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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도 4차 산업혁명 시대

by 김이서

데이터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기술과 사람을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기술이 자연스럽게 우리 삶에 녹아 있는 현재, 또 다른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패션 산업도 이미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시작되었고, 이미 버버리를 통해 새로운 컬렉션의 개념이 도입되었다. 한국에서도 패션의 4차 산업혁명을 위해 플랫폼을 구축하고, 탄소 섬유처럼 고부가가치 섬유제품 개발과 개인 맞춤 의류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현재 인공지능이 패션 산업에서 어떤 아이디어를 펼치며 산업을 리드하고 있는지 몇 가지 재미있는 사례를 찾아보았다.


읽기 전에,

(4차 산업혁명은 세계경제포럼에서 언급된 지 2년 만에 새로운 산업시대를 대표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의 상호작용을 통한 확장을 넘어 수많은 기술들이 우리의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와 사회 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일컫는다. 불과 2년 뒤에는 스스로 달리는 완전 자율주행차가 출시될 예정이고, 아마존은 계산이 필요 없는 오프라인 매장인 아마존고를 통해 쇼핑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




See Now, Buy Now


burberry-lfw2.jpg Burberry’s see-now, buy-now show at London Fashion Week


2016년 9월, Burberry는 성별을 통합한 시즌리스 컬렉션을 선보였다. 컬렉션 쇼가 시작된 다음 날부터 곧바로 런웨이에서 선보였던 옷들을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을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 기존 패션쇼가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제품 구입이 가능하지만, 버버리는 즉각적인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판매 기회를 주었다. 그 이후 Tom Ford, Rebecca Minkoff, Top Shop 등 여러 브랜드는 컬렉션의 시즌성 문제를 해소하려고 노력했다. 이런 변화는 고객들의 즉각적인 만족감을 더하고, 젊은 밀레니얼 소비자층에게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하지만, 1년에 남여성, Resort, Prefall, 오뜨꾸띄르 등 여러 컬렉션을 선보여야 하는 브랜드 같은 경우는 See now buy now 시스템에 한계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빠른 컬렉션 시스템이 오히려 소비자들의 흥미를 더 낮출 수도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Amazon Echo L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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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9X_fP4pPWPw


아마존의 에코룩은 기존 에코 제품에 카메라를 장착하고 더욱 업그레이드 한 제품이다. 에코룩 스피커에 장착된 카메라 앞에 서서 옷을 입고 사진을 찍으면 에코룩의 AI 알렉사가 이용자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최적의 스타일을 조언해준다. 에코룩을 활용하여 자신의 스타일을 기록하는 룩북을 만들거나 친구에게 공유할 수 있다. 에코룩의 인공지능이 착용감, 스타일링, 현재의 트렌드 등을 판단하고, 개인의 맞춤 스타일리스트 같은 역할을 한다. 결국 아마존은 에코룩을 통해 아마존 의상 판매를 촉진시켜 쇼핑 매출의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사진을 찍을 때 배경을 흐릿하게 처리하는 아웃포커스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인물에게 초점을 잘 맞춘다. 밤에는 은은한 LED 조명으로 사용할 수 있다.




루이비통, 스마트워치 Tambour Horizon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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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루이비통은 땅부르 호라이즌 워치(Tambour Horizon Watch)를 출시했다. 그라피트, 블랙, 모노그램의 3가지 컬러로 42mm 크기다. 루이비통 공식 어플인 'Lou Vuitton Pass'와 연동하여 블루투스로 아이폰과 연결해 전화나 이메일 알림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다. 또한 비행기 이·착륙 시간, 게이트 위치, 연착 소식, 기본적인 알람을 물론 시티 가이드를 이용할 수 있다. 땅부르 호라이즌 워치는 패션에 집중한 스마트 워치라는 컨셉으로 출시되어, 헬스케어 기능이 제외되었다. 결국, 헬스케어 기능에 필수품인 심박 측정 센서를 제공하지 않는 점 때문에, 다소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하지만 루이비통이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다른 패션 브랜드와 차별성을 두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루이비통 디바이스만의 고유한 디자인과 기술로 차별화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구글 아트 앤 컬처, We wear culture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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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개발한 온라인 예술작품 전시 플랫폼 '구글 아트 앤 컬처(Google Art & Culture)'는 전 세계 42개 국, 180여 개 문화기관과 협업하여 'We wear culture(우리는 문화를 입는다)'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고대 실크로드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3000년 패션 역사를 담아낸 최대 규모이다. 구글의 가상현실(VR)과 360도 영상, 스트리트 뷰 등 첨담 기술을 활용해 생동감을 더했다. 1메가 픽셀 디지털 카메라의 1000배에 가까운 정보를 담을 수 있는 '기가 픽셀'은 반 고흐의 붓질 하나까지도 확대해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한 기술력을 선사한다. 기존 전시회는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점과 비교했을 때, 모바일이나 노트북으로 패션에 대한 스토리를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은 누구에게나 전문적인 컨텐츠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다.


기술력을 더한 패션 산업의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컬렉션과 IT기술, 유통과 판매까지 앞으로 패션 기술 시장은 끊임없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걱정되는 부분도 많다. 기술력 향상이 꼭 우리에게 이점만 제공하는 것은 아니며, 어떤 측면은 규제를 해야 하거나 이와 관련된 법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미 드론을 이용한 패션 상품 배달이 시도되고 있지만, 드론으로 사람들을 몰래 촬영하여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그렇기에 패션 기술의 발전에 앞서,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을 법적 문제를 고려한 후 패션 기술의 개념화를 도출해야 하는 과정도 근본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패션 기술은 인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지속 가능할 수 있는(자연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발전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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