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289
롤랑 바르트가 밝은방에서 말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크게 세가지이다. 첫째는 사진의 본질(eidos), 둘째는 사진이 드러내는 암시(noema), 셋째는 푼크툼(punctum)이다. 지표성(indexicality)과 푼크툼은 사진의 존재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사진이 지시하는 대상, 사진에 찍혀진 대상은 사진을 보는 사람에게 지시대상(referent)이 이미 존재했음을 알려준다. 그것의 상처, 죽음에 대해서 바르트는 푼크툼이란 용어로 이야기한다.
“사진은 언제나 비가시적이다”라고 말한 바르트의 이론은 사진의 지시성에는 대상지시성과 자기지시성이 있다는 것이다. ‘대상지시성(Objektreferentialität)’은 사진의 비가시적인 것으로 수용자는 사진에 찍힌 피사체를 자신의 경험한 토대에 의해 대상을 인식한다는 것이다. ‘자기지시성(self-referentiality/Selbstreferentialität)’은 사진에 기록된 이미지는 사물의 반영이며 반영된 이미지는 실재를 왜곡(시뮬라크르)시키고 독립된 이미지로서 지시한다는 것이다. 바르트는 소쉬르(Saussure)가 시니피앙(기표, signifier)과 시니피에(기의, signified)의 분리를 확증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여 푼크툼에서 스투디움(studium)을 더 이상 분리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시성referentiality>, <지표성indexicality>이라는 용어는 인덱스(index) 또는 지표에서 출발한다. 무엇을 가리키고, 가리킨 대상이 지시하는 것. 그것은 기호로서 작용한다. 사진의 지표(index)는 대상과의 인접성과 인과성에 달려있고, 이것은 사진이 대상과의 유사성으로 인한 결과적 의미인 것이다. 지표에서 인과성은 물리적 인과성인 “빛의 흔적(존재의 자국)”을 그리고 인접성은 “어떤 존재의 유사관계, 즉 원인성”이다. 그 유사관계는 기호적이고 지시적이라는 것이다.
노에시스(noesis)와 노에마(noema)는 후설의 지향성에서 나온 말이다. 의식의 지각으로서 노에시스와 대상으로서의 노에마의 관계는 바르트에게 이어졌다. 바르트에게 있어서 사진이 지시하는 대상은 “이미 존재했던 것”으로서 실제 존재했던 것과 인과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사진의 사유방식을 ‘노에마(Noema: 생각하는 바 혹은 의식의 지향성이 갖는 대상면)’에서 찾았고, 지시하는 대상에서 사유되는 것이다. “기호가 지시하는 임의적인 현실적 사물이 아니라 렌즈 앞에 놓인, 그리고 그것이 없다면 사진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을, 필연적 현실적 사물이기 때문이다.” 바르트의 "존재했었던 것(that-has-been)"은 노에마로 “그것이-이미-존재했음”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도 바르트는 시간의 존재를 말한다.
“사진이 확인하는 것은 대상이 아니라 ‘시간과 관계’가 있다는 점이다.”
결국, 유사성은 시간의 푼크툼을 일으킬 수 없고 사진의 본질을 경험하려면 먼저 대상의 ‘진실’을 경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