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故 최민식 사진가의 사진인생-‘길위의 인생’
지난 2013년 2월 12일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최민식 선생이 타계한 직후 (재)협성문화재단과 국제신문이 공동주최하는 ‘최민식 사진상 공모’가 격년제로 개최되었고, 2015년 ‘제2회 최민식 사진상 수상작 선정’에 대한 논란은 해를 넘긴 지금까지도 진행형에 있고 공모전에서 벌어진 잡음으로 (재)협성문화재단은 폐지하겠다는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알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2015년 6월 22일 수상작이 밢표된 직후 이광수 교수(사진비평가, 부산외국어대)가 ‘최민식 사진상, 새로 시작하자’라는 글을 ‘사진마을’에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본상 대상작이 사진가 최민식의 사진철학을 지향하며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작업에 맞지 않고 ▲참가 작품은 전시나 출판되지 않은 미발표작에 한한다고 제한을 둔 제1회와 달리 특별한 언급 없이 이 제한이 사라졌으며 ▲본상 대상 수장작이 2009년 강원다큐멘터리 사진사업에서 지원금을 받은 작품이기 때문에 이중 수혜이고 ▲심사과정에서도 아마추어 사진가들에게 주는 특별상 여섯 명 가운데 1/3인 두 명이 특정 아카데미 출신이며, 심사위원들 다섯 명 가운데 네 명과 멘토-멘티 간으로 지도를 받은 사제지간이기 때문에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비판의 중심에는 사실상 상금의 액수가 많은 점이 내면에 깔려 있다고 생각한다. 본상 부문에는 대상 1명에게 3천만 원의 지원금이, 특별상 부문에는 대상 1명에게 5백만 원, 장려상 5명에게 각 1백만 원의 지원금이 시상되는 한국사진계에서는 블록버스터급 사진공모전이기 때문이다. 또한 적절한 해명과 자정노력(自淨努力)의 과정이 없이 아쉬움을 가진다.
최민식의 ‘사진철학/정신’을 기준으로 보는 관점에서, 사진가 최광호의 ‘천제’를 찍은 사진이 대상으로는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큐멘터리 사진을 말하다>라는 책에서 그의 사진관을 엿볼수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젊은 사진가들에게 말한다. “인간이 거기 있기에 나는 사진을 찍었다. 나는 계속 걸었고, 언제나 카메라와 함께 있었다. 그 길에는 사람들이 있었고, 나는 그들을 찍었다. 가난과 불평등 그리고 소외의 현장을 담은 내 사진은 ‘배부른 자의 장식적 소유물’이 되는 것을 단호하게 거부한다” 평생 인간을 주제로 50여년을 쉬지 않고 휴먼 다큐멘터리의 사진을 찍은 그의 철학은 사진으로 남아있다. 또한 이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사진은 한 시대와 사회, 그리고 그 속에 사는 인간을 말한다. 사진은 인간의 삶의 기록이며 역사이다. 삶의 모든 진실이 사진속에 들어 있다. 내 사진의 태반을 차지하는 가난한 사람들, 지울수 없는 정겨운 얼굴들이다. 내 흑백사진 속에는 희로애락이 공존한다. 내가 살아온 시대에 대한 역사적 증언을 후세에 남기기 위한 기록이었다. 사진은 휴머니즘이다”. 그의 ‘사진철학/정신’에 부합된 사진가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민식 사진가는 결코 B급 사진작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민식 사진가에게 있어서 사진은 그의 인생이었다. 그의 사진 인생에서 그의 열정은 어떤 고통과 시련속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예술가였다. 그의 사진을 통해서 한 예술가의 고뇌와 인생을 통한 진정한 열정이 무엇인지 깨달을수 있을 것이다. 자갈치 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사람들, 길거리 부랑자들, 서민들의 삶, B급 인생을 찍는 다고해서 그의 사진은 B급 사진이 아니다. 그가 아카데미에서 사진을 배우진 않았지만, 그의 사진은 아마추어에서 출발했을지 모르지만 50여년 집대성한 사진은 프로의 사진이다. 아카데미 어느 출신보다도 더 프로 작가의 철학과 사진관을 가졌다. 마틴 스콜세지도 초기에는 B급 영화를 만드는 한 작가였다. 그러나 그의 철학과 그의 영화관은 많은 작품을 통해서 그의 영화스타일을 만들었던 것처럼, 누구든 초기 작품은 B급일지 몰라도 꾸준히 작업하는 예술가에게 있어서 B급은 의미없는 말일 것이다. “나의 작품은 인간이 중심이다. 인간이 작품을 철저하게 지배한다. 인간의 현존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나는 인간을 묘사함으로써만 나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었다. 나의 작품은 성심(성심)에서 비롯된 위력을 지녔으며, 거기에는 예술과 삶이 만나 어우러져 있다.” - 최민식 갤러리에서
최민식 사진상은 협성문화재단이 “고 최민식 작가의 사진에 담긴 예술적 가치와 정신을 기리는 한편 척박한 문화예술계에서 분투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에게 힘을 보태고자 하는 취지”로 제정했다. 최민식 사진가와 같은 후배사진가가 많이 있으면 좋겠고, 그의 사진철학과 사진인생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 논란이 어찌됐던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고, 사과할 것이 있다면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돌아가신 최민식선생이 바라던 사진철학은 휴먼이었고, 그의 고결한 사진을 좋아하는 후배로서 맘이 아프다.
2008년 부산 고은사진미술관 최민식 사진전. ‘빈민의 사진가’ 최민식, 하늘로… - 스포츠경향(2013.2.12)
그의 책들은, “<사진이란 무엇인가, 현문서가>, <사진의 사상과 작가정신, 로도스>, <다큐멘터리 사진을 말하다, 하다>, <낮은 데로 임한 사진, 눈빛>, <사진은 사상이다, 눈빛>, <사람은 무엇으로 가는가, 하다>, <종이거울 속의 슬픈 얼굴, 현문서가>, <뭘 그렇게 찍으세요, 우리교육>, <HUMAN 사진집>” 이외에도 많다.
https://www.youtube.com/watch?v=9uGUgWWQb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