제49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 출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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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들의 아침식사’라는 표현은 제너럴 밀스사에서 만든 아침식사용 시리얼 상품의 등록 상표다. 동일한 표현을 이 책의 제목으로 삼긴 했지만 제너럴 밀스사와 제휴를 맺었다거나 그들의 후원을 받았음을 알리려는 의도는 없으며, 그들의 훌륭한 제품을 폄하하려는 의도도 없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내가 이 책을 헌정한 사람인 피비 허티는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대공황 말기에 만났을 때 그녀는 인디애나폴리스에 사는 과부였다. 나는 열여섯 살 정도였다. 그녀는 마흔 살쯤 됐었다.

그녀는 부자였지만 성인이 된 후로 평일에 매일 일해왔기 때문에 계속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녀는 실연한 사람들을 위한 조언을 담은 건전하고 재미난 칼럼을 지금은 없어진 훌륭한 신문인 인디애나폴리스 <타임스>에 기고했다.

지금은 없어진.

윌리엄 H. 블록사라는 백화점을 위한 광고 문구도 썼다. 그 회사는 나의 아버지가 설계한 건물에서 여전히 번창하고 있다. 당시 그녀는 밀짚모자 여름 마감 세일을 홍보하는 문구를 쓴 적도 있다. “말에게 잔뜩 먹여서 장미 화단에 뿌릴 비료로 만들어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가격.” (P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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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머릿속에 들어찬 모든 쓰레기 --똥구멍, 깃발, 빤스--를 없애버리려 애쓰는 중인 것 같다. 그렇다 --이 책에는 빤스 그림도 있다. 나는 나의 다른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도 내던지는 중이다. 더 이상 인형극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오십 년 전 이 망가진 행성에 태어났을 때처럼 내 머리를 텅 비우려 애쓰는 중인 것 같다.

이것이야말로 대부분의 백인 미국인과 백인 미국인을 흉내내는 비백인 미국인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 다른 사람들이 내 머릿속에 집어넣은 것들은 어쨌거나 아귀가 잘 맞지 않고, 쓸모없거나 추할 때도 있으며, 서로 균형이 맞지 않고, 내 머리 밖의 실제 삶과도 균형이 맞지 않는다.

내 머릿속에는 문화도 인간적 조화도 없다. 나는 문화 없이는 더 이상 살아갈 수가 없다.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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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빠르게 죽어가던 한 행성에서 외롭고 비쩍 마르고 꽤 늙은 백인 남자 둘이 만나는 이야기다.

그중 한 명은 킬고어 트라우트라는 이름의 SF 소설 작가였다. 당시 그는 보잘것없는 사람이었으며, 인생이 종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곧 있을 만남 이후로 그는 역사상 가장 사랑받고 존경받는 사람 중 한 명이 되었다.

그가 만난 남자는 드웨인 후버라는 이름의 폰티액 자동차 딜러였다. 드웨인 후버는 미쳐버리기 일보 직전이었다.

들어보라.

트라우트와 후버는 줄여서 미국이라고 부르던 나라인 미합중국의 시민이었다. 아래는 그들의 국가였는데, 진지함을 요구하는 많은 것들이 그러하듯 완전히 개소리였다. (P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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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생각을 드웨인에게 전한 이는 킬고어 트라우트였다. 트라우트는 자신이 무해할 뿐만 아니라 남들에게 보이지도 않는다고 생각했다. 세상이 그에게 무관심했기에 그는 자신이 죽은 줄로만 알았다.

그는 자신이 죽었기를 바랐다.

하지만 드웨인과의 만남을 통해 트라우트는 자신이 동료 인간의 머릿속에 생각을 심고 그를 괴물로 바꾸어놓을 수 있을 정도로는 살아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트라우트가 심한 나쁜 생각의 핵심은 이러했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은 전부 로봇이다. 한 사람 --드웨인 후버--만 제외하고.

우주의 모든 피조물 가운데 오직 드웨인만이 생각하고 느끼고 걱정하고 계획하는 일 따위를 할 수 있었다. 다른 누구도 고통이 뭔지 알지 못했다. 다른 누구도 그 어떤 선택을 내릴 필요가 없었다. 다른 사람은 모두 드웨인을 자극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완전한 자동기계였다. 드웨인은 우주의 창조자가 시험해보고 있는 새로운 유형의 피조물이었다.

