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디지털 노마드
일상적인 삶에서 우리는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어하곤 한다. 여행은 삶의 활력을 주기도 하고, 나만의 고민을 해소하기도 한다. 그래서 어디론가 멀리 일상적인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풍경을 만나고 싶어할지도 모르겠다. 사진가는 자신의 주제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자이다. 카메라를 둘러메고 어디서든 찍고, 자신의 노트북에 사진을 정리한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이 있다면 장소에 상관없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인 셈이다. 노마드(nomad)는 ‘유목민’, ‘유랑자’를 뜻하는 용어로, 프랑스의 철학자 들뢰즈(Gilles Deleuze)가 그의 저서 <차이와 반복>(1968)에서 노마드의 세계를 ‘시각이 돌아다니는 세계’로 묘사하면서 현대 철학의 개념으로 자리잡은 용어이다. 기술의 진보는 이제 어디에서도 바로 전송할수 있게 되었다. 휴대폰의 사용은 시공간의 제약 없이 인터넷에 접속하여 필요한 정보를 찾고, 자신의 정보를 보낼수가 있게 되었다. 그리고 휴대폰의 사진기능은 빠르게 진화하여 훌륭한 사진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고급 카메라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사진기자처럼 뉴스를 생산할수 있는 시대가 된 셈이다.
사진가는 빛 사냥꾼이다. 자신이 원하는 자신이 찾는 빛을 찾아 떠나는 여행 사냥꾼이다. 좋은 장면을 잡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고 말한다. 좋은 순간을 기다리며 빛을 찾아 떠난다. 사진가의 속성은 아마도 유랑자의 시선일 것이다. 우리는 종종 낯익은 일상이 낯설게 다가올때가 있다. 마치 이방인으로 겉돌면서 말이다. 그래서 낯선 것에 대한 동경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하고, 낯익은 일상을 벗어나고 싶어한다. 그런 유랑자, 이방인의 시선으로 촬영한 사진가들은 많다. 로버트 프랭크의 미국인(The Americans)은 그 대표적 작품일 것이다. 작가의 시선은 이방인이자 타자의 시선이며, 그것은 타자의 욕망을 대리해주고 있는 무의식의 욕망이다. 사실 우리들은 나자신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에게도 이런 면이 있구나’하고 느낄때도 있다. 그리고 멀리 떨어져 바라본 나의 모습은 어색할 때가 느껴지니 말이다. 나의 셀카사진이 낯설게 느껴지곤 한다. 이처럼 낯선 시선은 나의 모습뿐만 아니라 타인의 모습또한 낯설게 보인다. 카메라의 시선은 종종 이러한 낯섬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꿈꾸는 여행자인 사진가는 여행을 통해서 무엇을 얻고자 길을 떠날까, 그리고 그는 무엇을 사진으로 남기고 무엇을 이야기하려 하는가. 손택은 노동윤리가 냉혹한 사람들일수록 여행을 할 때 사진찍기에 더욱 집착한다고 한다. 또한 과거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열심히 사진을 찍어대단고 말한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여행의 여정을 인증샷으로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셔터만 눌러 담은 사진보다는 모두가 공감할수 있는 무언가가 담겨있는 사진이 될려면 어떻게 사진을 찍어야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많은 사진 동호회는 사진을 찍으러 나가는 것을 ‘출사’라고 한다. 출사지를 찾아 자신만의 아름다운 풍광을 찍기 위해 사진가는 자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떠난다. 수많은 출사와 수많은 풍경사진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느낄까. 여행사진가들의 교과서라고 여겨지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기자들의 여행사진에서 우리가 놓치는 것은 무엇인지. 아름다운 풍경은 ‘그림같다’라는 느낌일뿐 그 본질은 아닐지 모르겠다. 아름다운 풍경은 끊임없이 바뀌고, 그 풍경이 주는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고 그 해석 또한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