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

73. 감정의 나쁜 취향

by 노용헌

정상과 비정상, 좋은 취향과 나쁜 취향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우리는 일반적인 풍경보다는 비일반적인 상황에 더 눈길이 간다. 그것은 이색적인 풍경을 보았을 때 우리가 가지는 느낌이다. 익숙한 것과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일지도 모르고, 독특한 취향을 가진 것에 끌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비운의 여성 사진가 다이안 아버스는 일반적인 사람들보다는 어쩌면 소외된 사람들 ‘샴쌍둥이, 나체주의자, 동성애자, 복장도착자, 난장이, 거인, 정신지체자’ 등의 기형의 사람들을 사진으로 보여주었다. 그들은 일반적인 사람들에게서 벗어난 이탈한 사람들이다. 다이안 아버스에게 기형은 태생적인 결핍 탓에 세계의 다른 지평에 도달한 초월적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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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안 아버스


‘가던 길을 멈추고 수수께끼에 답을 요구하는 동화 속의 인물처럼 기형인들에 대한 특징적인 전설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끔찍한 고통을 당한 뒤 심한 정신적 상처를 입게 된다. 기형인들은 이미 이러한 인생의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이다. 삶을 초월한 고귀한 사람들인 것이다.’- 다이안 아버스


오히려 그들의 눈에서 보면, 일반적인 사람들이 더 이상하게 보일 것이다. 무덤덤하게 바라보고 있는 다이안 아버스의 인물들은 이상한 나라의 저편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사진은 연민이나 고발성이라기보다는 그들과의 친밀감과 동조의식을 보여주었다. 단지 소외된 자들의 슬픔을 극적으로 미화하거나 박애주의자의 심정으로 사진을 찍진 않았다. 그녀는 무엇이 온전한 삶이며, 보편적인 삶이 무엇인지, 정상의 삶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으며, 자신의 삶에 비추어 누군가를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되묻고 있다.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 ‘불행한 기형인’들을 촬영하면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며 불행한 삶을 살다가 한 여성사진가는 스스로 기형인이 되고자 하였다.


비정상적이고 괴이하며, 인상을 찌푸릴 정도로 위트킨(Joel-Peter Witkin)의 사진은 엽기적이고 쇼킹한 작품들을 보여준다. 그의 모델은 장애인이나 실험용 시체 등 엽기적인 상황을 연출하여 괴기스러운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엽기적인 상황은 현실에선 볼수 없는 비현실적인 상황이지만, 종종 현실에서도 영화같은 일은 일어난다. 얀 샤우덱(Jan Saudek)의 도발적인 사진들과 로버트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orpe)의 남성누드의 도발적인 사진들은 과연 나쁜 취향인 것인가? 개인의 취향은 시대와 장소와 문화에 따라 사회에서 통용되는 기준들은 각기 다르다. 취향이란 결국 내가 무엇인가를 선택할 때 드러난다. 과연 나는 어떤 취향을 선택하는가? 내 감정이 원하는 것, 사회보편적인 것,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가? 어쩌면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모르고 살지도 모른다. 관습과 통례에 따라 행동할지도 모른다. 이제까지 그리 해왔으니깐.


다이안 아버스와 마찬가지로 여성사진가 낸 골딘(Nan Goldin)은 게이, 레즈비언, 에이즈 환자 등 극단적인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그들의 친구였던 낸 골딘의 작품은 사실상 그녀의 삶이었다. 퀴어문화를 관통하는 그녀의 작업은 또한 일기였다. 그러나 종종 우리는 이러한 이색적인 풍경을 동경한다. 이색적인 것에 끌린다하여 이색적인 것만을 쫓는 것은 얄팍한 특종의식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말초적이고 흥미롭다하여 그것이 진정성을 가질지는 의문이다. 그것이 나의 취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도 생각해봄직하다. 또한 나는 흥미로운 것들만을 찾아다니는 것이 아닐까도 고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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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 골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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