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

91. 삶의 자세와 사진

by 노용헌

1.사진을 찍는 행위는 사진에 담는 대상에 대한 존경과 배려이다. 우리가 찍는 사진이 과연 폭력적이지 않은지 항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사진가는 종종 자신이 작가라고 생각하며 사진을 만든다. taking과 making에 대한 논쟁을 이야기하기 전에, 풍경사진을 찍는 사람도 자연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작업하는 것과 금강송 소나무 사진을 무단 벌목한 한 사진가라든지, 새의 둥지를 훼손하거나 동물들의 사진을 찍기 위해 아무런 지식도 없이 그저 착취에 가까운 사진을 만드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들은 정말 자연에 대한 배려 없이 자신의 이익(작품)에 혈안이 되어있구나 하고 여겨진다. 우리는 내가 아닌 남에 대해 상대방을 얼마나 배려할까? 사람을 대상으로 촬영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를 촬영할 때 우리는 대화를 얼마나 시도할까? 적어도 대화가 어렵다면 눈인사라도 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일 것이다. 몰카가 아니라면 서로간의 사인을 보낸다. 내가 촬영해도 좋겠냐고, 그러나 많은 군중들이 모여있을때는 그것이 힘들어진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일일이 물어보기도 힘들지만, 그러나 내가 어떤 사진을 찍느냐는 그 사람의 자세에서 나온다. 큰 이슈가 되는 곳에는 많은 사진가들이 몰린다. 전국민이 사진작가이고 기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서로 부딪친다. 서로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 자리싸움을 하게 되기도 한다. 사진가들이 엉켜있는 그 순간에도 우리는 서로에게 배려하지 않으면 그것은 폭력적인 상황이다. 특종을 하는 것에 연연해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특종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 위선이고, 자칫 위험한 생각이다. 그러한 의식은 나만 특종하면 된다는 것, 내가 특종했다는 것의 우월감, 나니깐 찍었다는 그 알량한 생각들이 위험하다. 그것이 좋은 사진을 만들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그 사람의 자세는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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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사진가도 한 인간이다. 나는 과연 얼마나 인간다운 삶과 가치있는 삶을 살고자 했는가? 우리는 연예인의 사진을 보면 아름답게 치장된 거짓된 사진을 수없이 보아왔다. 그의 내면을 담은 사진이라기보다는 적절히 치장되고,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을 본다. 나의 사진또한 그러하다. 연예인을 찍으면 나 또한 연예인과 동급이나 된 것 같은 착각, 우리는 연예인의 허황된 삶을 동경한다. 그것이 위험하다. 내가 유명한 사진작가가 된 것 같은 착각은 유명한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유명한 사람들과의 인증샷처럼, 내가 유명인과 친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그 껍데기에서는 진정성이 나올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 신자유주의 시대에서 우리는 많은 포장된 것들을 본다. 상품의 가치는 포장된 것으로 값이 달라진다. 한 인물도 어떻게 포장되어지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가치가 매겨진다면 얼마나 우울하겠는가. 잘 알지도 못하는 지식도 어떻게 포장되어지느냐에 따라 달라지니 말이다. 조금 안다는 것이 그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포장되어진 연예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포스트 모더니즘의 작품이란 것도 어찌 보면 거대한 그럴듯한 포장지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을 우리는 놓치고 있다. 내가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지는 망각한채 남들과 비교하여 가장 좋은 포장지를 찾고 있으니 말이다. 남들이 볼 때 투쟁적인 사람, 멋진 사람, 그리고 연예인이 되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은 더욱 내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한 나도 항상 내가 우쭐되고 있는지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는 어떤 길을 가고 있는지.


3.사진은 진실이다를 외치기 전에 내 사진은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가를 생각하자. 모든 사진은 사진가 자신을 반영한다. 그것이 작품(사진)을 통해서 사진가의 스타일에 따라서 보여진다. 사진가는 항상 남의 비판에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남의 사진에 대해서도 애정어린 비판을 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신의 삶의 자세와 사진관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 또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몸따로 정신따로 살수 있을는지 모르겠지만, 자신이 사진관을 정립하기 위해선 자신의 삶의 자세 또한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사진가의 이러한 자의식은 삶의 자세에서 나온다. 그래서 사진은 사진가를 드러내는 창이 되고, 거울이 될 것이다. 사진을 하면서 우리는 사진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누군가의 삶을 통해서 우리는 삶의 자세를 배운다. 나의 사진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면, 그것이 올바른 사진이 될 것이다. 기술적으로 완벽한 사진, 치장되고 기교적인 사진이 아니라, 오히려 투박한 사진이 진실을 담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솔직한 사진은 나의 삶의 자세에서 나올 것이다. 사진을 하면서 점점 더 어려운 것은 나의 삶에 대한 자세가 좋지 않기 때문에 더욱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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