오직 드웨인 후버만이 자유의지를 지니고 있었다.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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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트는 어떤 사람들은 별나게 여겼을지도 모를 또다른 짓도 했다. 그는 거울을 구멍(leak)이라고 불렀다. 거울을 두 우주 사이의 구멍으로 여기는 것을 즐거워했다.

거울 근처에 아이가 있는 것을 봤다면 그는 아이를 향해 경고하듯 손가락을 흔들고는 아주 근엄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 구멍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안 된다. 다른 우주로 빨려들어가고 싶은 건 아니겠지?”

때로 누군가가 그의 앞에서 “실례합니다. 구멍으로 물 좀 빼야겠어요.”라고 말했다. 이는 아랫배에 있는 밸브를 통해 몸에서 액체 폐기물을 빼내고 싶다는 의향을 밝힐 때 쓰는 표현이었다.

그러면 트라우트는 “제 고향에서 그 말은 거울을 훔치겠다는 뜻입니다.”라고 익살스럽게 대답하곤 했다.

그리고 어쩌고저쩌고.

트라우트가 죽었을 무렵에는 당연하게도 모두가 거울을 구멍이라고 불렀다. 그의 농담은 그만큼이나 명성을 누리고 있었다.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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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젖은 걸레로 턱시도를 가볍게 두드리자 곰팡이가 쉽게 벗겨졌다. “이런 일은 딱 질색이야, 빌.” 그가 자신이 살해하고 있는 곰팡이를 두고 말했다. “곰팡이도 나만큼이나 살 권리를 지니고 있으니까. 곰팡이는 자기가 뭘 원하는지 알아, 빌. 나는 내가 뭘 원하는지 통 모르겠는데 말이야.”

그러고서 그는 빌은 무엇을 원할지 생각해봤다. 예측하기 쉬웠다. “빌.” 그가 말했다. “나는 너를 정말 좋아해. 그리고 나는 우주에서 제일 잘나가는 인간이니까 너의 가장 큰 소원 세 가지를 들어줄게.” 그는 새장 문을 열어줬는데, 그것은 빌이 천 년이 지나도 하지 못했을 일이었다.

빌은 창턱으로 날아갔다. 그는 자신의 작은 어깨를 유리창에 기댔다. 빌과 드넓은 바깥세상 사이에는 유리 한 장뿐이었다. 비록 트라우트가 악천후 대비용 덧창문 관련 일에 종사하긴 했지만 정작 그의 집에는 덧창문이 없었다.

“이제 너의 두 번째 소원이 이뤄질 거야.” 트라우트는 이렇게 말하고는 이번에도 빌이 절대 하지 못했을 일을 해줬다. 그는 창문을 열었다. 하지만 창문이 열리는 것은 앵무새에게 무척 두려운 일이어서 빌은 다시 새장으로 날아가더니 급히 안쪽으로 들어가버렸다.

트라우트는 새장 문을 닫고는 걸쇠를 걸었다. “세 가지 소원을 너만큼 영리하게 사용한 경우는 또 없을 거야.” 그가 새에게 말했다. “너는 바랄 무언가를 남겨뒀구나 --새장 밖으로 빠져나가는 일 말이야.”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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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폰티액을 팔기 시작했을 때는 말이야, 해리.” 드웨인이 말했다. “폰티액은 학교 선생이나 할머니나 노처녀가 타는 실용적인 차였지.” 그 말은 사실이었다. “아마 해리 자네는 알아차리지 못한 모양인데, 이제 폰티액은 인생에서 쾌감을 얻길 바라는 사람들을 위한 화려하고 젊은 모험의 수단이 됐어! 그런데도 자네는 여기가 영안실이라도 되는 것처럼 옷을 입고 행동하고 있잖나! 거울을 보고 한번 자문해보게, 해리. ‘누가 이런 사람을 보고 폰티액을 떠올릴까?’ 하고 말일세.”

해리 르세이버는 너무 목이 메어 겉모습이 어떻든 자신은 그 주뿐만 아니라 중서부 전체에서 가장 유능한 폰티액 세일즈 매니저 중 한 명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할 수조차 없었다. 저렴한 가격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폰티액은 미들랜드시티 지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차였다. 그것은 중간 가격대의 차였다. (P7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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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트는 겁에 질린 나머지 42번가의 그 자리에 그대로 못박혀 있었다. 나는 그에게 살 만한 가치가 없는 삶을 주었지만, 동시에 삶에 대한 강인한 의지도 주었다. 지구라는 행성에서는 흔한 조합이었다.

