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를 위한 경영학, 브랜드 포지셔닝 전략.
공예가이자 창작자로서의 정체성을 지켜내며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예술성과 시장성 사이에서 끊임없이 중심을 잡아야 하니까요. 다행스럽게도 꽤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브랜딩 방법이 있습니다. 이왕이면 먼저 같은 길을 걸어본 사람들이 검증해 준 방법으로 지름길을 가는 것이 좋겠지요.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창작자를 위한 브랜드 포지셔닝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예술분야 창작자들을 위한 글이니, 오늘은 도자기를 예로 들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포지셔닝(Positioning)이란, 말 그대로 위치 선정입니다. 고객의 머릿속에 나의 브랜드가 어떤 이미지로 기억될 것인지를 정하는 전략입니다. 비슷한 제품이 많은 시장에서 나만의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죠.
단순히 제품만 좋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제품을 누구에게,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에 따라 그 가치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장인이 만든 고귀한 달항아리도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는 대대손손 물려주고픈 걸작이고, 가치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커다란 것이 자리 차지만 하고 언제 깨질지 몰라 불안한 애물단지가 되는 것처럼요.
포지셔닝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내가 속한 시장의 구조를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만드는 제품이 '실용성 중심의 일상용 도자기'인지, '전시 중심의 조형 도자기'인지에 따라 비교 대상도, 경쟁자도 달라지겠죠.
이때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가 바로 'Positioning Map (포지셔닝 맵)'입니다.
보통 포지셔닝 맵은 X축에서 질적인 면을 고려하고, Y축에서 가격적인 면을 고려합니다. 비슷한 것을 많이들 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이 그래프 위에 우리와 경쟁사의 로고 혹은 이름을 얹어가며 더 오래, 안정적으로 성장할만한 전략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 이왕이면 4개 분면 중 가장 여유로운 곳에 위치하는 것이 유리하겠죠.
그런데 예술품을 만드는 브랜드가 포지셔닝하기에는 지표가 좀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창작자 버전의 포지셔닝맵을 구성해 봤습니다.
이렇게 작성해 보면 어떨까요? 축의 내용을 조금 수정해 봤습니다.
X축: 실용성 → 예술성
Y축: 대중성 → 희소성
절대적으로 어느 부분에 위치해야 좋다는 것은 없습니다.
내 브랜드는 어디에 위치해 있을까요? 경쟁자는 어디에 있나요?
이 질문을 통해 내 브랜드의 자리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내 브랜드를 가장 좋아해 주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그 사람이 내 제품을 사용하는 장면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 질문은 대표 고객과 대표 상황을 상상하며 브랜드의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대표 고객: 평소 감성소비를 즐기며 SNS에 일상을 자주 공유하는 30대 여성
대표 상황: 친구와 함께한 홈카페에서, 내가 만든 잔에 커피를 따라 마시는 모습
이렇게 장면이 구체화되면, 브랜드의 메시지와 스타일이 더욱 선명해집니다.
포지셔닝 전략은 결국, 고객이 내 브랜드를 어떤 키워드로 기억하게 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손으로 직접 빚은 핸드메이드 도자기의 매력"
"한국적인 아름다움"
"유럽 빈티지 감성"
"기능과 조형미의 조화"
이런 식으로 나의 작품을 소개할 때 쓰이는 키워드를 수집하여 그것들을 중심으로 브랜드의 톤 앤 매너, 사진 스타일, 패키징, 가격, 유통채널 등을 맞춰나가면 훨씬 일관성 있는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브랜드 포지셔닝은 단지 마케팅 용어가 아니라, 내 브랜드의 존재 이유와 방향을 정하는 일입니다.
올바른 방향을 정하고 나아가야 작업에도 더욱 속도가 붙고 일을 하다 말고 회의감을 느끼는 빈도도 줄어듭니다. '누구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더 선명한 브랜드로 성장해 가시길 바랍니다.
다음 글에서는 사업의 성장을 돕는 정석적 전략인 리텐션 높이기, 즉, 단골손님 만들기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