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 무엇을 남길 것인가, 기록했는가
나는 철학자도, 비평가도 아니지만, 사진으로 광장을 기록하는 한 사람이다. 10년을 촬영한다고 했으니, 이제 반환점을 넘어 4년 정도가 다가 왔지만, 무엇을 남길것인지, 무엇을 기록하고 있었는지, 밀려밀려 여기까지 온 듯 싶다. 후배들에게도 선배들에게도 사실 10년을 광장을 기록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내 스스로를 돌아보고 생각해본다. 이렇게 장기 프로젝트로 사진작업을 해본적도 없고, 내 일생의 다시 돌아올수 없는 순간이 정리되는 듯 싶기도 하다. 사진이라는 것이 너무나 쉽게 찍을수 있고, 누구나 사진이라는 예술작업을 할 수 있는 시대에 사진은 내게 있어서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이야기해줄까.
2008년 5월 광우병 사태로 찍기 시작했던 시위가 1년여를 하면서 광우병 촛불시위를 1년여 기록하였다. 이전의 시위와는 다르게 나는 시위에 참가한 이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시위 문구에서 유심히 보았다. 그들의 피켓이나 현수막 문구등이 사진에 많이 담겨지는데, 사진의 시각적인 것과 문구(문자)를 프레임에 중심에 놓고, 한글을 알지 못하는 외국인들에게는 무슨 내용인지 정확히 알수 없을 것이다. 사진을 잘 찍는 후배들도 많았지만, 내가 관심을 가졌던 것은 그들이 들고 나온 문자들(그들의 외침)이었다. 명박산성은 그 수많은 외침중에서 가장 회자되었던 말 중 하나이다. 시위는 진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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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광화문광장을 사진으로 담기 시작했다. 나는 어떤 특정인물을 집중적으로 촬영하는 것이 아니고, 그들의 무리들, 자원봉사자든 활동가든, 어떤 정치인이든 간에 전체적인 장소의 표현에 대한 기록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왔었다. 뉴스거리가 되는 것을 의도적으로 찾는 사람도 아니고, 어떤 누구를 홍보해주는 사람도 아니고, 단지 광장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고, 어떤 목적이나 의도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기술하고자 했으나, 사실 객관적이지는 않을 수 있다. 주관은 항상 아편처럼 작용할지 모른다. 2014년부터 2015년 1년간은 세월호와 관련된 기록만 했었다. 그러나 2015년 이후는 한일합의에 의한 농성이 시작되고 일본대사관앞의 소녀상에서도 기록을 병행했다. 그 중간에는 무악동 옥바라지도 찍었지만, 당시 홍은동 집까지 걸어가면서 보았던 기록이었고, 2016년 박근혜퇴진 촛불집회와 2018년 이후 태극기 집회도 2년간 찍게 되었다. 물론 좌우 모두 광화문광장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기록하게 되었고, 광장은 정치적인 시위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홍보행사도 촬영하게 되었다. 코로나로 집회가 없는 광장이지만, 이곳의 풍경도 기록에 남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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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의 사진기록이 어떤 의미가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광장에 거기있음을 보여줄 것이다. 지금 여기에선 한 사람이 거기 있음에 자족[自足]하면서 또 한걸음을 걷게 될 것이다. 남은 4년을 어떻게 기록해야 할지 그리고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지 고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