극장 지배인이 밖으로 나오더니 등뒤로 문을 잠갔다.

그리고 어린 흑인 매춘부 두 명이 불쑥 나타났다. 그들은 트라우트와 지배인에게 재미를 좀 보고 싶은지 물었다. 둘은 발랄하고 겁이 없었다 --삼십 분 전에 먹은 노르웨이산 치질 치료제 때문이었다. 제조자는 사람들이 그 약을 먹게 만들 의도가 전혀 없었다. 그건 짜서 똥구멍에 넣는 용도였다.

둘은 시골 소녀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조상이 농기계로 사용됐던 남부 시골 지역에서 자랐다. 하지만 그곳의 백인 농부들은 더 이상 고깃덩이로 만들어진 기계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금속으로 만든 기계가 더 싸고 더 믿을 만하며 필요한 보금자리도 더 간소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흑인 기계들은 굶어죽지 않으려면 그곳을 떠나야 했다. 그들은 도시로 왔는데, 다른 곳에는 모두 이런 표지판이 울타리나 나무에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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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직원은 신입이었다. 그는 드웨인을 몰랐다. 그는 드웨인이 숙박부를 모두 작성하게 했다. 드웨인은 차량 번호를 모른다며 사과했다. 그는 자신이 죄책감을 느낄 만한 행동은 전혀 하지 않았음을 알면서도 이에 죄책감을 느꼈다.

직원이 객실 열쇠를 주자 그는 우쭐했다. 시험을 통과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방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곳은 아주 새롭고 시원하고 깨끗했다. 그곳은 아주 중립적이었다! 그곳은 전 세계에 있는 홀리데이 인의 수천수만 개의 방과 똑같은 방이었다.

드웨인 후버는 자신의 인생이 무슨 의미인지, 혹은 다음에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몰라 혼란스러워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는 이 일만큼은 정확히 해냈다. 그는 인간을 담는 나무랄데 없이 훌륭한 용기 속으로 자신을 끌고 왔다.

그곳은 누군가를 기다렸다. 그곳은 드웨인을 기다렸다.

변기의 앉는 부분에는 이런 종이띠가 둘려 있었는데, 변기를 사용하기 전에 제거해야 하는 것이었다.

이 종이띠는 나선형의 작은 동물이 그의 똥구멍을 타고 올라가 그의 배선을 먹어치울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보장했다. 드웨인으로서는 걱정거리가 하나 준 셈이었다. (P116-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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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에는 일리가 있었다. 행성은 제조공정으로 인해 파괴되고 있었고, 제조되는 것의 수준은 대체로 형편없었다.

그러자 트라우트도 매우 일리 있는 말을 했다. “글쎄요.” 그가 말했다. “저도 예전에는 자연보호론자였죠. 사람들이 헬리콥터에서 자동 산탄총으로 흰머리독수리를 쏜다며 울고 흐느끼곤 했지만 이제는 포기했습니다. 클리블랜드에는 너무 심하게 오염돼서 일 년에 한 번꼴로 범람하는 강이 있어요. 예전에는 욕지기가 났지만 지금은 그냥 웃고 말죠. 어떤 유조선이 사고로 바다에 기름을 와르르 쏟아서 수백만 마리의 새와 수십억 마리의 물고기를 죽이면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스탠더드 오일, 만세.’ 혹은 기름을 쏟은 누구든,” 트라우트는 그것을 축하하며 두 팔을 번쩍 들었다. “모빌 가스는 엿이나 먹어라.” 그는 말했다.

운전사는 이 말에 화가 났다. “농담이시겠죠.” 그는 말했다.

“저는 깨딸았습니다.” 트라우트가 말했다. “하느님은 환경보호론자가 전혀 아니었고, 그러니 환경보호론자가 되려는 모든 사람은 신성모독죄를 범하고 있으며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하느님이 만든 화산이나 토네이도나 해일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하느님이 50만 년마다 준비하는 빙하시대에 대해 누가 말해준 적이 있었나요? 네덜란드느릅나무병은 또 어떻습니까? 아주 멋진 환경보호 수단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하느님입니다. 인간이 아니죠. 우리가 강을 정화했을 무렵 그분은 아마 은하계 전체를 셀룰로이드 옷깃처럼 폭발시켜버릴 겁니다. 그것이 바로 베들레헴의 별이었죠.”

