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티드 뉴스 브리핑_2018.03.29.
https://www.theverge.com/2018/3/24/17159858/nba-4th-quarter-game-stream-99-cents
오늘의 뉴스
3월 24일, NBA가 NBA League Pass를 통해 생방송 경기의 4쿼터만을 99센트에 구매해 볼 수 있는 서비스를 테스트 중이라는 보도가 났습니다. NBA League Pass는 모바일 앱 및 웹사이트를 통해 NBA 30개 팀의 정규시즌, 플레이오프, 파이널 전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생방송과 재방송을 동시 지원하며 하이라이트 및 짧은 클립 영상은 무료로 시청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
- 맥락
지난 2012년 론칭한 NBA League Pass는 최초 160달러를 지불해 시즌 전체 경기를 구독하는 상품 1개였습니다. 한 시즌 모든 경기를 160달러에 모두 즐길 수 있다는 관점에서는 저렴하지만, 사용자가 실질적으로 챙겨볼 수 있는 경기의 수는 극히 한정적이라는 걸 고려하면 합리적인 정책이라고 보기 힘들었습니다.
이후 NBA는 시즌 구독권의 가격을 129달러(월 16.9달러)로 내렸습니다. 또한 응원하는 팀의 경기만 선택해 보는 팀 초이스 상품을 79달러(월 9.9달러)에, 매월 8경기만 선택해 볼 수 있는 게임 초이스 상품을 59달러(월 7.9달러)에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라이트 유저를 위한 세부 라인업을 신설한 것이죠.
이는 NBA가 콘텐츠의 단위를 계속해서 더욱 작은 단위로 재정의하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한 시즌이 하나의 콘텐츠였다가 지금은 개별 팀과 경기 단위로 쪼개진 것이죠. 이렇게 콘텐츠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는 결과적으로 상품의 가짓수를 늘려줍니다. 디지털 콘텐츠의 단위는 얼마든지 작아질 수 있으며 이제는 쿼터 단위까지도 줄어들 수 있다는 걸 NBA는 몸소 보여주고 있습니다.
- 쟁점
NBA는 30개 팀으로 구성됩니다. 정규 시즌 경기는 총 1,230개이며 플레이오프와 파이널 경기는 약 70개입니다. 하나의 콘텐츠를 시즌 단위로 볼 때는 NBA가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는 달랑 1개입니다만, 팀 단위로 쪼개면 30개의 콘텐츠로 늘어나며 경기 단위로 쪼개면 1,300개로 늘어납니다.
여기서 중계 시간 단위(한 경기 당 약 2시간)로 쪼개면 시즌 내내 하루 평균 14시간 분량의 새로운 영상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를 전/후반, 쿼터, 분 단위로 나누면 팔 수 있는 상품의 가짓수는 더욱 다양해집니다. 유저의 니즈 층위에 맞춰 철저히 개인화한 패키징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 의미
디지털 콘텐츠는 제고 관리가 필요 없습니다. NBA는 앞으로 League Pass를 통해 더욱 세밀하게 쪼개진 다양한 단위의 콘텐츠 상품 판매를 실험할 것입니다. 이는 NBA를 단순히 하나의 스포츠 리그 협회가 아니라 방대한 분량의 독점적 콘텐츠를 생산 및 판매하는 콘텐츠 비즈니스 사업자로 바라보게 만듭니다.
비유가 다소 거칠 수 있겠지만 콘텐츠 사업자로서의 NBA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 포맷은 영상이며, 장르는 농구라는 스포츠입니다. 르브론 제임스, 스테픈 커리, 제임스 하든, 케빈 듀란트 등 슈퍼스타와 독점적 계약을 맺고 있죠. B2B 수익은 폭스스포츠, ESPN 등 대형 방송사에 중계권을 판매하는 것이 주요하며, B2C 수익은 디지털 콘텐츠 유통 플랫폼인 League Pass 앱을 통한 콘텐츠 판매와 의류 브랜드 등의 MD 사업이 있습니다.
이런 관점으로 NBA를 바라보면 지금의 디즈니나 SM 엔터테인먼트의 비즈니스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알아챌 수 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디즈니와 SM의 비즈니스 구조에 대해서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아무튼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모바일 시대의 모든 사업자는 콘텐츠 생산, 유통, 판매의 전 과정을 직접 도맡게 된다는 겁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1. NBA가 리그패스 앱을 통해 생방송 경기의 4쿼터만을 99센트에 구매해 볼 수 있는 상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콘텐츠의 단위가 시즌에서 각 팀과 경기, 급기야 쿼터 단위까지 작게 쪼개지는 것이다.
2. 이는 콘텐츠로서 판매할 수 있는 상품 라인업이 다양화된다는 걸 의미하며, 다양한 유저의 니즈 층위에 맞춰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3. NBA의 이러한 행보는 생산-유통-판매의 전 과정을 통합 운영하는 수직 계열화 경향을 보인다고도 말할 수 있다. 결국 NBA는 콘텐츠 사업자로서 시장에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4. 이를 지금의 디즈니나 넷플릭스, SM 엔터테인먼트의 행보에 빗대어 보면서 모바일 시대의 비즈니스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 이창민 2018.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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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 랩] 페이스북 그룹은 이렇게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 대상에 애써 의미를 부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