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미륵도를 거닐다 보면, 그곳의 자연과 정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밥상을 만날 수 있다. 바로 낙지볶음과 함께 즐기는 ‘화연보리밥’이다. 이곳의 사장님은 매일 새벽과 초저녁, 직접 낙지를 잡아 신선함을 온전히 요리에 담는다. 잠시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낙지를 잡는 이야기와 마음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짧은 대화 속에서도 음식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져 눈앞에 놓인 밥상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낙지를 직접 잡으신다고 들었어요. 배를 타고 나가시는 건가요? 아니, 물에 들어가요. 후라시(손전등) 키고 찾으러 가지. 숨은그림찾기처럼.
만약에 낙지를 잡지 못하면, 다음날에 오는 손님은 이 맛있는 낙지를 못 먹나요?
하루에 두 번 가요. 새벽에 한 번, 초저녁에 한 번. 하루에 두 탕을 뛰어요. 손님이 드실 만큼은 잡지
제가 바보 같은 질문을 했네요(웃음). 겨울이라 날이 추운데 매일 바다에 들어가는 게 힘들진 않으세요?
좋아하는 일이라 괜찮아요. 아가씨도 좋아하는 일 하면 새벽에 일어나도 안 힘들잖어. 똑같아요
낙지는 주로 어디서 잡으세요? 사장님만의 명당이 있을까요?
그런 건 없어요. 여기가 미륵섬인데, 그냥 섬 한 바퀴 돌면서 잡아요
특별한 명당보다는 미륵섬을 돌며 하루에 두 번, 가장 추울 때 낙지를 잡는 사장님의 정성은 그대로 음식에 녹아 손님들에게 전해진다. 사장님의 손길이 담긴 밥상으로 시작한 통영의 첫 식사, 앞으로 남은 여정이 기대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