“베들레헴의 별이 뭐였다고요?” 운전사가 말했다.

“은하계 전체가 셀룰로이드 옷깃처럼 폭발하는 거요.” 트라우트가 말했다. (P12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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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의 트라우트라면 형제애에 대한 그 문구를 비웃었을 것이다 --표지판은 폭탄이 터져 움푹 팬 곳 가장자리에 누구나 볼 수 있게 세워져 있었다. 하지만 그의 머리는 그 행성에서의 일들이 실제와는 달리 어떻게 될 수 있다거나 어떻게 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더는 품지 못했다. 지구가 갈 길은 하나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놔두는 것이었다.

모든 게 필요한 것이었다. 그는 쓰레기통을 뒤적거리는 백인 노파를 보았다. 필요한 것이었다. 그는 욕조에 있어야 할 장난감 고무 오리가 빗물 배수구의 쇠창살 위에 모로 누워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거기 있어야만 했다.

그리고 어쩌고저쩌고.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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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트는 편안히 앉아서 방금 그 대화에 대해 생각해봤다. 그는 그것을 이야기로 만들었는데, 아주 늙은 노인이 되기 전까지는 그것을 쓸 짬을 내지 못했다. 존재들이 소리에 완전히 매혹되어 언어가 계속 순수한 음악으로 바뀌는 행성에 대한 이야기였다. 단어는 음표가 되었다. 문장은 멜로디가 되었다. 단어의 뜻을 알거나 상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에 그들의 언어는 정보 전달이라는 역할은 전혀 하지 못했다.

그래서 정부와 상업계의 지도자들은 일이 제대로 굴러가게 하기 위해 음악으로 바꿀 수 없을 만큼 추한 어휘와 문장 구조를 가진 새로운 언어를 시종일관 만들어내야만 했다.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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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티 킨은 일부러 멍청하게 굴었는데, 그것은 미들랜드시티의 여자들 대부분도 마찬가지였다. 여자들은 커다란 동물이었기에 다들 커다란 정신을 소유하고 있었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 정신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특이한 생각은 적을 만들 수 있고, 나름의 안락함과 안전함을 얻으려면 여자들은 최대한 많은 친구를 사귀어야 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생존을 도모하기 위해 그들은 스스로를 생각하는 기계 대신 동의하는 기계로 훈련했다. 그들의 정신은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내는 일밖에 하지 않았고, 그러고서 그들은 그 생각을 따라 했다.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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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킬고어 트라우트의 책에서 땅콩버터를 먹는 지구인들은 샤즈버터를 먹는 그 행성 사람들을 정복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무렵 지구인들은 웨스트버지니아주와 동남아시아만 파괴한 게 아니었다. 그들은 모든 걸 파괴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또다시 개척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들은 전자 장비로 염탐해가며 샤즈버터를 먹는 사람들을 연구했고, 순순히 개척되기엔 그 행성 사람들은 수가 너무 많고 자부심이 강하며 기지가 뛰어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지구인들은 샤즈버터의 광고를 담당하는 광고대행사에 잠입해서 광고 속 통계자료를 엉터리로 조작했다. 그들은 모든 것의 평균치를 아주 높게 조작해서 그 행성에 사는 모두가 모든 면에서 열등감을 느끼게 만들어버렸다.

그러고서 지구인들의 무장 우주선이 들어와 그 행성을 발견했다. 고작 시늉에 불과한 저항만 이곳저곳에서 벌어졌는데, 그곳 사람들은 자신들이 평균 이하의 존재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개척이 시작되었다. (P23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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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한동안 정말 아팠다. 나는 내가 창조한 칵테일라운지에 앉아서 나의 구멍을 통해 내가 창조한 백인 칵테일 웨이트리스를 응시했다. 나는 그녀의 이름을 보니 맥마흔으로 지었다. 나는 그녀가 드웨인에게 그가 늘 마시는 술인 레몬 껍질을 얹은 하우스 오브 로즈 마티니를 가져다주게 했다. 그녀는 드웨인의 오랜 지인이었다. 그녀의 남편은 성인 교도소 성범죄자 구역의 교도관이었다. 보니는 남편이 셰퍼즈타운의 세차장에 투자했다가 돈을 다 날렸기 때문에 웨이트리스로 일해야 했다.

