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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성공 방정식.

Lose yourself.

by 아스파라거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5년 생존율은 33.8%라고 한다. 그래서 흔히들 말한다.

스타트업은 원래 실패를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의 실패는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참, 속 편한 이야기다. 어쩌면 극악의 확률을 뚫고 세상에 태어난 정자sperm들의 입장에선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들에겐 그저 누군가는 성공하고 누군가는 실패하는 확률 게임일 뿐이니까.


하지만 창업자의 입장에선 실패는 절대로 전제가 될 수 없다. 스타트업의 생존과 성공은 그들에게 있어 Eminem이다. Failure is not an option인 것이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생존 게임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성공한 스타트업이 하나 생기면 그 원인에 대한 분석이 수 십, 수 백 가지에 이른다.

그리고 이것들은 벤치마킹benchmarking, 레퍼런스reference라는 이름으로 가여운 창업자들의 귀를 팔락거리게 만든다. 걔 중에서도 나는 남의 성공에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주석을 달아 먹고사는 이들을 싫어한다.


하지만 모든 것은 성공 후에 쓰인 이야기일 뿐이다. 생존 편향survivorship bias과 확증 편향comfirmation bias에 빠지기 쉽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처럼, 갖다 붙이기 나름인 것이다.

생존 편향: 100개의 지뢰가 깔린 길과 10개의 지뢰가 깔린 길이 있다. 여자저차 운이 따라 100개의 지뢰밭을 지나서 살아남은 사람이 있다. 이 사람에게 다음에 어떤 길을 택할 것이냐고 물어보면 어떤 답을 할까?


게다가 조건이 똑같은 스타트업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저들이 말하는 성공의 방법이란 날씨 예보와 같다. 강수확률 80%라는 말은, 과거를 따져보니 오늘과 비슷한 대기 조건에서는 열 중 여덟 번 비가 왔더라이다.

하지만 오늘과 비슷한 하늘은 있어도, 오늘과 똑같은 하늘이란 없다. 결국 오늘의 날씨는 오늘의 하늘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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