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찌든 목소리,
강간을 당하고 십 대 중반에 창부가 되는 고통과 아픈 추억은 어떤 무게감을 줄까.
그녀는 그 무게감을 견디고 견뎌 단조롭지 않고 더욱 단단해진 목소리를 만들어 낸다.
죽기 전에 낸 앨범 'lady in satin'의 <I'm a fool to want you>에는 그녀의 험난했던 삶을
목소리에 다 담아내고자 한 듯하다.
다른 뮤지션들이 부른 곡을 들어 보아도, 빌리 홀리데이의 곡이 가장 절절하고 초연하다.
제프 다이어의 but beautiful에서 등장한 소설 속 빌리 홀리데이는 술에 취해 레스터 영과 노래를 부른다.
제프 다이어도 그녀의 삶을 소설 속에서라도 누군가와 함께 노래하길 바랬을까.
그녀가 죽기 전 마지막 목소리를 녹음할 때, 눈물을 흘리며 애처롭게 불렀을 거라 생각된다.
더 슬퍼지기 전에 blue moon을 재생한다.
근데 그 마저도 색소폰 음색에 숨겨진 슬픈 곡이었다.
푸른 달이여,
당신은 외돌톨이로 서 있는 나를 보셨습니다.
마음에 꿈도 없고,
연인도 없는 나를.
푸른 달이여,
당신은 누군가 사랑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기도하고 있던 나를 알고 계십니다.
그리하여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났던 것이지요,
내가 팔에 껴안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그리고 ‘어서 나를 사랑해 주세요’ 하는 속삭임을 들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푸른 달이 황금빛으로 변한 것을 보았어요.
푸른 달이여,
지금의 나는 이미 외돌톨이가 아니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