드웨인은 그 둘에게 그러지 말라고 조언했었다. 드웨인이 그녀와 그녀의 남편 랠프를 알게 된 경위는 이러하다. 그 둘은 지난 십육 년 동안 그에게서 폰티액 아홉 대를 구입했었다.

“우리는 폰티액 가족이에요.” 그들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보니는 이제 그에게 마티니를 가져다주면서 농담을 했다. 그녀는 누군가에게 마티니를 가져다줄 때마다 똑같은 농담을 했다. “챔피언들의 아침식사예요.” (P262-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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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 칵테일라운지의 어둠 속에서 나는 우주의 창조자와 동등한 존재였다. 나는 우주를 지름이 정확히 1광년인 공으로 축소시켰다. 나는 그것을 폭발시켰다. 나는 그것을 다시 확산시켰다.

내게 질문을 해보라, 어떤 질문이든. 우주가 몇 살이냐고? 우주의 나이는 0.5초이지만, 그 0.5초는 지금까지 100경 년 동안이나 이어져왔다. 누가 우주를 창조했냐고? 그 누구도 창조하지 않았다. 우주는 늘 이곳에 있었다.

시간이 무엇이냐고? 다음처럼 자신의 꼬리를 먹는 뱀이다.

이 뱀은 충분히 길게 똬리를 풀고서 아래와 같은 모양의 사과를 이브에게 주었다.

이브와 아담이 먹은 사과가 무엇이었냐고? 그것은 우주의 창조자였다.

그리고 어쩌고저쩌고.

때로 상징이란 정말 아름다울 수 있다. (P270-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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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피아노 바에서 비어트리스 키즐러가 라보 카라베키안에게 이런 말을 하게 만들었다. “고백하려니 끔찍하지만, 저는 성 안토니아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도 몰라요. 그는 누구였고, 왜 누군가가 그를 유혹하려고 했던 거죠?”

“저도 몰라요. 전혀 알고 싶지도 않고요.” 카라베키안이 말했다.

“진실은 필요 없으신 건가요?” 비어트리스가 말했다.

“진실이 뭔지 아세요?” 카라베키안이 말했다. “진실은 이웃 사람이 믿는 미친 소리에 불과하죠. 이웃과 친해지고 싶으면 나는 그에게 무엇을 믿는지 물어봐요. 그가 대답하면 나는 이렇게 말하죠. ‘네, 네.... 그게 바로 진실 아닌가요?’”

나는 그 화가나 소설가의 창작품에 어떠한 존경심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나는 카라베키안이 그의 무의미한 그림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이 바보 같은 기분을 느끼도록 만들고자 백만장자들과 음모를 꾸몄다고 생각했다. 나는 비어트리스 키즐러가 인생에는 주연과 조연과 중요한 디테일과 중요하지 않은 디테일이 있고 배워야 할 교훈과 통과해야 할 시험과 시작과 중간과 끝이 있다고 사람들이 믿도록 만들고자 다른 구식 이야기꾼들과 손을 잡았다고 생각했다.

쉰번째 생일이 다가오면서 나는 동포들이 내린 바보 같은 결정에 점점 더 격분하고 혼란스러워졌다. 그러다가 갑자기 동정심을 느끼게 되었는데, 왜냐하면 그들이 그토록 형편없이 행동하며 형편없는 결과를 낳는 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며 그들로서는 악의 없고 자연스러운 일임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야기책 안에서 창조된 인물처럼 살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미국인이 그토록 자주 서로를 총으로 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그것은 짧은 이야기나 책을 끝낼 수 있는 편리한 문학적 장치였다.

왜 그토록 많은 미국인의 삶이 정부로부터 일회용 화장지만도 못한 취급을 받았던 것일까? 왜냐하면 작가들이 지어낸 이야기에서 단역을 으레 그런 식으로 최급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쩌고저쩌고. (P282-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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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사소한 발언이 그토록 천둥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었던 건 칵테일라운지의 정신적 회로망이 내가 지진 직전 상태라고 부르는 상태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영혼에는 엄청난 힘들이 작용하고 있었는데, 서로 아주 훌륭히 균형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 작용도 못한 것이다.

