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

234. 헬렌 레빗의 '바라보기의 방법A Way of Seeing'

by 노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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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기의 방법은 각자의 시선에 따라 달리 보인다. 그들이 위치한 곳에서,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서로 다르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바라보기의 방법은 그만큼 다양하다. 존 버거의 『다른 방식으로 보기(Ways of Seeing)』는 1972년에 방영된 텔레비전 연속 강의(BBC 4부작 다큐시리즈)들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 그의 방법은 way가 아니라 ways의 복수로 쓰여져 있다. 본다는 것의 의미, 보여진다는 것, 상품화된 보여지는 것. 우리에게 무엇을 바라본다는 것으로서의 방법들은, 그리고 해석들은 다양할 것이다. 헬렌 레빗(Helen Levitt)의 사진집 『바라보기의 방법(Way of Seeing)』은 일상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을 말해준다. "... 우리의 일상을 바라보는 가장 단순하고 직접적인 방식 the simplest and most direct way of seeing the everyday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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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서문을 쓴 제임스 에이지(James Agee)는 레빗의 사진들, 뉴욕의 거리의 모습들을 기록하면서, 그의 사진들이 서정적이고, 위안을 주며, 평범한 일상을 통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특히 거리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사진들은 흥미롭다. 예전의 거리에서는 골목길마다 아이들이 모여서 노는 모습을 종종 볼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도로가 아스팔트로 정비되었고, 거리는 차들이 다니기 때문에 아이들이 노는 모습은 볼 수가 없다. 아이들은 모두 부모의 손을 잡고, 부모와 함께 다닌다. 골목마다 다방구 놀이를 하거나 팽이치기나 비석치기를 하는 아이들은 없다.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박물관이나 미술관, 아쿠아리움이나 어드벤처 놀이시설의 특정 건물로 부모와 함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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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세계를 직접 그리는 다른 모든 예술에서, 실제는 예술가의 창조적 상상력에 의해 새롭고 다른 종류의 현실인: 미적 현실로 변모한다. 여기서 말하는 종류의 사진에서는, 실제가 전혀 변형되지 않았다; 카메라의 한계 내에서, 가능한 모든 것을 정확하게, 반영되었고 기록되었다. 시각이 세상을 미적 현실의 세계로 보는 것처럼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세계 안에서 미적 현실을 지각하는 것이고, 이 독창성의 운동이 가장 표현적인 결정화를 이루는 순간을 방해받지 않고 충실하게 기록하는 것이 예술가의 과제다. <A Way of See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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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지는 그녀의 사진이 사실을 기록하는데 충실하면서도 서정성을 담고 있기 때문에 극찬한다. 사진가는 어떤 식으로도 상황에 간섭하거나 개입하지 않고 수정하지 않은 현실성을 담보할 때 그 자체가 초월적인 무언가를 보여준다고 말한다. 완벽하게 정직하고, 따뜻하고, 직접적이어서 더욱 풍부하고 빛을 발한다고 말한다. 철저히 통제된 자본주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모든 사기와 가면, 권위를 벗어버린 시선으로서 바라보기이다. 그녀의 사진 속 ‘바라보기의 방법’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목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양성과 아름다움, 낯설음과 유머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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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사진 중 하나가 지적 작용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가정하는 것은 오산일 것이다; 그것은, 모든 예술과 마찬가지로, 본질적으로 직관적인 과정의 결과이며, 예술가는 그가 생각하는 어떤 것에 대한 이론보다는 오히려 모든 것을 끌어낸다. 그러나 어느 예술가도 이 문제에 있어서 선택권이 없지만, 정적(靜的)인 작품은 일반적으로 명상력, 정신력, 물질과 사물에 대한 경이로움에서의 친절함, 인식의 태도의 복잡한 다양성에 있어서 가장 풍부한 반면, 순간의 작업은 감정이 가장 풍부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것은, 비록 두 종류 모두, 최고의 시적이라 할지라도, 정적인 작품은 브래디Brady의 사진처럼, 일종의 호메로스시대나 톨스토이안의 고귀함을 가지고 있거나, 에반스의 작업에서처럼, 그 씁쓸한 순수함 속에서 변형된 복잡함과, 통찰력, 일종의 조이스풍의 난해함denseness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휘발성 있는 작업 중 최고는 거의 항상 서정적이다. <A Way of See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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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Goethe는 생각하는 것이 좋고, 보고 생각하는 것이 더 좋고, 생각 없이 보는 것이 최선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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