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진실에 이르는 것 (Arriving at the Truth)
사진(寫眞)이란 용어의 한자 의미는 진실을 묘사하는 것이다. 참된 것 거짓이 아닌 진실을 모방한다는 의미에서 사진은 진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고, 그 자체로 진실에 이르고자 한다. 생각하는 사진(思眞)은 사진의 진정한 의미, 진실된 것에 대한 의미를 깊이 있게 찾는데 있을 것이다. 또한 작가는 일관되게 진정성을 가질 때만이 진실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훌륭한 사진가가 되기 위해서 우리는 수많은 사진들을 찍는다. 많은 사진들을 찍고 다시보며 생각하고, 또다시 사진을 찍으며 우리는 진실에 이르고자 노력한다. 진실에 다가선 사진가는 투지를 가진 외골수의 사진가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사진가들은 사진에서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를 담아내려고 한다. 더욱이 인물사진의 경우 인간 정신까지도 사진에 담고자 한다. 단순히 증명사진과도 같은 포츄레이트에서, 우리는 인간의 외형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의 눈빛, 그의 옷차림등을 통해서 그의 영혼, 생각, 감정, 정신 이러한 것들까지도 담고자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진에서 정신적인 것들을 읽고자 한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예술사진과는 달리 다큐멘터리 사진은 그 시대의 사람들의 모습들을 통해서 진실을 전달한다. 다큐멘터리 사진가 최민식은 “사진은 한 시대와 사회, 그리고 그 속에 사는 인간을 말한다. 사진은 인간의 삶의 기록이며 역사이다. 삶의 모든 진실이 사진 속에 들어 있다”라고 말한다. 그의 사진집 <인간(HUMAN)>은 일상적이고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면서 인간 삶의 진실을 전달한다. 사람들의 삶을 진실하게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다큐멘터리 사진은 매혹적인 장르일 것이다.
빌 니콜스(Bill Nichols)에 따르면, 다큐멘터리는 크게 6가지 양식으로 나누어진다. 시적(poetic), 설명적(expository), 참여적(participatory), 관찰적(observational), 자기 반영적(reflexive), 실천적(performative) 양식(mode)들이 존재한다(Nichols, 2001). 빌 니콜스가 분류한 6가지 양식중에서 관찰적 사진과 참여적 사진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관찰적 사진과 참여적 사진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함에 있어 서로 상반되는 철학적 접근법이다. 관찰적 사진은 대상의 삶에 끼어들거나 혹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사건이 일어나는 대로 지켜보면서 삶의 흥미로운 진실을 포착한다.”-최민식 著 <사진의 사상과 작가정신(로도스출판사, 2012)> 中에서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관찰적 양식(observational)은 미국의 다이렉트 시네마(direct cinema)로 대표된다. 촬영 현장에서의 감독이나 카메라의 개입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담고자 했다. 이때 해설뿐만 아니라 배경음악도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음악조차도 관객의 정서를 왜곡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참여적(participatory) 양식은 시네마 베리테(Cinema Vérité)로 대표된다. 카메라의 개입을 적극적으로 활용히여 촬영 대상에 보다 가까이 다가서는 시도를 한다. 그것이 ‘카메라의 개입으로 촉발된 영화 속 진실’이라고 주장했다(조관현, 2002). 최근 마이클 무어(Michael Moore)의 다큐멘터리에서는 이러한 참여적 양식이 훨씬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코넬 카파(Cornell Capa)는 사진에서 참여적 사진(concerned photography)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그는 1966년 ‘The Fund for Concerned Photography and The Concerned Photographer’라는 기금을 만들었고, 1967년에는 ‘The Concerned Photographer’라는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때부터 ‘concerned photographer’는 사회적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을 부르는 또 다른 호칭이 되었다.
“좋은 다큐멘터리 사진은 단순히 사실을 기록하거나 혹은 현장에 있는 사실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 외에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 사진은 인간사의 문제와 고민을 풀어보는 도전에 감상자를 초대한다. 사진은 감상자가 보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과 기질에 따라 여러 가지 삶의 결정을 내리게 되며, 이런 과정을 따라 자신의 운명을 만들어간다. 우리는 실제 삶의 복잡성과 풍요로움 속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선다. 우리가 만드는 것은 예술이지 삶을 그대로 복사하는 것이 아니다.
사진가가 되기 위해서는 삶의 미묘함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삶의 과제에 대한 질문에 항상 목말라해야 한다. 영혼에서 우러나오는 것을 사진으로 표현하겠다는 의욕, 그리고 사진을 찍고 또 찍고 그리고 또다시 찍겠다는 의욕이 있어야 한다. 사진가의 의지는 그 사람의 기질, 처한 상황 그리고 살아오면서 쌓은 삶의 경험 등에 의하여 결정된다. 이러한 영향 요소는 다시 우리가 세상을 보고 행동할 때 영향을 미친다.”
-최민식 著 <사진의 사상과 작가정신(로도스출판사, 2012)>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