그런데 모래 한 알이 바스러져버렸다. 하나의 힘이 갑자기 또 다른 힘보다 우세해졌고, 정신적 대륙들은 어깨를 으쓱하며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하나의 힘이란 물론 칵테일라운지에 있는 수많은 사람의 마음속에 들끓는 돈에 대한 욕망이었다. 그들은 라보 카라베키안이 그림값으로 얼마를 받았는지 알았고, 그들도 5만 달러를 원했다. 그들은 5만 달러로 많은 재미를 볼 수 있었고, 혹은 그럴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들은 고생해가며 한 번에 겨우 몇 달러씩 돈을 벌어야만 했다. 그것은 옳지 않았다.

또다른 힘이란 바로 이 사람들이 느끼는 두려움, 즉 자신들의 삶이 우스운 것일지도 모른다는, 자신들이 사는 도시 전체가 우스운 것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 그런데 지금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 그들이 도시를 우습지 않게 해주는 유일한 존재인 메리 앨리스 밀러를 방금 타지 출신의 남자가 느긋한 목소리로 우스운 존재 취급을 한 것이다.

그리고 나 자신의 지진 직전 상태 또한 고려해야만 하는데, 왜냐하면 나는 다시 태어나고 있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한 그 칵테일라운지의 다른 누구도 다시 태어나지 않았다. 나머지 중 몇몇은 현대 예술의 가치에 대한 생각을 바꾸었다.

나 자신으로 말하자면, 나는 나 혹은 다른 어떤 인간에게도 성스러움은 없으며, 우리는 모두 충돌하고 충돌하고 또 충돌할 수밖에 없는 운명의 기계일 뿐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충돌 말고는 할 일이 없어진 우리는 충돌의 팬이 되어버렸다. 때로 나는 충돌에 대한 좋은 글을 썼고, 그것은 내가 관리가 잘되어 있는 글쓰기 기계라는 뜻이었다. 때로 나는 나쁜 글을 썼고, 그것은 내가 관리가 잘되어 있지 않은 글쓰기 기계라는 뜻이었다. 나는 폰티액이나 쥐덫이나 사우스밴드 선반과 마찬가지로 성스러움을 조금도 품고 있지 않았다.

나는 라보 카라베키안이 나를 구해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를 창조한 건 바로 나였고, 내 생각에 그는 헛되고 나약하고 쓰레기 같은, 예술가와는 거리가 먼 인간이었다. 하지만 나를 오늘날의 평화로운 지구인으로 만들어준 것은 바로 라보 카라베키안이다. (P296-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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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트라우트 씨.” 트라우트의 스위트룸에서 친절한 밀로가 말을 이었다. “우리에게 노래하고 춤추고 웃고 우는 법을 가르쳐주세요. 우리는 돈과 섹스와 질투와 부동산과 풋볼과 농구와 자동차와 텔레비전과 술로 목숨을 부지하고자 너무 오랫동안 애써왔습니다--톱밥과 깨진 유리뿐이었죠!”

“눈 좀 뜨세요!” 트라우트가 매섭게 말했다. “당신 눈에는 내가 춤꾼이나 가수, 기쁨을 전하는 사람처럼 보입니까?” 그는 이제 턱시도를 입고 있었다. 그것은 그에게 한 사이즈 컸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이후로 체중이 많이 줄었다. 그의 주머니에는 좀약이 잔뜩 들어 있었다. 말의 안장에 다는 주머니처럼 불룩했다.

“눈 좀 뜨세요!” 트라우트가 말했다. “아름다움을 먹고 자란 인간이 이런 모습일까요? 당신은 이곳에 황량함과 절망밖에 없다고 말했죠? 제가 가져온 것도 황량함과 절망뿐입니다!”

“제 눈은 뜨여 있습니다.” 밀로가 온화하게 말했다. “그리고 제가 기대한 바로 그것을 보고 있습니다. 저는 끔찍하게 상처 입은 사람을 보고 있습니다 --그 상처는 그가 감히 진리의 불길을 지나 우리가 한 번도 보지 못한 반대편으로 가려 했기에 생긴 것이죠. 그러고서 그는 돌아왔습니다-- 우리에게 그 반대편에 대해 이야기해주기 위해서요.”

