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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끄적끄적

5월 초, 입하를 보내고

느지막이 올려보는 일기

by 글꽃향기


입하


2025년 5월 5일, 어제였다.


“입하”란 말은 생소하게 느껴진다.

지긋한 더위를 기다리지 않는 탓일까?



입춘은 꽃과 새싹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입추는 지루한 더위를 보내는 마음으로

입동은 다가올 추위에 단디 먹는 마음으로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는데 비해




입하는 참으로 생소하다. 다행히 올해는 긴 연휴와 함께였기에 뉴스를 들을 시간적 여유가 있었고, 블로그나 인스타 파도타기로 평소와 다르게 필요 이상의 정보를 수집한 덕분에 “입하” 두 글자를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었다.





봄은 완전히 퇴색하고 산과 들에는 신록이 짙어지기 시작하며 개구리 우는 소리가 들린다. 마당에는 지렁이들이 꿈틀거리고, 밭에는 참외 꽃이 피기 시작한다. 그리고 묘판에는 볍씨의 싹이 터 모가 한창 자라고, 밭의 보리 이삭들이 패기 시작한다. 집안에서는 부인들이 누에치기에 한창이고, 논밭에는 해충도 많아지고 잡초가 자라서 풀 뽑기에 부산해진다. <출처: 네이버 지식 백과>




개구리들은 이미 보름 전부터 존재를 드러냈고, 하루 걸러 한 번씩 비가 와준 덕인지 지렁이들과 수시로 반갑게 인사할 수 있었다.





이번 연휴 동안 매일 낮 산책을 즐겼는데 아직까지는 내가 좋아하는 연둣빛 새순을 볼 수 있어 행복했다.





지난주 금요일 저녁 산책 중에는 달팽이 군단도 만날 수 있었다. 처음엔 한두 마리뿐인 줄 알고 풀밭으로 옮겨 주었는데, 자세히 보니 산책로 트랙 전체에 걸쳐 달팽이 군단이 대이동을 하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밟혀 무지개다리를 건너 간 아이들도 있었다.




아파트 단지 연못에서 우는 개구리들도 이제는 사람들의 인기척에 노래를 멈춘다. 그도 그럴 것이 동네 꼬마 녀석들이 엄청나게 잡아대서 머리를 쓴 듯하다. 나쁜 녀석들!!!




달팽이도 개구리도 원래는 이곳이 보금자리였을 텐데 이제는 사람들에게 자리를 빼앗겨서 안타까운 상황을 마주하고 있으니 미안한 마음뿐이다.






금요일에 찍은 구름 사진


뭔가 특이한 것 같아 찍어 두었다. 수채화를 그려놓은 듯한 풍경이었다.






산책을 마친 후 콤부차를 한 잔 타서 마셨다. 물통에 정수기 물을 적당량 받은 후 콤부차 망고구아바 맛 한 포를 털어 넣었다. 차 스푼으로 잘 저어준 후 얼음도 동동 띄웠다. 분명 내가 기억하는 콤부차는 탄산의 느낌이 있었는데, 올해는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너무 많이 저은 탓일까? 아니면 탄산수 제조기의 활약이 필요할까?




이제 더워질 일만 남았구나!




올여름은 또 얼마나 땀을 흘려야 할지! 이상하게 올해는 벌써부터 지쳐있다. 작년 이맘때는 돌아간 일터에 적응을 못해서 정신이 없어서 괴로웠는데, 올해는 정신이 없다기보다 마음이 없는 듯하다. 벌써부터 지치면 안 되는데... 체력이 딸리나 보다.




다행히 요 며칠 매일 걸었기에 가벼운 산책 정도는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을 잘 다스려야지.

본업에 행복을 느끼거나

취미에 행복을 느끼거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본업과 취미 사이에서 기쁨과 보람을 찾기 위해 갈팡질팡하고 있다. 올해는 본업보다는 취미에 조금 더 마음이 갈 듯하다.



남에게 피해 주지 말고

시간 잘 활용하고

순간순간 기쁨과 감사함 찾으면서

다음 빨간 날까지

또 잘 지내봐야겠다.









한 달 전에 끄적인 글을 다음 빨간 날이 되어서야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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