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는 나를 즐겁게 해.
요즘같이 가만있어도 오금에 땀이 차는 날씨엔
아이들 하교/하원하고 놀이터에 가는 게 빨간 맛이다..
빨간 맛도 이런 빨간 맛이 없지...
놀이터에 가겠다는 아이들이 원성을 듣고 있자면
귀가 따갑고 뜨거워서
그래,, 가자,,, 가,,, 이렇게 된다.
죽을상을 하고 놀이터에 앉아있노라면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어머님들이 꽤나 많이 보인다.
그래요. 내가 그 마음 알아요..
놀이터에서 애들 놀리는 게 뭐 힘든 일이겠냐마는
집에 가면 밥 해야지, 반찬 만들어야지.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이기에
날 더운 걸 핑계로 집에 가서 천천히 저녁을 준비하고
컨디션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인 거다.
그날도 역시 그저 무겁기만 한 몸뚱이를 이끌고
녹아내릴 것 같은 태양볕을 맞으며
아들 둘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막둥이가 놀이터를 가자한다.
집 뒤에 “모래놀이터”
휴.....
죽을상을 하면서 걸어가고 있는데
큰 아이가 돌아오더니
엄마! 여기 엄마가 좋아하는 해바라기 있어! 라며
나보다 더 반가운 눈빛을 착장 하고는 꽃과 나를 번갈아 바라본다.
여름은 싫은데
노오란 해바라기는 또 어찌나 활짝 핀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는지.
그날 이후로 아파트 주변을 살폈더니 곳곳에
해바라기들이 있었다.
이 여름에 뜨겁다 못해 따갑고 빨간 맛인 강렬한
햇볕을 해바라기가 빨아드리고 있는 것 같다.
여름이라 더워서 움츠러들기만 하는 나와는 달리
더더더 강렬하게 빛을 내보라며 활짝 잎들을 펴내는 것 같다.
참, 멋지다 너란 해바라기
키도 크고, 구김살 없는 얼굴에, 굵고 튼튼한 줄기와 넓은 잎.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다 갖춘 것 같구나.
아침에 더워 죽겠어서 겔겔 거리며 돌아오다가
단지 내 해바라기들을 보며 기분이 좋아져서는
여느 아줌마들처럼 멈춰 서서 사진을 잔뜩 찍었다.
기분 좋다. 앨범에 들어가도 샛노란 해바라기 사진들이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