그리고 나는 그곳 신축 홀리데이 인에 앉아서 그곳을 없어지게 했다가 나타나게 했다가 다시 없어지게 했다가 다시 나타나게 했다. 사실 그곳에는 커다랗고 드넓은 들판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한 농부가 그곳을 호밀밭으로 만들었다.

나는 이제 트라우트가 드웨인 후버를 만나게 하고, 드웨인을 미쳐 날뛰게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 책이 이렇게 끝날지를 알았다. 드웨인은 많은 사람을 다치게 할 것이다. 그는 킬고어 트라우트의 오른손 약지 한 마디를 물어뜯을 것이다.

그러고서 트라우트는 상처에 붕대를 감은 채 낯선 도시로 걸어들어갈 것이다. 그는 자신의 창조자를 만나 모든 설명을 듣게 될 것이다. (P31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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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웨인은 글자에 굶주리기라도 한 듯 이제 게걸스럽게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기독교청년회에서 이수한 속독 과정은 그가 완전히 돼지처럼 페이지와 단어를 먹어치우게 해줬다.

“친애하는 그대여, 가련한 그대여, 용감한 그대여.” 그는 읽었다. “당신은 우주의 창조자의 실험 대상이다. 당신은 전 우주에서 자유의지를 지닌 유일한 피조물이다. 당신은 다음에 무엇을--그리고 왜--해야 할지 생각해내야만 하는 유일한 존재다. 다른 모두는 로봇, 즉 기계다.

어떤 사람은 당신을 좋아하는 듯 보이고 다른 이들은 당신을 증오하는 듯 보이니, 당신은 그 이유가 궁금할 것이다. 그들은 그저 좋아하는 기계와 싫어하는 기계일 뿐이다.

당신은 기진맥진하고 의기소침해졌다.” 드웨인은 읽었다. “왜 아니겠는가? 이치에 맞지 않도록 되어 있는 우주에서 늘 이치를 따지는 것은 당연히 피곤한 일이다.”

드웨인 후버는 계속 읽어나갔다. “당신은 사랑하는 기계, 증오하는 기계, 탐욕스러운 기계, 이타적인 기계, 용감한 기계, 겁쟁이 기계, 정직한 기계, 거짓된 기계, 웃긴 기계, 엄숙한 기계에 둘러싸여 있다.” 그는 읽었다. “그것들의 유일한 목적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식으로 당신을 자극해서 우주의 창조자가 당신의 반응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것들은 우뚝 서 있는 괘종시계처럼 느낄 수도 없고 이치를 따질 수도 없다. (P34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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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쉰번째 생일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트라우트 씨.” 내가 말했다. “저는 다가올 아주 다양한 종류의 세월을 위해 저 자신을 씻어내며 갱신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정신적 상황에서 톨스토이 백작은 자신의 농노를 해방시켜줬지요. 토머스 제퍼슨은 자신의 노예를 해방시켜줬습니다. 저는 제가 작가 생활을 하는 동안 제게 그토록 충성스럽게 봉사한 모든 등장인물을 자유로이 풀어주려 합니다.

저는 당신한테만 이 이야기를 해드리는 겁니다. 다른 이들에게 오늘밤은 다른 밤과 전혀 다를 게 없는 밤이 될 거예요. 일어나세요, 트라우트 씨, 당신은 자유입니다, 당신은 자유예요.”

그가 꾸물거리며 일어났다.

나는 그와 악수를 할 수도 있었지만 그의 오른손이 부상당한 상태였기에 우리의 손은 각자의 몸 양옆에서 달랑거리기만 했다.

“즐거운 여행 되시길.” 내가 말했다. 그리고 사라졌다.(P395~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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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보니것 주니어는 인디애나폴리스 건축가들의 아들이자 손자다. 그들은 화가이기도 했다. 그의 형제 중 유일하게 살아 있는 사람은 저명한 물리학자로, 그는 특히 요오드화은이 때로 눈이나 비를 내리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바 있다. 이 작품은 보니것 씨의 일곱 번째 장편소설이다. 그는 이 작품을 대부분 뉴욕시에서 썼다. 그의 여섯 자녀는 모두 성인이다. (P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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